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ktail Audio CA-X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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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tail Audio CA-X30
  • 월간오디오
  • 승인 2015.06.01 00:00
  • 2015년 6월호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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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디지털 기능을 포함한 진정한 매력의 올인원 제품

‘적당히’ 마신다는 전제하에서 술은 우리에게 평화와 위안을 준다. 그리고 그 점에 있어서 부담 없는 막걸리든 값비싼 와인이든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술로부터 얻는 위안은 술의 등급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긴장을 하면서 그 귀한 발렌타인 30년을 홀짝 홀짝 들이키는 것보다, 허름한 술집에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오랜 친구와 찌그러진 잔에 따른 막걸리를 벌컥 벌컥 마실 때가 더 행복할 것은 분명하니까. 음악을 들을 때도 포근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술과 음악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음악에서 얻는 위안이나 감동 역시 단지 가격이 비싼 시스템으로 듣는다는 이유로 더 커지지는 않으니 이 또한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술은 도를 넘으면 건강을 해치지만, 음악은 그런 부작용도 없으니 내가 음악을 많이 듣게 된 것은 내 인생에서 참으로 축복 받은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오디오 시장을 둘러보면, 흔한 막걸리가 보이지 않는다. 막걸리는커녕 온통 루이 13세에 리처드 헤네시 같이 ‘무시무시한’ 놈들만 즐비하다. 제법 괜찮아 보이는 제품, 이슈가 되는 제품들은 보통 천만원 이상의 가격표를 태연하게 가슴에 붙이고 있고, 적당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경우에도 3~4천만원 정도는 보통, 하이엔드 급이라면 1억이 넘는 경우도 흔하다. 우리가 술을 못 먹는다고 빼는 친구들에게 “계속 마셔! 마시다보면 늘게 돼 있어!” 하며 애써 술을 권하는 것은 술을 통해 얻는 ‘즐거움’에 그가 함께 동참하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오디오로 좋은 음악들을 꾸준히 듣다보면 음악의 더 깊은 맛, 더 큰 감동을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에겐 당연한 경험이 아니던가. 그래서 나는 친구들에게 칼과 코란 대신, 한 손으론 술을 권하면서 다른 손에는 고음질 CD를 들고 음악을 들을 것을 권장하며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 루이 13세밖에 없다면 술을 자주 마셔보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오늘 소개하는 칵테일 오디오 X30은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무척 어렵다. 메이커부터 소개를 해보자. 칵테일 오디오는 디빅스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국내 메이커 노바트론에서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며 만든 브랜드다. 오디오로서의 첫 제품은 X10.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지원하면서 CD 플레이어와 앰프를 장착한 작은 올인원 기기였는데, 주로 컴퓨터 시장에서 유통되었으므로 오디오 쪽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X10은 후면에 팬이 있고, 스프링 클립식 스피커 단자를 갖고 있는 등 하이파이 애호가가 보기에는 눈살을 찌푸릴 만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부담 없는 가격은 물론, CD를 저장해두고 간단하게 스피커만 연결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게 되었고, 이 성공에 고무된 제작진은 하이파이 오디오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고급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칵테일 오디오에서 전작 X10으로 오디오 시장에 진입하려고 할 때, 몇 가지 코멘트를 해준 적이 있었다. 기기를 두드렸을 때 텅텅 거리지 말 것. 단자는 가능한 고급을 쓸 것. 냉각 팬은 아무리 조용한 것이라도 절대 쓰지 말 것.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듣는 입장에서는 씁쓸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컴퓨터 시장은 제작 단가를 낮추는 것과 새로운 기능을 경쟁자보다 먼저 탑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고,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서는 오로지 음질과 디자인이 중요하니까 그런 의견이 너무나도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한참이 지난 후 이야기를 보니 다른 하이파이 애호가들의 의견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고. 