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10 Audio Kabuki Ohaku
상태바
DC10 Audio Kabuki Ohaku
  • 김남
  • 승인 2015.04.01 00:00
  • 2015년 4월호 (513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질투가 날 정도로 인상적인 독특한 자태와 매력적인 음성

확실히 광대역, 그리고 웅혼한 저역대가 압도적이다. 소리는 모든 곡들이 풍윤하고 매끄러우면서도 상당한 넓이의 시청실을 조금도 저항 없이 꽉 메운다. 아마 유럽에서 수백 년을 이어 온 귀족 가문의 분위기가 이럴 것인가?

혼 스피커 사상 가장 아름다운 목재 혼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미국 산타페에 자리잡고 있는 DC10 오디오는 판매상 쪽에서는 악명 높은 제작사로 소문이 나 있다. 계약금을 걸고 주문을 하면 반 년 뒤에야, 그것도 몇 개에 불과한 소량만을 보내주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동사의 대표 모델인 L'인스트루먼트 1대가 도입 직후 판매되어 버렸는데, 그래서 관심이 있는 애호가가 한 번 시청을 하려 해도 현재로서는 제품이 없다. 시청을 하려 해도 몇 개월이 걸리는 스피커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만드는 과정의 사진을 보니 혼 담당의 중년 직원이 손으로 한 개의 혼을 붙잡고 하루 종일 샌드페이퍼로 가공을 하고 있는데, 외형 틀을 만드는 데에만 며칠이 걸리고, 다시 그 위에 각종 튜닝을 가하는데, 이런 수작업에 익숙하지 못한 애호가가 원성을 높일 수는 있을지라도 제품에 대한 불만은 싹 트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사의 제품 중 가장 대형기 중의 하나인 본 시청기는 생김새도 특이하고 이름 또한 마찬가지로 특이하다. L'인스트루먼트와 가격은 대등한데, 종래 DC10 오디오 제품이라는 것이 연상되지 않는다. 생김새가 다소 이질적인 것은 대형기이면서도 눈에 익지 않은 화이트 컬러인 탓도 있는데, 하얀 분칠을 한 가부키 배우의 모습처럼 화이트의 컬러가 멋있다.
이름도 왜 하필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인가?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혁신을 유지하면서 형식에 억제되지 않는 일본적 모티브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의 민속극인 가부키는 내용을 모르면 외국인으로서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우리나라 창극과 달리 어린 아이가 봐도 몹시 재미가 있다. 게다가 일본이야말로 혼 스피커를 제대로 알아주는 나라이기도 하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생명을 바친다고 하지 않는가.
본 기는 그런 가부키의 상위 모델로, 전체적인 이미지는 JBL의 스피커 계열과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있다. 그러나 설계는 완전히 다르다. 맨 위의 유닛이 12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인데, 알니코 자석을 채용한 고품위 자사 제품이며, 이 유닛의 소리는 상당 부분 하단의 혼을 통해 소리가 걸리어진다. 종래 대부분의 혼 스피커들이 트위터의 소리 확산만을 노리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래서 다소 쨍쨍거리는 일반적인 혼 타입의 소리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주고 있고, 작은 방에서도 별 저항 없이 소리를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혼 내부의 트위터는 특이하게 리본 트위터이며, 명칭이 RAAL 리본 트위터이다. 일반적인 혼 스타일이 혼의 뒤편에 바짝 붙어서 트위터 몸체를 배치하는데 비해, DC10 오디오의 경우는 상당한 주머니 같은 공간 간격을 벌린 다음 그 뒤편에 배치되어 있다. 그 이유는 트위터뿐 아니라 중역의 일정 대역까지도 혼으로 소리를 뽑아내기 위한 설계 때문인데, 그 결과로 일반적인 나팔 혼 스타일의 과도한 직선성에 비해 DC10 오디오의 소리 경향은 상당히 상쾌하면서도 완만하다. 아마 이러한 방식이 진작 개발되었더라면 소리가 쏜다면서 알텍의 네트워크를 뜯어 고치느라 고생했던 애호가들이 환호했을 터이다. 맨 하단의 유닛은 저역 전용. 따라서 형식상 3웨이로 보이고, 네트워크는 기판 없이 제작한 최소한의 크로스오버만을 유지하고 있다.

뒤판에도 설명 없이 보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기술력이 하나 집약되어 있다. 내·외부로 2중으로 설치된 원목으로 제작된 레조네이터인 톤 우드가 그것인데, 이 우드 판을 통해 음질이 상당히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클로저의 날개처럼 돋아나 있는 부분은 혼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을 여러 가지 원목으로 제작하는 옵션도 마련되어 있다. 단 주문 제작이 기본.
이 시청기는 감도가 약 97dB로 되어 있어 소출력 3극관으로도 소리가 잘 날 것 같지만 그것이 아니다. 상당한 대출력도 저항 없이 소화시키는데, 이번 시청 앰프는 호화 기종을 망라했다. 제프 롤랜드의 크라이테리온 프리앰프와 모델 825 파워 앰프(400W), 에소테릭의 분리형 SACD 플레이어 P1·D1 등이다.
기본이 혼 스타일이지만 다시 인클로저의 양 날개를 뽑아 내놓은 탓인지 확실히 광대역, 그리고 웅혼한 저역대가 압도적이다. 소리는 모든 곡들이 풍윤하고 매끄러우면서도 상당한 넓이의 시청실을 조금도 저항 없이 꽉 메운다. 아마 유럽에서 수백 년을 이어 온 귀족 가문의 분위기가 이럴 것인가? 시청 레퍼토리로 지나 로드윅의 ‘Too Young’을 항상 듣지만 아마 처음으로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듣는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의 추억 같은 노래 결.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를 들으면 피아노 공진이 마치 콘트라베이스와 협연이라도 되는 것처럼 시종일관 따라 붙는, 마치 3D와도 같은 입체감이다. 이 스피커, 진실로 질투가 난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3,100만원   사용유닛 우퍼 30.4cm, 풀레인지 30.4cm(알니코), 트위터 RAAL 리본 
재생주파수대역 18Hz-80kHz(±2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97dB 
크기(WHD) 57.2×139.7×48cm   무게 77.1kg

513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4월호 - 513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