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on Orf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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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eon Orfeo
  • 김남
  • 승인 2015.02.01 00:00
  • 2015년 2월호 (51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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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우드 혼이 만들어 낸 고급스런 향취

1987년에 설립된 오데온은, 90년대에 들어와 합판으로 만든 구형의 혼을 개발해 오데온 스피커 라인을 발표했다. 그 당시 굉장한 화제를 모았던 스피커들인데, 이번에 새롭게 재등장해서 즐겁다. 이 제작사는 독일에 있으며, 지금도 독일의 대표적인 혼 스피커 전문 생산 업체이다. 국내에는 90년대 중반부터 오데온 시리즈가 수입되었어 큰 인기를 얻었으나, 몇 년 후 수입이 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잊히고 말았다. 물론 그 사이에 생산이 중단되었던 것은 아니다. 목재 혼을 제작하는 것이 까다로워 별로 대량 생산을 하지 않는데다가, 수입상의 변화 때문에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지만, 유럽이나 러시아 쪽에서 유명세를 날리고 있기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이에 자극을 받아 혼 타입 제품이 몇 군데에서 제작되고 있지만 아직 오데온의 명성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
유럽에서는 혼 스피커의 우수성이 상당히 알려지고 있는데 비하면 동양권은 아직 긴가민가하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과거 JBL이나 알텍의 망령만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런 극장용 제품이 아니라 홈용 스피커로서의 혼 제품이 다시 한 번 바람을 일으켰으면 한다. 왜냐고? 혼 스피커가 일반화되면 저렴한 소출력 앰프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고가의 하이엔드 앰프에서 벗어나 오디오 생태계가 한 번 뒤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은 누구나 갖고 있겠지만, 그 기폭제가 혼 스피커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나는 가지고 있다.

사실 스피커를 이것저것 쓰다 보면 한 번쯤은 혼 제품을 거치기 마련인데, 그러다가 혹시 더 좋지 않을까 싶어 이동하게 되고, 그런 분의 십중팔구는 혼 타입이 더 좋았다고 뒤늦게 탄식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 당시 서울 인근에서 오데온 스피커를 도입한 한 분의 집에 오디오 평론가들이 줄곧 방문하여 들어 본 적도 있었다. 지금이야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가 가장 효과적인 매칭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비싼 스피커이니 비싼 반도체 앰프나 높은 출력의 진공관 모노블록 파워 앰프가 맞다는 분위기였던 탓으로 그다지 신통치 못한 후일담을 남기고 말았다. 지금은 소출력에다가 가격도 저렴한 싱글 진공관 앰프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으니 혼 스피커를 사용하기 가장 좋은 호시절이 아닐까?
오데온(Odeon)이라는 명칭은 동사의 간판이나 다름없지만,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립 극장(오데옹)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보다 더 앞서서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있었던 극장 명칭이기도 하다.
26mm의 소프트 돔을 목재 혼으로 감싼 이 작은 모델은 소형 스피커로서는 몇 기종 안 되는 상당히 중요한 제품이기도 하다. 혼을 대부분 중·고역에 묶어서 배치하고 있지만, 이렇게 트위터에만 배치해도 그 효과는 상당하다. 인클로저는 다소 가벼운 편이다. 저역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 울림을 활용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저역은 46Hz까지 내려가니 상당히 낮은 편. 감도 역시 90dB로 높은 편이지만 대형기에 비해서는 낮은 편. 그런데 앰프 적응도는 굉장히 우수하다.
일반 2웨이라면 소형기들은 앰프 선별이 다소 까다롭다. 또 감도 역시 극단적인 경우 80dB 초반까지 내려가 있다. 그런 스피커들은 제 크기보다 훨씬 더 크고 고가인 앰프와 매칭하게 되니 언밸런스인 것이다. 보통의 시각에서 본다면 스피커보다 더 낮은 가격대의 인티앰프와 매칭하는 것이 상식으로 생각되지만, 현실에서 그런 성공적인 매칭은 매우 드물다. 소리야 나긴 하지만 제 소리를 내는 경우가 드물며, 파워가 높을수록 더 좋은 소리가 난다. 확실히 소형 스피커를 만든 애초의 목적과는 다른 것이며, 그런 것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는 제작사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냥 작게만 만들면 그만이라는 것인지. 그러면서도 자꾸 소형기의 걸작이라고 선전하고 있고, 오디오 리뷰 기사도 그런 식과 대등한 경우가 태반이다. 소형 스피커라면 작은 방에서 대강 세팅한 다음 소출력의 인티앰프로도 잘 울려야 제 본분일터, 대형기보다도 오히려 더 까다로운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닌 것이다. 혼 스피커는 그런 점에서 스피커의 본분을 지키고 있는 기술의 모범 사례라고 할 만하다.

이 스피커를 이번 호 시청기인 트라포메틱의 아리에스 싱글 인티앰프와 매칭한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데, 해외 시청기를 봐도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와 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막상 시청해 보니 행운의 소리가 나왔다. 이런 걸 오디오의 복권이라고 생각한다. 2기종 합해 봐도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그런데 나와 주는 소리는 이보다 10배쯤 비싼 매칭에서도 쉽사리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이런 것이 복권이 아니면 무엇이랴. 오데온 시리즈는 여러 가지가 있고, 고가의 대형기도 있지만, 음색은 이 시청기와 별 차이가 없다. 가장 엔트리 모델이지만 고급스럽고 우아한 북구의 원룸을 보면 욕심이 나는 것과도 같은 느낌인 것이다. 이런 매칭으로 이 스피커를 사용한다면 아마 이 이상의 탐욕은 진실로 허황된 것이라는 것을 감히 장담하고 싶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410만원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46Hz-21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2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크기(WHD) 20.5×39×31cm   무게 1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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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2월호 - 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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