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audio Rebel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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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udio Rebel Three
  • 김남
  • 승인 2015.04.01 00:00
  • 2015년 4월호 (51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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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스피커에 서려 있는 핀란드의 거대한 호수와 숲

청결하고 미려한 중역대는 보통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뛰어난 해상도, 깨끗하고 중량감이 있는 저역 등 가히 모범생을 하나 만난 듯하다. 현 독주의 탄력과 실체감이 있는 깊은 맛 또한 발군. 마치 리틀 자이언트라는 단어가 그대로 들어맞는 수작이다.

이름이 좀 헷갈린다. 핀란드의 이 유서 깊은 스피커 제조사 펜오디오에서는 레벨이라는 이름으로 6가지의 시리즈가 있는데, 레벨과 레벨 2는 자그마한 미니 사이즈의 북셀프 스피커 제품이며, 본 시청기 레벨 3과 레벨 4만 톨보이형이다. 이렇게 제품의 차이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시청기는 좌우 폭이 아주 작고(16.5cm), 안 길이도 25.7cm에 불과하지만 키는 1m가 넘는 전형적인 톨보이 시스템이다. 무게도 가볍다(16kg).
핀란드는 참으로 훌륭한 나라로 평가된다. 지구상에서 항상 가장 살기 좋은 국가의 메달권에 머물러 있는데 부럽기 짝이 없다. 남한의 세 곱절이 넘는 면적이면서 인구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인구가 많아야만 한다고 핏대를 세우고 있는 우리 인구론자들은 북유럽 국가들을 좀 연구해 봤으면 좋겠다. 물론 부존자원 등 조건이 다른 점은 인정한다고 쳐도 그 이상의 중요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핀란드의 1인당 GDP는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한다. 전 국토의 70%가 숲이며 10%는 호수이며, 산타와 시벨리우스의 나라, 소시지와 맥주, 사우나로 상징이 되는 나라, 자작나무의 나라지만 목재 산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추적하는 과학 기술의 나라이며, 전 국민의 태반이 기독교도인 나라이다. 그냥 시끄럽고 바쁘게만 돌아다녀야 여행인 줄 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녀오면 볼 것도 없고 심심하다고 하는 나라이며, 심지어 아름답고 고요한 지옥이라고까지 하는 사람을 봤다. 그런 사람들은 이 나라의 북쪽 지역에서는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무려 2개월 가까이 밤이 계속되며 그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담소를 즐긴다는 차원의 세계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북유럽은 세계 스피커 시장에 고급 유닛을 공급하는 메카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다인오디오와 시어스의 제품이다. 본 시청기는 단품 유닛으로는 고가의 제품이라 채용하는 메이커가 많지는 않지만 소리가 뛰어나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는 시어스의 유닛을 쓰고, 핀란드산 고급 자작나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얇게 저민 목재를 층층이 쌓아 올린 적층 구조의 합판으로 인클로저가 제작되어 있다. 단순히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음향 공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사면의 두께를 차이 나게 하는, 하베스 스피커와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케이블부터 네트워크, 연결 단자 등도 최고의 제품들을 망라하고 있어서 마치 작은 보석 덩어리 같은 인상을 풍긴다.

펜오디오는 스피커는 통이 커야 한다는 기존 관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런 톨보이, 아니면 소형 북셀프 기종을 주력기로 생산하고 있다. 이런 것은 북구 제품의 공통적인 성격이기도 한데, 미국이나 일본의 성향과는 다른 것이다. 더욱이 체구가 작기 때문에 보급기로 보이지만 그렇게 봐선 안 된다는 것은 펜오디오의 소리를 알고 있는 애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 펜오디오 제품의 소리를 한 번쯤 들어 보면 그 자그마한 통 안에 서려 있는 거대한 호수와 자작나무의 숲 같은 향취를 누구라도 느껴 볼 수 있을 터이다. 그만큼 소리의 질이 우수하다.
본 기는 3개의 유닛이 투입되어 있지만 2.5웨이 설계이며, 웨이브콜 제의 22mm 텍스타일 돔 트위터를 비롯해 시어스 제인 2개의 146mm 유닛이 각기 미드레인지와 우퍼 대역을 맡고 있다. 4Ω에 87dB로 약간 감도가 낮은 편이고, 대역 하한선은 48Hz, 고역은 질 좋은 트위터의 능력으로 26kHz까지 뻗는다.
감도 때문에 권장 앰프 출력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 진공관 앰프의 30-40W 정도의 출력에 아주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으로 봐서 앰프 운용은 상당히 폭이 넓은 편. 반도체라고 하면 그보다는 다소 높은 파워가 필요하겠지만 소형화된 인클로저의 영향으로 보통의 앰프로서는 파워 부족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이 메이커의 제품을 들어 봤지만 대부분 반도체 앰프와의 매칭이었던데 비해 이번에는 적당한 출력의 진공관 앰프와 매칭해 본다. 스피커의 경향이 청결하고 응축성이 높은 만큼 5극 진공관의 호쾌함이 가중 효과를 가져 온 탓일까? 의외이다 싶을 정도로 5극 진공관 앰프와 상성이 좋다.
청결하고 미려한 중역대는 보통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뛰어난 해상도, 깨끗하고 중량감이 있는 저역 등 가히 모범생을 하나 만난 듯하다. 현 독주의 탄력과 실체감이 있는 깊은 맛 또한 발군. 마치 리틀 자이언트라는 단어가 그대로 들어맞는 수작이다. 누구에게라도 적극 권하고 싶다. 마치 유럽의 고급이면서도 콤팩트화 되어 있는 그런 승용차에게서 느낄 수 있는 위압감마저도 느낄 수 있겠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390만원   구성 2.5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14.6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48Hz-26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300Hz. 44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7dB 
크기(WHD) 16.5×101×25.7cm   무게 1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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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4월호 - 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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