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em Integrated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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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em Integrated 225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4.01 00:00
  • 2015년 4월호 (51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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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가격, 납득할 만한 사운드

노래하듯 기분 좋게 움직이는 부분에 생동감이 넘친다. 오케스트라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 있으면서 적절한 공간감을 연출하는 부분도 돋보인다. 특히, ‘쾅’ 하고 몰아칠 때의 펀치력이 좋아, 스피커를 움켜쥐고 마음먹은 대로 구동한다는 인상이다.

앤썸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벼운 전율을 느꼈다. 바로 20년 전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재즈에 몰두할 때라, 여러 혼 타입 스피커를 섭렵하고 있었다. 특히 집중한 것은 클립쉬의 라 스칼라로, 사이즈가 컸지만 감도가 무척 높아서 진공관 인티앰프로 충분히 구동된다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숱하게 많은 진공관 인티앰프가 집을 들락거렸다. 그중 앤썸은 잊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남긴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쳇 베이커가 20대 시절 퍼시픽에서 녹음한 일련의 음반은, 1950년대 초의 분위기가 듬뿍 배어 있어서, 가만히 눈을 감고 들으면 상상의 나래를 끝없이 펼칠 수 있었다.
하지만 225라는 형번이 붙은 본 기는 진공관 타입이 아니다. 게다가 오로지 번호만 매긴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고로 이런 인티앰프엔 뭔가 멋진 배려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오디오의 로맨티시즘을 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티앰프라도 만들기에 따라선 천하의 명기도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잘 알다시피 앤썸의 전신은 소닉 프론티어다. 황금색 패널을 가진 이 회사의 여러 모델은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납득할 만한 음질로 널리 사랑받은 바 있다. 이때 조성된 음의 성격이나 장점이, 비록 진공관이 아닌 TR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것이 흥미롭다. 우선 외관을 보면, 필요한 기능을 적절히 소화하면서도 난삽하지 않은, 이른바 미니멀리스트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제일 오른쪽에 위치한 큼직한 노브는 아날로그 방식의 볼륨단으로, 세심한 조정을 가능하게 했다. 그 밑으로 흥미롭게 톤 컨트롤 버튼이 제공된다. 사실 최단 신호 경로를 추구하는 요즘, 이런 톤 컨트롤은 구시대의 유산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상당히 유용하다. 거기에 바이패스단까지 마련해서 홈시어터와 연계한 점도 괜찮다. 심지어 3.5mm 헤드폰 잭까지 제공되는 것은, 본 기의 폭넓은 사용성을 증명한다고 하겠다.

한편 본 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바로 포노단이다. 요즘엔 옵션으로 제공되고, 그래서 거의 보이지 않지만, 이런 양질의 포노단이 달려 있으면, 재미삼아 LP를 만지게 된다. 그리고 이 포노단은 본 기의 최대 자랑거리라 해도 무방하다. 잘 알다시피, LP에 관련된 RIAA 커브는 두 개의 대역에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저주파인 50Hz-500Hz 사이로, 이것을 본 기는 액티브 EQ로 극복하고 있다. 반면 고주파인 2122Hz에선 패시브 EQ로 처리하는 점이 눈에 띈다. 상당한 연구가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내부를 보면, 우선 큼직한 전원 트랜스의 배치가 든든하게 보인다. 일단 앰프는 전원이 생명이고, 그래서 이쪽에 관한 투자는 아무리 해도 모자라지 않다. 그런 면에서 토로이달 트랜스를 제일 중심에 배치한 것은, 오랜 제조에 따른 노하우로 봐도 좋다. 한편 이와 관련된 콘덴서의 경우, 니치콘의 제품을 동원해서, 필요한 부분에는 하이 퀄러티의 부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본 기는 클래스AB 방식으로, 8Ω에 채널당 240W가 나온다. 사실 인티앰프에 이 정도 출력이 보장되는 것은 흔치 않다. 또 안정적인 구동을 위해 내부 양편에 튼실한 방열핀을 달아 빠른 냉각을 유도하고 있음은, 보다 저 노이즈 및 높은 구동력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시청에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M6SCD와 펜오디오의 레벨 3이 동원되었다.
첫 곡으로 안네 소피 무터의 카르멘 환상곡. 두께감 있는 바이올린의 음색이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결코 하늘하늘 나풀거리지 않는다. 노래하듯 기분 좋게 움직이는 부분에 생동감이 넘친다. 오케스트라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 있으면서 적절한 공간감을 연출하는 부분도 돋보인다. 특히, ‘쾅’ 하고 몰아칠 때의 펀치력이 좋아, 스피커를 움켜쥐고 마음먹은 대로 구동한다는 인상이다.
아론 네빌의 ‘Stardust’는, 더블 베이스 하나의 반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음장감이 풍부해서 스피커 사이에 부유하는 보컬의 모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뒤에서 화음을 넣는 코러스의 병풍과 같은 부분도 멋지게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디테일이 풍부해서 숨을 쉬거나 침을 삼키는 등, 다양한 부분이 빠짐없이 포착된다. 듣고 있으면 절로 미소가 나오는 재생이다.
마지막으로 오조네 퍼커션 악단이 연주하는 ‘Jazz Variants’. 드럼과 퍼커션 등이 정신없이 몰아치는 트랙인데, 여기서 커다란 벽이 강력하게 밀고 오는 듯한 압박감이 대단하다. 또 바닥을 치는 저역부터 찰랑거리는 심벌즈까지 상당한 광대역 재생이 무리 없이 이뤄지고 있다. 외지의 표현대로 원래 분리형으로 기획된 것을 하나의 몸체에 담았다는 느낌이 확 다가오는 순간이다. 진공관의 음색에 TR의 구동력이 적절히 융합된 음이라 하겠다. 

수입원 (주)코리아솔루션 (02)713-1284
가격 230만원   실효 출력 240W(8Ω), 330W(4Ω)   주파수 응답 20Hz-20kHz(+0, -0.15dB)
THD+N 0.01%   댐핑 팩터 80   S/N비 105dB   크기(WHD) 43.8×14.9×45.7cm   무게 19.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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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4월호 - 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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