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워낙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이라, 라디오가 예전보다 힘을 잃은 듯하지만, 아직까지도 라디오만의 풍부한 콘텐츠와 진득한 감성으로 청자들을 이끌고 있다. 다만 이전처럼 라디오 컴포넌트들이 단독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줄어들었고,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의 부속 기능으로 탑재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지금은 PC나 스마트폰으로 라디오를 쉽게 들을 수 있기에, 사실 라디오 기능만을 위해 따로 시스템을 장만한다는 것에 그리 큰 필요성을 못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 출시되고 있는 라디오 제품들 역시 그럴듯한 디자인의 저가 제품들로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하는데, 실제 구매하여 들어보면 그 열약한 사운드와 사진과는 다른 마감, 잦은 고장 등 많은 실망을 하게 되기도 한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번에 소개할 이 제품도 사진으로만 처음 보고, 당연히 그런 부류의 제품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직접 제품을 접하고, 소리를 들어보니 지금까지의 제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 남다른 디자인 감각과 철학, 그리고 풍부한 사운드까지 완벽히 들려주는 하이 퀄러티 라디오 제품이라는 것. 인클로저를 슬쩍 한 번 쓰다듬어만 보아도, 이들 브랜드 특유의 목재 마감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목재 가공의 진수. 물론 가격은 그만큼 더 부담해야 하지만, 라디오라는 감성과 장점을 멋지게 살려주는, 오랜만에 만나는 매력의 라디오 제품이 아닐까 한다. 마그노의 엔트리급 라디오 제품, 이코노를 소개한다.
마그노는 인도네시아의 회사로서, 지금 소개하는 라디오 제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되는 펜 카드 홀더, 스탬플러, 커터칼, 테이프 디스펜더, 봉투 오프너, 나침반, 컴퍼스, 돋보기 등을 특유의 목재 가공으로 선보이고 있다. 기능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디자인 감각으로 접근한 것이 특징이며, 특유의 고품질 목재 가공은 마그노라는 브랜드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 회사의 철학은 철저히 친환경적인 요소에서 접근하는데, 제품을 생산할 때마다 ‘그만큼 나무를 더 심는다’는 귀중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무가 유한하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끼며, 실천하는 회사인 것이다.
마그노의 라디오 라인업은 레크토, 쿠보, 이코노, 미크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콘셉트 자체는 비슷하지만, 제품 별 디자인적 포인트들이 조금씩 다르다. 레크로와 쿠보는 주파수를 조정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부를 채용하고, 미크로와 이코노는 디스플레이 부가 생략되어 있다. 참고로 마그노의 모든 디자인은 인도네시아의 신지 카르토노(Singgih S. Kartono)가 담당하고 있는데, 이 라디오의 제품들로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코노는 이전 쿠보에서처럼 아주 멋진 디자인의 라디오이다. 쿠보와는 디자인 콘셉트가 다른데, 아무래도 디스플레이 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참고로 미크로는 이코노의 미니 사이즈 제품으로, 정말 작고 귀엽다. 밝은 톤의 파인 우드와 어두운 색의 소노케링 우드의 조합으로 마감되었고, 2개의 커다란 노브가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위쪽 노브는 주파수 조정을 담당하고, 아래쪽 노브는 전원 온·오프 기능과 볼륨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뒤편에 또 하나의 노브가 있는데, 이것은 AM과 FM 주파수의 변환이다. 최신의 제품답게 3.5mm의 스테레오 단자도 채용하고 있는데, 유용하게도 입력과 출력을 따로 두고 있다. 스마트폰과의 연결로 외장 스피커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 AUX 입력 케이블을 따로 제공하기도 하는데, 단자 플러그에도 목재를 활용한 센스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라디오 안테나 끝 부분도 동그란 나무를 달아놓고 있는데, 실제로 보면 아주 귀엽다. 뒤편의 고리 부분을 돌리면 비밀의 문을 열어볼 수 있다. 참고로 AUX 입력 케이블은 이곳에 들어 있다.
전체적인 사운드는 이전 쿠보와 비슷한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느끼게 되는 메마르고 차가운 소리가 아니라, 아주 풍성하고 진득한 사운드가 흘러나온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풍부한 사운드이며,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라디오를 듣는다는 느낌의 묘한 질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한참을 들어보며, 이보다 더 작은 미크로는 어떤 소리일까 자연히 기대하게 된다. 디지털 느낌 가득한 라디오를 듣다가, 오랜만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라디오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 개인적으로도 꼭 추천하고 싶은 라디오 제품이다.
수입원 우리오디오 (02)2246-0087
가격 39만5천원 지원 FM·AM 크기(WHD) 18×11.5×12cm 무게 1.2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