제작진은 결국 애호가들의 ‘단호한’ 입장을 이해하게 되었고 X30은 그로부터 1년쯤 지난 후에 태어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이렇게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해 보일 정도다. 역시 컴퓨터 분야에서 성공한 메이커이기 때문인지 오디오 분야보다는 신속하고 정확한 것 같다. 다만 초기 제품에서 사무용 기기 같은 무뚝뚝한 디자인이 조금 마음에 걸렸는데, 최근 들어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지면서 이젠 외관이나 만듦새, 성능 및 음질에서 하이파이 제품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제품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X30은 일종의 음악용 컴퓨터로서 스피커만 연결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올인원 기기에 속한다. 하지만 나는 전지전능을 의미하는 ‘OMNI-’를 붙여 ‘옴니-올인원’이라고 부르고 싶다. 뭐가 그리 전지전능하냐고 물어볼 독자들을 위해 한 가지씩 뜯어보자. 먼저 자체 소스로서 CD 플레이어, FM 튜너, 인터넷 라디오가 한 몸에 내장되어 있다. 이 부분들은 단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우겨넣은 것이 결코 아니다. CD 플레이어의 음은 X30을 단지 CDP로만 사용해도 가격적으로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훌륭하며, 인터넷 라디오는 기기를 꺼놓은 상태에서도 예약 재생이나 디지털 녹음 등이 가능한 아기자기한 기능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FM 튜너에서 선국이나 메모리 기능도 좋고, 수신 성능도 뛰어나며 FM 방송을 디지털 녹음할 수도 있다. 셋탑 박스와 같은 다른 디지털 기기로부터 광입력, 동축 입력을 받아 DAC 역할도 할 수 있다. USB A 타입(호스트) 단자는 세 개가 지원되는데 메모리나 외장 하드에 담겨진 음원을 읽어 재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음원에 태그 정보나 음반 사진은 5인치 LCD 스크린에 예쁘게 표시되며 한글은 물론 다른 외국어의 표현에도 문제가 없다. 저장해둔 사진을 5인치 모니터를 통해 슬라이드쇼로 감상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넉넉한 USB 단자에는 옵션인 와이파이 어댑터를 연결할 수 있고 음원 파일의 태그 정보를 입력하거나 검색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 USB 키보드를 연결할 수 있다.

한편 X30은 유무선 랜에 연결시켜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X30은 하드디스크나 SSD를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는 베이를 제공한다. CD를 리핑해서 자체 DB를 구축하여 보관하며, 간편하게 재생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CD는 FLAC이나 WMA 파일로 리핑할 수 있으며 외부 파일을 재생할 때에는 DSD를 제외한 거의 모든 포맷에 대응하므로 호환성도 좋다. 하드 디스크 뮤직 서버와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결합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극도의 유연성과 편리함이다. 다른 컴퓨터나 NAS, 또는 스마트 기기의 음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X30에서 재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X30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음악을 외부로 공급하는 뮤직 서버의 역할도 할 수 있게 된다. 태블릿 PC에서 사용하는 UPnP 앱은 대개 어느 곳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을 어떤 기기로 재생할지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음원을 담은 컴퓨터가 여러 대 있는 경우, 또는 다른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X30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 매우 쉽고 빠른 전환이 가능하므로 멀티 룸 기능 - 여러 공간의 음악을 한 곳에서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 만일 태블릿에서 X30에 저장된 음악을 X30에서 재생하도록 선택하면 태블릿은 X30의 커다란 리모컨이 되는 셈이다. 한편 X30에는 채널당 50W의 ‘제대로 된’ 아날로그 인티앰프가 내장되어 있다. 그래서 디지털 입력 외에 일반 인티앰프처럼 아날로그 입력도 받을 수 있다. 아날로그 신호를 입력하면 디지털 녹음도 가능한데, 예를 들어 포노 앰프의 출력을 연결한다면 LP를 24비트/192kHz의 고해상도 디지털 음원으로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디지털 출력은 물론 라인 출력도 갖고 있는데, 이를 출력들은 사용하지 않을 경우 꺼둘 수 있다. 그리고 외부 앰프나 헤드폰을 사용할 경우에는 스피커의 출력을 꺼둘 수 있다. 절전은 물론 간섭에서 생길 수 있는 노이즈를 제거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앰프 부의 최대 볼륨이 조금 작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은데, 85dB 수준의 저음압 스피커라면 90레벨(최대는 100레벨) 정도에 놓아야 한다. 