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686 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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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686 S2
  • 김남
  • 승인 2014.12.01 00:00
  • 2014년 12월호 (50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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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라는 B&W의 기본 양식을 보여주는 북셀프 스피커

B&W의 600 시리즈 신 모델들이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데, 시청기는 그중 북셀프 타입으로 인기를 모았던 686의 업그레이드 제품이다. 기존 제품과 모델명은 동일하고 제품명 끝에 S2를 붙여 출시되었다. 제품 이름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지라도 외형적으로 큰 차이가 느껴진다. 우선 구조를 변경하면서 전체적으로 크기가 늘어났다. 크기가 커진 이유는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전면에 설치되면서 전체적 높이가 달라진 것인데, 포트가 전면으로 이동한 장점은 아무래도 설치 공간에 제약을 적게 받는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높이가 높아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B&W 686 모델 특유의 노란색 케블라 미드·우퍼와 트위터의 금속 플레이트 등 전면부 느낌은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통신대에서 군복무를 한 존 바우어라는 통신 공학 엔지니어에 의해 출범한 이 회사는 1979년에 801이라는 불후의 스피커를 만들면서 세계 스피커 시장을 장악하고 말았다. 노란 케블라 콘과 눈사람 형태의 몸집은 그때까지 등장한 어떤 스피커보다도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로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무거운 몸체 아래 바퀴까지 달아 세계의 녹음 스튜디오에서 앞 다투어 사용함으로써 그야말로 광풍이 불었다. 모니터 스피커라는 별칭도 그때 등장했다. 801을 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일본 쪽의 열기도 한 몫을 단단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었다. 801은 만능의 스피커가 아니고 서구에서도 스튜디오 모니터로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클래식 검청용이었는데, 그걸 정직하게 발표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맞는 앰프가 없다는 탄식이 나올 만큼 감도가 낮아서 사용자 대부분이 의혹과 실망이 교차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소리 역시 모니터 스피커라고 해서 해상력이 더 뛰어나고 소리가 탁월한 것이 아닌데 그것을 경고하는 사람도 없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할 만하다. 모니터 스피커라는 것은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를 실낱 한 개라도 놓치지 않고 검청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강의 주파수를 폭넓게 수용하는가가 목적이기 때문에 801은 일반 애호가가 좋아하는 해상력 좋고 윤기와 밀도가 있는 쪽의 소리가 결코 아니었다. 그보다는 자연스럽고 약간 벙벙거리는 쪽의 특성이어서 개인적으로도 사용하다가 실패한 대표기종 중의 하나로 기억에 남는다. 그 후 존 바우어는 별세했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건재해 오늘날 B&W가 완전하게 세계 스피커 시장의 선두 주자로 올라서는데 크나큰 기여를 했다. 801은 개선되어 옛날의 그 제한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만능의 하이엔드 제품으로 올라섰고, B&W는 고가품에서 저가품에 이르기까지 마치 거대한 유산처럼 동일한 소리를 내주는, 결코 어떤 제품을 사더라도 실망하는 법이 없는 신뢰의 레이블로 자리잡았다.

이 자그마하고 별로 비싸지 않은 제품에서 소리가 울리자마자 첫 느낌도 역시 B&W로군 하게 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 가격보다 서너 배는 비싼 제품인 것으로 알았다. 생김새도 특이하다. 형태가 특이한 것이 아니라 색상이 특이한데, 무광 화이트라는 것은 이 고전적인 제작사에서 처음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지금의 스마트폰의 인기 효과에서 얻은 아이디어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호에는 2기종의 동일한 무광 화이트 제품을 봤는데, 모두 감탄할 만큼 아름다웠다.
제품 번호가 달라졌을망정 위에 거론한 점 외에는 특별한 변동 점은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이는 이 제작사의 스피커들은 처음부터 거의 동일한 부품을 사용해 대등하고 일관된 성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케블라 콘만 해도 지금은 같은 재질을 사용하는 업체가 많지만, 직조 타입과 콘의 기하학적인 형상, 수지나 댐핑재의 세부 디자인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그 부분의 튜닝 기술에 있어서는 B&W를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외지의 한 인터뷰 기사에 나와 있기도 하다. 덕트에 새겨진 마치 곰보 자국 같은 형태도 치밀한 설계의 결과다. 그리고 타 제작사들이 네트워크 개발에 몰두해 심지어 한 스피커의 네트워크가 마치 우리네 뒤주만큼 큰 제품이 나온 바도 있는데, B&W는 가급적 단순한 회로를 만든다는 신조(?)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개발 특허를 지녀 B&W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매트릭스 캐비닛도 마찬가지.

하지만 본 시청기인 S2 시리즈에서 새롭게 달라진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트위터에는 CM10에서 사용된 기술을 가져와 만든 더블 돔 트위터라는 것이 채용되었는데, 얇고 가벼운 알루미늄 돔이 강성이 뛰어난 두꺼운 알루미늄 링에 둘러싸여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트위터는 겔 쿠션에 의해 캐비닛과 분리되어 캐비닛 진동의 영향을 제거했다. 미드·우퍼의 경우 더스트 캡으로 PM1에서 사용된 안티 레조넌스 플러그라는 버섯 모양의 부드러운 소재를 채용했는데, 피스톤 움직임을 향상시키고 고역의 브레이크 업을 감소시킨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트위터에 처음으로 1차 필터를 적용하고, 부착 위치까지 변경했으며, 문도로프의 고가 커패시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B&W 686 S2는 새로운 기술의 채용을 통해 품질의 향상을 꽤한 것인데, 별로 비싸지도 않은 이런 소형기에까지 거듭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을 통해 스피커 전문 제작사인 B&W의 양식을 엿볼 수가 있다.
소리는 매혹적이다. 서그덴의 프리·파워 앰프(이번 호 시청기)를 매칭했는데, 약간 살집이 올라 있으면서도 선명하고 유려하다. 어떤 장르에서도 마찬가지. 토털 A급이라 쳐도 되겠다. 역시 B&W! 

수입원 로이코 (02)335-0006
가격 11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cm 우븐 케블라,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62Hz-22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00W  크기(WHD) 16×31.5×22.9cm  무게 4.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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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2월호 -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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