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확실히 독특하다. 기존에 흔히 접하던 사운드와 다른 길을 가면서도, 자신만의 사운드를 강렬히 어필해낼 줄 안다. 여기에는 남다른 기술과 철학이 필요한데, 단순히 개성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다가 밸런스가 완전히 깨져서, 말도 안 되는 사운드를 선사하는 제품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제품은 이런 경계에서 최대한 벗어나면서도, 독특한 자신만의 사운드를 선사하며 음악 듣는 재미를 부추긴다. 덕분에 개인적으로도 즐겨 듣는 브랜드 중 하나인데, 이들만의 매력적인 중·고음은 다른 브랜드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일본의 유명 헤드폰·이어폰 브랜드,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내에서는 비싼 가격으로 이들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심어져 있지만, 실제 이들이 출시하고 있는 라인업들을 보면, 다양한 가격대로 단계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래그십 피아노 포르테 시리즈부터, 헤븐, 아다지오, 그리고 판도라 시리즈까지 하나 둘 헤아려 보면 그 수가 제법 된다. 시리즈마다 같은 디자인을 채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하우징 소재를 통한 사운드 튜닝이 제법 강조된다.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헤븐 시리즈의 엔트리급에 속하는 헤븐 4를 소개한다.
헤븐 시리즈의 디자인이 처음에는 가격에 비해 조금은 평범한 것은 아닌가 생각될 때도 있었는데, 몇 번 제품들을 경험하고부터 그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산뜻한 광택의 하우징, 길게 뻗은 독특한 구조, 꼼꼼하게 마무리된 마감, 간결한 색감 등 첫눈에는 사로잡지 못할지라도, 오랫동안 눈여겨볼 수 있는 진득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더구나 상위 모델과 하위 모델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가까이서 비교해보면 퀄러티나 마감에서 제법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상위 모델들의 하우징 광택을 보면, 이들의 진가가 드러나기도 하는데, 고급스러운 마감이 어떤 것인지 한눈에 알게 한다. 이번에 받아든 헤븐 4 역시 헤븐 2와는 하우징에서 차이를 두고 있는데,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되었으며,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 특유의 광택을 선사한다. 물론 상위 모델로 가면 또 다른 소재들로서, 한층 더 고급스러운 색깔과 빛깔을 내기도 한다. 하우징에는 고급스럽게 ‘Final’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하우징과 꽤 잘 어울리는 모습. 색상은 화이트, 블랙, 바이올렛으로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케이블은 플랫형으로 단선이나 선 꼬임을 방지하고 있다. 크롬 광택의 전용 케이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어폰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케이스를 보호해야 할 것 같은 느낌으로, 굉장히 고급스러운 면모를 보여준다.
음압 레벨은 112dB이고, 임피던스는 16Ω인데, 이는 헤븐 시리즈의 공통된 사양으로,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포터블 플레이어에 쉽게 대응한다. 착용감과 차음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했지만, 꽤 훌륭한 수준으로 오랫동안 음악을 듣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사운드는 처음 듣자마자, 대번에 파이널 오디오 사운드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굉장히 밝은 느낌의 사운드가 청량감 있게 전해지고, 여러 장르의 음악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매력 있게 만들어준다. 가격대 성능비의 헤븐 2와 이들의 주력기라고 할 수 있는 헤븐 6 사이에 위치하는 제품이니 만큼, 비교적 주목을 못 받은 것이 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생각이다. 헤븐 2에서 부족했던 많은 부분들이 헤븐 4로 넘어오면서 어느 정도 해결해주는 모습이고, 헤븐 6의 실력을 실용적으로 담아낸 것이 주요 특징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어둡고 한 단계 가라앉은 느낌의 제품보다 이렇게 템포를 올려주면서 중·고역에 포인트를 주는 이어폰을 선호한다. 실내에서만 음악을 들을 때면 그 반대의 상황이겠지만, 외부에서 음악을 많이 듣는다면, 단연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의 감각들이 훨씬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만의 사운드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말도 안 되는 대역 증폭으로 귀를 자극하게 하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밸런스를 만들며, 음악의 묘미를 살려주는 쪽으로 튜닝되어 있다. 특히 상위 모델로 갈수록 훨씬 더 완벽한 감각을 보여주는데,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 꽤 있는 편이다. 헤븐 2로는 부족하거나, 헤븐 6로 가는 길이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단연 이 제품이 제격이다. 파이널 오디오 디자인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제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입원 소리샵 (02)3272-8791
가격 18만9천원 색상 화이트, 블랙, 바이올렛 하우징 스테인리스 스틸 유닛 타입 BA
임피던스 16Ω 음압 112dB 무게 16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