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 전기로 작동하는 기기라고 할 때, 날이 갈수록 오디오의 전원부가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오디오에서 순수한 전원의 공급이야말로 순수한 음향 재생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오디오 전원장치 중에서 고급형 멀티탭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오디오 기기에서 전원의 원활한 공급이 바로 멀티탭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멀티탭은 소스기기, 앰프 등에 전원을 배분하는 장치인데, 이 부분에서부터 병목 현상이 생기기 쉽다.
이번에 시청한 베럼 어쿠스틱의 P-8 멀티탭은 거대한 크기와 투명함 속에서 은빛으로 반짝이는 멋진 모습에서 처음부터 대단하다는 인상을 준다. 요즘 베럼 어쿠스틱은 국내에서 오디오 전원 장치 제조업체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멀티탭, 케이블, 댐퍼, 전원 액세서리류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베럼 어쿠스틱 P-8 멀티탭은 동사의 최상위 멀티탭으로, ‘극사실주의’ 음향을 지향하기 위해 도체와 재료를 엄선한 최상위급의 자재를 사용했다. 이 멀티탭에 전원을 공급하는 별도의 파워 케이블을 연결하는 AC 인렛은 극저온 및 탈자기 처리된 금속 핀에 유리 섬유가 포함되어 있어 전기적 특성 및 내열, 내구성이 우수한 사출물로 성형된 후루텍 FI-09 인렛을 사용했다. 총 8개의 소켓은 독일 슈나이더 그룹의 머튼 인서트 소켓 단자를 사용했고, 도체 부분을 별도로 귀금속 도금 전문가에게 의뢰해 화이트 골드로 도금 처리를 했다. 후루텍 인렛과 머튼 소켓의 연결 도체로 S.F.A.(무산소동과 극상의 은을 합금한 소재) 원판을 6AWG 굵기의 부스바로 만들어 사용해 전원의 열화 없이 순도 높은 전원이 흐르도록 추구했다. 이외에도 전자기기 방사 노이즈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판 양측 면에 백금으로 도금한 무산소동 판으로 이중 실드를 했고, 15T 두께의 독일산 신재 아크릴을 사용해 외부 진동과 공진을 최대한 억제했을 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까지도 주고 있다. 또한 바닥과의 공진을 억제하기 위해 합금을 절삭 가공해서 만든 인슐레이터를 부착했고, 그 바닥 면에 천연 가죽 폼 패드로 마감 처리해 미끄러움을 방지해 놓았다.
이 멀티탭을 시청하기 위해 패스 XP-10 프리앰프와 X250.8 파워 앰프, 그리고 스피커로는 달리 루비콘 6을 동원했다. P-8 멀티탭을 사용하기 전과 후로 비교 시청했음을 미리 밝혀둔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연주할 때, 베럼 어쿠스틱 P-8 멀티탭을 투입하자 금방 맑은 소리로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차분해졌다. 즉, 배경이 정숙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해상도가 더 높아지고, 피아노의 건반 음 하나하나가 더 부드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을 들었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이 더 자연스럽고 사실적으로 변모되었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베럼 어쿠스틱 P-8 멀티탭을 사용하면, 저음 현악기의 반주는 더 생생하게 들리며 조수미의 목소리가 더 맑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 솔로 가수와 합창단의 목소리가 더 자연스럽고 명료하며 더 입체적으로 들린다.
베럼 어쿠스틱 P-8 멀티탭을 오디오 시스템에 투입하면, 일단 소리가 더 맑고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입체 음향 무대도 잘 살아났다. 소리의 해상도가 좋아질수록 정숙한 배경에 부드럽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사실적인 소리를 들려주는데, 이는 P-8 멀티탭이 오디오가 반드시 필요한 전원을 안정적이고 순수하게 공급함으로써 오디오가 가진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이엔드 시스템에 꼭 필요한 전원장치다.
제조원 베럼어쿠스틱 (070)4148-4964
가격 40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