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el RB-1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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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l RB-1581
  • 김남
  • 승인 2015.02.01 00:00
  • 2015년 2월호 (51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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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할 로텔의 새로운 파워

따스한 느낌이 좀더 중립적으로 단단해졌다. 당연히 해상력이나 중·고역의 맛이 완전에 가까워졌다. 덩치 큰 사내가 칼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나타난 그런 느낌. 안전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소리의 쾌감 같은 것이다. 깊이도 늘어나고 매끈해진 감촉도 새롭다.

파워 앰프는 오디오 기기 중에서 가장 만들기가 까다롭고 물량 투입이 많은 기종이라서 가격도 고가에 속한다. 차라리 스피커는 단순하게 만들기가 쉽지만 파워 앰프는 그것이 어렵다. 출력에 따라 전원부가 극심하게 달라져야 하며, 각종 발열 관리, 진동 방지, 내부 부품의 배치 등에서 차별이 커지는 것이다. 사실 파워 앰프는 오디오 기종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라고 할 만하다. 대부분은 오디오 기기 중에서 스피커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고가의 스피커에 저가의 앰프를 매칭했을 때 나오는 소리와 저가의 스피커에 고가의 앰프를 매칭했을 때의 소리를 비교해 본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좋은 앰프는 보통의 스피커도 하이엔드로 만들지만 반대의 경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무겁고 크고 비싸고, 그런 악명이 있지만 파워 앰프야말로 오디오 기기 중의 황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파워 앰프는 현실적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다. 감히 곁에 다가가기도 힘든 제품들이 즐비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제 중요한 문제는 보통 사람들도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손에 넣을 수 있으며 소리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제품이 어떤 것인가를 찾는 안목이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로텔의 앰프들은 그런 의미에서 추천하고 싶은 1순위다. 가격도 대중적이면서 들려주는 소리는 고가의 하이엔드와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만듦새도 견고하며, 어떤 특정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라, 믿음직한 마을 청년 같은 대범하면서도 밀도도 있고 강력하면서도 편안하며 신뢰할 수 있는 소리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은 사실 한두 해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로텔은 벌써 50년 이상 오디오 기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긴 세월 동안 한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특이점도 가지고 있다. 처음 일본에서 시작했지만 디자인과 설계 및 제조는 영국에서, 그리고 판매는 B&W와 클라세를 관장하는 B&W 패밀리에 의해 이뤄진다. 상당히 독특하다.
그런 로텔이 발표한 15 시리즈 중에는 파워 앰프로 스테레오 기종으로 RB-1552 MK2, 1582 MK2가 있고, 클래스D 스테레오 기종으로 RB-1562, 1572가 있고. 그 밖에도 멀티채널 기종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RB-1581은 시리즈 중 유일한 모노블록 기종이다. 더구나 모노블록의 호화 버전인데 비해 요즘 시장 가격으로 해도 그다지 튀지 않는 모범적인 가격대라 할 만하다.
이 모노블록 파워 앰프는 비교적 날렵한 체구와 달리 8Ω에서 500W의 대출력을 제공하는 클래스 AB급 기종이다. 상판 및 측면을 4mm 두께의 알루미늄 섀시로 둘러쌓으며, PCB 회로 레이아웃에 로텔의 밸런스드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했고, 자사에서 설계하고 제작한 특대형 트랜스포머를 위시해 높은 효율의 슬릿 포일 커패시터를 전원 공급 장치와 디스크리트 파워 트랜지스터에 사용하고 있다. 이 기기에서 사용된 로텔의 부품들은 이 세계에서 상당한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후면 패널에는 실렉터가 있어서 XLR, RCA 입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도 있다. 대출력이지만 발열도 높지 않으며, 험 같은 것도 없다. 오랜 노포의 노하우일 것이다.
그동안 여러 모델의 앰프들을 들어 보고 상당히 놀란 적이 있지만, 이 앰프의 놀라움이란 가격 대비 성능이다. 아마 섀시를 바꾸든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보든지 하는 그런 경우에 더 절실하게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것이 생각날 것이다.

이 시청기를 자사의 프리앰프와 다양한 스피커로 시청해 본다. 일반적으로 로텔의 사운드는 정확하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한 소리가 강점이다. 생생하며 자극적인 소리와는 다른 것이며, 이런 점이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든다. 음악의 외곽을 부드럽게 감싸면서도 흐트러짐이 별로 없기 때문인데, 요즈음 하이엔드를 표방하면서 지극히 자극적인 소리를 추구하는 기기들이 많아지고 있기도 하다. 음악이란 결국 듣는 이에게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가져와야 한다. 예를 들어 록 같은 곡의 재생에 뛰어나다면 그것은 현장의 PA용이지 결코 가정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러 차례 스테레오 타입의 로텔 파워 앰프들을 들으면서 느꼈던 생각은 마치 잘 만든, 그러면서도 더 매끄러워진 5극관 진공관 앰프의 소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상당한 에이징이 되지 않는 한 5극관 진공관 앰프라 할지라도 좀 거칠고 자극적인 소리가 나기 쉽지만, 그런 경우보다도 로텔은 더 따뜻하고 편안한 개념의 튜브 장치 같은 소리라는 것이다.
이 시청기는 기왕의 그런 소리보다도 다소 다르다. 대출력의 모노블록이 된 때문일까? 그런 따스한 느낌이 좀더 중립적으로 단단해졌다. 당연히 해상력이나 중·고역의 맛이 완전에 가까워졌다. 덩치 큰 사내가 칼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나타난 그런 느낌. 안전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소리의 쾌감 같은 것이다. 깊이도 늘어나고 매끈해진 감촉도 새롭다. 자신이 음악의 재생에 지나친 과욕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마 이 정도 파워 앰프로 한 시절을 충분히 만족하면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견실하다. 비록 예비군 복장을 하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650만원   실효 출력 500W   주파수 응답 10Hz-100kHz(±1dB) 
입력 임피던스 12KΩ(RCA), 100KΩ(XLR)   게인 32dB(RCA), 28dB(XLR)   THD 0.03% 이하 
댐핑 팩터 800   크기(WHD) 43.1×14.4×40.7cm   무게 17.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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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2월호 -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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