Wharfedale Diamond 210
상태바
Wharfedale Diamond 210
  • 김남
  • 승인 2015.06.01 00:00
  • 2015년 6월호 (515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단하고 알차게 만든 소형 북셀프 스피커를 찾는다면

흔히 입문용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정통 미니 사이즈의 북셀프 제품. 나는 입문용이라고 하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주 싫다. 그렇다면 소형 경차가 운전 초보자용이고, 작은 평수의 아파트도 초보자용인가?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오만한 시각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별 생각 없이 저렴한 가격대이니 돈이 없는 학생이나 젊은 층이 사용하기에 좋겠다는 선의의 생각에서 나온 표현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오히려 음악을 간편하게 듣고 싶은 사람들, 대형기에 질려서 다 치워 버리고 홀가분하게 음악 생활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고 한다면 훨씬 더 정감 있을 것이다.
어느 방송 프로그램 인터뷰를 하러 어느 대학 노교수의 연구실에 가 봤더니 서가에는 가득 채워진 책들과 레코드판들 사이에 조그마한 이름도 처음 들어 보는 꼬마 스피커와 인티앰프가 있었고, 책상 위에는 턴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그 방은 향취에 잠겨 있었다. 그 분은 독일에서 생활할 때부터 사용한 10년도 더 된 스피커라고 덤덤하게 말했는데, 그 방에서 그 스피커는 수천 만원, 아니 억대의 스피커보다도 더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그 때문에 초면인데도 본론은 접어 두고 한참을 음악 얘기로 시간을 잡아먹고 말았다.
80년대의 잡지들을 봐도 여러 소형 스피커가 즐비하지만 초보자용이라고 표현된 대목은 아무 데도 없다. 오히려 북셀프, 즉 책이 가득 담긴 서가를 가진 사람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오히려 자부심을 가진, 즉 지성인들이 사용하는 스피커로 대접을 해 주었다. 초보자용이라고 오만하게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변변한 서가 하나도 없다는 실토가 아닐지?

본 시청기는 홈용의 대중적인 가격대의 스피커만을 중점적으로 만들어 내는 와피데일의 새로운 시리즈 다이아몬드 200인데, 이 시리즈에는 센터 스피커를 포함해 6기종이 나열되어 있다. 물론 AV 시스템을 염두에 둔 시스템이다. 굳이 장점을 거론해야 할 요소는 별로 없다. 스피커는 사실 단순해 일부러 시시콜콜 몇 페이지씩 해설을 가하고 있는 편이 오히려 거추장스럽기도 할 것이다.
다이아몬드 200 시리즈는 우퍼가 케블라 재질이며, 에지에는 독특한 다이아몬드 패턴이 성형되어 있다. 트위터는 자기 회로에 고급 페라이트 자석 시스템을 채용한 패브릭 돔이며, 사운드의 최적 분산을 위해 패브릭 돔 주위에 웨이브 가이드를 조심스럽게 구성했다.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미세 조정한 크로스오버가 채용되었으며, 베이스 성능 확대를 위해 다이아몬드 100 시리즈에 도입된 슬롯 로드 분산 포트를 새롭게 강화했다. 캐비닛 벽과 내부 버팀대를 자사의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개발했고, 파티클 보드와 MDF의 층을 독특한 구조로 결합해 성가신 높은-Q 공진을 감쇄하고 내부 사운드 누설을 차단한다.
이 시청기는 작고 저가이지만 한눈에 봐도 허술해 보이는 요소는 없다. 단단하고 알차게 만들었다는 느낌인데, 컬러도 저가형처럼 블랙 단일 색상이 아니다. 전면은 블랙 피아노 마감으로 되어 있고, 측면은 블랙우드, 월넛 펄, 화이트, 로드우드로 다양하게 마감되어 있기도 하다.
감도는 86dB로 상당히 낮다. 소형기는 낮은 감도에서 더 탄력적이고 깊은 밀도가 나온다. 지난 해 시청실에서 실험적으로 수천만원대의 분리형 앰프와 저가 소형 스피커와 매칭을 해 본 적이 있다. 수천만원대와 수십만원짜리의 기형적인 매칭이었는데 스피커 성능의 한계를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소리를 들어 보니 저가 소형기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기품 있고 당당한 소리가 펼쳐진 것인데, 매칭의 상식이 여지없이 깨져 버리는 순간이었다.

30년 전의 기억 하나도 생생하다. 그 당시 서브로 쓰고 있던 소형 스피커를 튜너 전용으로 저출력의 인티앰프로 매칭해서 들었는데 영 소리가 신통치 않아 숍에 연락했더니 아침에 가지러 오겠다는 통보가 왔다. 새벽에 일어나 초라하게 내몰려 있는 그 스피커를 본즉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미 인티앰프도 포장해 버린 뒤라 메인으로 사용하던 매킨토시 MC7300(300W)에 무심코 연결을 했다가 다음 순간 경악을 하고 말았다. 새벽이라 KBS FM에서 국악이 나오던 시간이었는데 절창하는 그 창 소리가 난생 처음 들어 보는 고혹적인 소리로 마치 귀곡성처럼 절절해서 30년이 된 지금도 그 때의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소형기는 체구가 작아서 음장감은 호쾌하지 못하지만 사운드가 정밀해서 작은 방에서 소형기로 즐기는 니어필드 리스닝이라는 분야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볼륨을 크게 키우지만 않는다면 모든 장르에서 중질 이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편중되는 면도 없다. 케인 인티앰프 A-55TP와 매칭을 해 봤는데 이 정도 파워면 족하다. 소(小)로 대(大)를 짐작할 수 있다는 말에 부합하는 앙증맞은 모범기.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36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0cm 우븐 케블라,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68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3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5-75W   크기(WHD) 14.3×23.2×16.5cm   무게 2.6kg

51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6월호 - 515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