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sound BSh-1065 Cayin A-88T MK2 Tungsol 6550 TDL Acoustics TDL-18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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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sound BSh-1065 Cayin A-88T MK2 Tungsol 6550 TDL Acoustics TDL-18CD
  • 김남
  • 승인 2015.03.02 00:00
  • 2015년 3월호 (51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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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바람처럼 상쾌한 음향이 가슴속을 파고들다

인천에 자리잡은 국내 음향판 전문 제조업체 에코사운드의 첫 스피커를 지난 1월호에 시청했다. 그때 보내준 자료가 너무 간단명료해서 좀더 상세한 것을 들어 보려고 전화 문의를 했더니 담당자가 직접 들어보고 판단해 달라고 대답했다. 당연히 개발자가 누구인지, 튜닝 앰프가 무엇인지, 그런 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웃음을 곁들인 것이지만 확실히 신생 회사다운 응대라 생각한다. 사실 너무 과다한 설명도 부담이 된다. 시간을 들여 복잡다단한 해설 끝에 막상 들어 본 제품의 소리가 신통치 않으면 그때의 실망감이란!
나는 오랜 방송작가 생활 중 MBC의 <수사반장>이란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집필했는데, 매주 써 대는 원고라 걸핏하면 소재가 없어 마치 사흘 굶은 사람처럼 되고 만다. 별수 없이 여기저기 허겁지겁 소재 동냥을 해야 하는데, 데드라인 전날 저녁 운 좋게 형사 한 분이 좋은 소재가 있다면서 저녁을 사라고 연락해 왔다. 안심이 됐다. 얘기를 듣고 와 그날 밤을 새워 쓰고 다음 날 아침 원고를 넘기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녁 자리에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사건이 너무 단순명료한 것이라 드라마로 만들기 불가능한 것인데, 다만 범인을 잡으려고 잠복하고 고생하는 과정이 너무 고생스러운 나머지 그 형사는 대단한 사건으로 착각을 하고 있던 셈이었다. 3분도 채 되지 않아 ‘큰일 났군, 빨리 일어서야겠다’ 하며 저녁을 먹으면서 안달이 났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디오 제품 개발 언저리를 들으면 그런 엇비슷한 일이 상당히 된다. 이해하기 힘든 기술 설명이 열변으로 소개되고, 혼란스러울 지경이 되는데, 그 다음 막상 소리를 들어 보면 가슴이 덜컥 해지는 것이다. 외국산도 그런 경우가 흔하다. 물론 지면을 통해서이지만. 브로슈어를 보면 별의별 측정 표와 무슨 시험 결과 치 등이 몇 십 페이지 줄줄이 늘어져 있지만, 막상 소리를 들어 보면 맥이 빠지는 경우를 누구인들 안 겪어 봤으랴. 오디오란 그래서 결과인 소리가 중요한 것이지 공치사 같은 설명은 사실 미끼나 다름없을 수가 있다.
지난 번 시청했던 이 스피커는 실물을 보면 다소 언밸런스하다. 6.5인치(약 16cm)의 우퍼를 사용하는 데도 스피커 가로 길이가 28cm로 상당히 커서 유닛의 좌우로 여유 공간이 크기 때문에 마치 미니어처 평판형 같은 느낌이 든다. 대부분 소형기 사이즈의 스피커는 우퍼 좌우 여유 공간이 연필 한 자루도 끼어들 틈도 없다. 이 제품은 음향판을 제조하는 동사의 검청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완전 모니터 제품인데, 자체 모니터만으로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중론이 일어 다소 내부 설계 변형을 거쳐 출시해 놓은 것이다. 자체 설명서에 의하면 트위터에 걸리는 내부 저항을 대폭 삭감해 음질 열화를 줄였고, 우퍼 역시 저항 등이 원천적으로 필요 없도록 처음부터 설계를 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그 결과 착색감 적은 맑은 음색, 뛰어난 해상력, 광대역의 음장감 등을 확보했는데, 지난 번 시청기에서도 확인한 바가 있지만, 대단한 섬세함, 해상력, 음장감 등을 확인해 대단한 물건이 나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소 걸리는 것은 소리가 다소 가벼워 묵직하게 부딪혀 오는 쾌감 대신 그냥 상쾌하게 피부를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라는 점이었다.
지난번에는 100W 출력인 인티앰프로 들었는데, 그래서 6550 같은 진공관 앰프로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호에는 그것이 이뤄졌다. 케인의 A-88T MK2는 이미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기종이며, 가격 대비 이보다 더 나은 제품이 있을까 싶은 대단한 기기이다. 이번 매칭의 A-88T MK2는 텅솔 6550을 채용했고, 사용 부품 역시 고품질로 채워져 있고, 3극관 모드 선택도 가능한데다가 수공 에메랄드 블루의 외장 가공 수준을 보면 보급기라고는 정녕 믿을 수가 없을 정도.
함께 매칭한 CD 플레이어인 TDL-18CD 역시 동일 생산 업체의 제품으로, 진공관과 트랜지스터로 된 2가지 출력단을 가졌으며, 시청실에서 거의 레퍼런스로 사용될 만큼 질이 좋다. 진공관 출력단에 70년대 독일 생산의 암페렉스 각인의 소형관인 6922를 사용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하이엔드에 필적하는 성능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객관적 평가이다.

이 3기종의 매칭에서는 지난번 시청과 대동소이한 소리가 나왔다. 밝게 튀듯이 맑으며 가벼운 바람처럼 상쾌하다. 비교적 고출력의 진공관 앰프를 사용한 만큼 더 소리가 다듬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좀 가볍다.
실로 우연스럽게 이번 호 시청기인 상급의 CD 플레이어로 바꿔본다. 가격대가 제법 나가는 만큼 또 한 번의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밝게 튄다는 인상이 돌변해 진득하고 밀도감이 묵직해지고 윤기가 충만해지는, 마치 짙고 빛나는 루주를 바르고 매니큐어 역시 동일한 컬러의 여인이 와인 잔을 들고 미소를 지어 주는 색깔로 달라진 것이다. 그 화려한 음장과 해상력을 동일하게 유지한 채 묵직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이 놀라운 스피커! 웬만한 하이엔드를 능가한다. 재미있게도 이 CD 플레이어에는 진공관과 반도체 음색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데, 진공관 타입으로 들었을 때의 경우이다. 반도체 타입으로 옮겼을 때는 그 색깔이 다소 딱딱해졌다. 오디오의 매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매칭은 이론이 아니다. 실전인 것이다. TDL의 소리가 뒤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매칭에서는 얼마나 이 제품을 칭송했던가. 그러나 이 스피커의 경우는 마치 잃어버린 가족을 상봉하듯 감격스럽다. 단연코 이 달의 히트 매칭이다. 그래서 오디오란 끝없이 들어도 정답이 없다고 하는 것인가. 

제조원 우신텍스 (032)583-4412 
가격 180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0Hz-24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8dB   크기(WHD) 28×42×28cm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273만원   사용 진공관 6550×4, 6SL7×2, 6SN7×2 
실효 출력 50W(울트라리니어), 25W(트라이오드)   주파수 응답 10Hz-42kHz(-3dB) 
THD 1%(1kHz)  S/N비 93dB   입력 감도 300mV, 1000mV(프리-인)   입력 임피던스 100KΩ 
출력 임피던스 4Ω, 8Ω   크기(WHD) 42×19.5×38.2cm   무게 28kg

판매원 헤르만오디오 (010)4857-4371
가격 177만원   출력 레벨 2V   USB 입력 24비트/192kHz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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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3월호 -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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