볼륨을 최대로 놓더라도 찌그러짐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보면 게인을 상당히 엄격하게 제한해놓은 것 같은데, 일반적인 주거 공간에서는 충분한 음량을 얻을 수 있지만, 혹시 더 넓은 공간에서 아주 큰 음량을 원하는 애호가라면 음압이 높은 스피커를 매칭하는 것이 좋겠다. 아마 ‘오디오는 단지 켜고 끄거나, 소스를 선택한 후 볼륨을 조절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애호가라면 이렇게 많은 기능들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CD 플레이어도 갖고 싶고, 앰프도 필요하며 튜너도 쓰고 싶은, 게다가 PC 파이나 네트워크 플레이를 경험해보고 싶은 입문자의 경우에는 X30에 견줄만한 기기는(가격대를 이보다 훨씬 올리더라도) 현재로선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예산이 충분치 못한 입문자라도 X30에 헤드폰을 연결하여 듣다가 스피커를 장만해도 좋고, 그 후에 인티앰프 또는 (볼륨 조절이 가능한) 파워 앰프를 추가하는 식으로 점점 더 업그레이드를 해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마도 업그레이드의 최종 단계는 DAC까지 별도의 고급 기종을 사용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그때는 X30이 단순히 네트워크 플레이어 또는 뮤직 서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X30의 디지털 출력을 고급 DAC에 연결하여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재생해본 바, 하이엔드 기기들과 비교하여 전혀 위축되지 않은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이엔드 사용자라면 X30에 음원을 저장해두고 다른 하이엔드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메인 오디오 시스템에 음원을 공급하는 서버로 사용하거나, X30에 작은 스피커를 연결하여 음원을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또는 컴팩트 서브시스템 등 여러 가지로 즐겁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애호가라면 어려운 용어들만 듣고도 질색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X30은 요즘 유행하는 네트워크·컴퓨터 베이스의 오디오 중에서 가장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른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대한 지식이 꽤 필요한 데 반해, X30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전혀 몰라도 CD, FM 튜너를 가격대를 초월한 상당한 수준으로 들을 수 있으며, 컴퓨터가 없어도 쉽고 간단하게 CD를 리핑하고 음원을 모아둘 수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자상하게 작성한 한글 사용자 설명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친절한데, 네트워크 플레이 부분에서는 UPnP 앱의 캡처 화면까지 제공하면서 설명해줄 정도다.
결론을 내자. X30은 요즘처럼 값비싼 기기들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200만원가량의 저렴한 가격에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을 갖추고 충실한 음까지 지닌 소중한 존재다. 큰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훨씬 비싼 기기에 비해 손색이 없기에 (비록 메이커의 이름은 칵테일 오디오지만) 오디오 시장에서 ‘막걸리’와 같은 존재라고 부르고 싶다. 만일 가격만으로 성능이나 음질을 예측했던 애호가가 있다면, 훗날 ‘막걸리 중에서도 대박 막걸리!’라며 소리를 지를지도 모른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열심히 음악을 들어보라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제품. 하이엔드 사용자들에게는 신기한 장난감으로, 사랑스런 서브시스템으로 매력적인 제품….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런 기기를 곁에 두고 아름다운 음악을 더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문의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가격 195만원   디스플레이 5인치 TFT LCD   실효 출력 50W(8Ω) 
디지털 입력 Coaxial×1(24비트/192kHz), Optical×1(24비트/192kHz)   디지털 출력 AES/EBU×1(24비트/192kHz), Coaxial×1(24비트/192kHz), Optical×1(24비트/192kHz) 
아날로그 입력 RCA×1, Aux×1   아날로그 출력 RCA×1, 헤드폰 아웃×1   튜너 FM 
크기(WHD) 43.5×8.8×3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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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6월호 -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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