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pason Astera
상태바
Diapason Aster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4.12.01 00:00
  • 2014년 12월호 (509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탈리아 장인 정신의 극한이 담긴 디아파송 아스테라

역시 음색이 진하다. 일렉트릭 기타의, 이펙트를 적절히 건 음색의 처절함이나 바닥을 두드리는 킥 드럼, 절규하는 보컬 등이 지극히 사실적이고, 강력하게 다가온다. 록에서 이런 활기가 재현되는 것은 드문데, 그 정도로 본 기의 장점이 풍부한 것이다.

독일 사람들은 기악을 위해, 프랑스 사람들은 폼을 잡기 위해, 미국 사람들은 돈을 위해 음악을 만든다고 한다. 그럼 이탈리아 사람은 뭘 위해 음악을 만들까? 바로 노래하기 위해서다. 오페라의 위대한 전통이나 전설적인 성악가의 화려한 리스트나 대부분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삼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이탈리아 스피커로 말하면 하나를 더 첨가해야 한다. 바로 수려한 인클로저를 제작하기 위해 스피커를 만든다. 좀 과장 같지만, 수많은 이탈리아 스피커 메이커들의 제품을 보면 뭔가 공통된 기저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그게 바로 인클로저다. 당연히 그 계보에 디아파송은 톱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과연 보기만 해도 마음이 뿌듯하고, 음악이 들려올 것 같은 스피커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간 많은 제품을 만나면서도, 음악이 스피커 주변을 맴도는 듯한 느낌을 준 제품은 별로 없다. 본 기의 유니크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겠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고, 그래서 가끔 인클로저를 쓰다듬게 되고, 막상 음악을 들으면 지고의 행복감에 젖어들게 된다. 그게 바로 디아파송의 최대 미덕이라 하겠다.
한동안 이 회사의 제품이 국내에서 뜸하다가, 오랜만에 아스테라(Astera)라는 모델로 만나게 되니 가벼운 반가움이 든다. 여기서 디아파송(Diapason)은 음폭이나 기준음이라는, 일종의 음악 용어에 해당이 되고, 아스테라는 라틴어로 ‘별’ 혹은 ‘별의 무리’를 뜻한다. 즉, 이 제품으로 음악을 들으면,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반짝반짝 아름다운 음의 무리가 쏟아진다는 기분에 젖게 된다. 약간 과장이 섞일 수 있겠지만, 사실이다.
우선 인클로저를 보면, 다면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복잡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여기저기 많이 깎고 다듬어서 좀 어수선할 수도 있는데, 말하자면 정재파나 반사파에 적극 대응하는 형상이라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이런 다면체 구조는 내부도 마찬가지여서, 일종의 내부 정재파도 적절히 컨트롤하고 있다. 또 그 인클로저의 두께가 제각각인데, 이것도 고도의 연구와 실험 끝에 얻어낸 데이터라 하겠다.

2개의 유닛으로 구성된 전면을 보면, 상당히 근접 배치된 점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이것은 되도록 두 개를 밀착시켜서 마치 하나에서 나오는 듯한, 즉, 포인트 소스에 가까운 음을 얻기 위함이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음장이 스피커 사이에 펼쳐지면서 스피커의 존재 자체가 극적으로 사라지는 효과를 노리는데 유리하다.
트위터는 29mm 구경의 소프트 돔으로, 헥사딤 마그넷이라는 매우 강력한 자석이 결합된 형태다. 미드베이스는 넥스텔이라는 소재가 강력히 분사되어 페이퍼 콘 위에 더해진 것으로, 빠른 리스폰스와 단단함을 보장한다.
한편 본 기를 지지하는 스탠드는 76cm 높이로, 일반 제품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네 개의 쇠기둥 중간에 단단한 목재를 붙인 것이다. 디자인으로 봐도 멋있지만, 어떤 음향학적 배려가 가미되어 있는 듯하다. 아무튼 본 기를 사용한다면 이 스탠드의 사용은 필수라 하겠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북셀프의 경우, 메이커가 제시하는 스탠드가 제일 잘 어울린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가끔 까먹는 진실이다.
본 기의 담당 주파수 대역은 38Hz-20kHz. 통상의 북셀프의 저역 한계가 50Hz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광대역이다.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첼로나 더블 베이스에서 더 깊고, 풍부한 음향이 재생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또 단단한 스탠드 위에 놓여 그 탄력성이 상당하다는 인상이다. 잘 만들어진 2웨이 북셀프는 어중간한 3웨이 톨보이보다 훨씬 퍼포먼스가 뛰어난데, 본 기가 그 전형적인 사례라 하겠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서그덴의 SPA-4와 LA-4 조합을 동원했고, 소스기로 TDL-18CD를 사용했다. 첫 곡으로 정명훈 지휘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중 행진인데, 과연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안쪽 깊숙이 큰 북이 점차 음량을 강하게 높이며 다가오는 대목이나 공간을 휙휙 가르는 바이올린군의 움직임, 천장 높은 줄 모르고 한없이 뻗어가는 혼의 울림 등이 정말 수려하고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기본기가 충실한 제품임을 알 수 있다.
샤데이의 ‘No Ordinary Love’는, 화려한 전자 음향을 배경으로 홀연히 샤데이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트랙인데, 그 의도가 잘 재생되고 있다. 무엇보다 보컬 자체의 허스키하면서 달콤한 음성이 마음을 사로잡는 바, 과연 여성 보컬에서 얼마나 강점을 갖는지 능히 짐작이 된다. 풍부한 저역의 어택감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레드 제플린의 ‘Since I've Been Loving You’. 역시 음색이 진하다. 일렉트릭 기타의, 이펙트를 적절히 건 음색의 처절함이나 바닥을 두드리는 킥 드럼, 절규하는 보컬 등이 지극히 사실적이고, 강력하게 다가온다. 록에서 이런 활기가 재현되는 것은 드문데, 그 정도로 본 기의 장점이 풍부한 것이다. 한 번 사두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몰두할 수 있는 제품이라 하겠다. 

수입원 우리오디오 (02)2246-0087
가격 1,10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8cm, 트위터 2.9cm  재생주파수대역 38Hz-2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16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8dB/W/m  크기(WHD) 26×38×44.2cm, 28×76×44.2cm(스탠드) 
무게 13kg, 26kg(스탠드)

509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12월호 - 509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