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man CL-38u·MQ-88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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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man CL-38u·MQ-88u
  • 장현태
  • 승인 2014.12.01 00:00
  • 2014년 12월호 (50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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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만의 대표 클래식 모델을 다시 만나다

오케스트라 각 악기들의 표현력은 정위감과 잘 정돈된 스테이지로 재생되어 있으며, 디테일을 강조하기보다는 꽉 찬 중·저역의 하모니들이 조화를 이루었고, 현악기와 목관의 질감 표현은 역시 럭스만 진공관의 장점으로 부각되어 매력적인 선율로 전달되었다. 

럭스만은 1925년에 설립된 가장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일본의 대표적인 진공관 전문 앰프 브랜드인데, 지금도 최신 기술들을 반영한 다양한 라인업들을 발표하며, 더욱 활발히 하이파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DSD DAC와 플래그십 C-900u, M-900u 모델까지 소개하여 브랜드의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다.
럭스만의 명기인 클래식 시리즈의 대표 모델들을 기억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진공관 전성기 시절의 CL-35와 MQ-60 제품을 기억할 것이다. 특히 이 두 모델들은 과거 마란츠와 함께 진공관 전성기 시절에 가장 안정적인 제품으로 손꼽히는 모델이기도 했다. 이번 리뷰에서 만날 제품이 바로 오리지널 제품을 복각한 CL-38u 프리앰프와 MQ-88u 파워 앰프인데, 디자인에서 회로 설계, 그리고 사운드까지 모두 과거 일본 럭스만의 진공관 전성기 시절 앰프의 퀄러티를 재현하여, 럭스만으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앰프라고 할 수 있다. 먼저 CL-38u 프리앰프를 살펴보자. 동사가 1970년에 발표한 CL-35가 롤 모델인데, 이 제품은 마란츠 7 프리앰프와 비교될 만큼 명기로 불린 제품이다. 전면의 은색 패널에는 고전적인 노브와 토글 스위치를 배치했고, 나무 상자에 수납된 제품 디자인으로 클래식 이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일본에서 혁신적인 회로 스타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RPP 회로를 적용한 대표적인 프리앰프이기도 한데, 이 회로는 3극관의 플레이트와 캐소드가 바로 결합된 형태로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만들어 낸다. 덕분에 실제 사운드에서도 라인 증폭단의 에너지 넘치는 신호 처리와 빠른 반응이 장점으로, 이를 통해 명료한 음색과 정보량이 많은 정확한 음의 표현이 가능하다. 현대의 진공관 라인 프리앰프에서도 꾸준히 사용되는 회로인 만큼 음질과 안전성, 그리고 효율 좋은 회로로 손꼽히고 있다. CL-38u는 단순히 과거의 사운드에 멈추지 않고, 현대적인 고음질 사운드 대응을 보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아날로그 재생에 대한 부분으로 포노 앰프 회로와 MC 카트리지용 승압 트랜스를 탑재하고 있다. 톤 회로의 경우 주파수 변경이 가능한 파라메트릭 이퀄라이저 방식이 적용되어 있고, LP의 모노 레코딩 재생을 위한 모노 전용 및 레코드의 변형에 의한 우퍼의 불필요한 진동 억제를 위한 로우 컷 스위치까지 장착되어 있는 등 오리지널의 기능들을 빠짐없이 적용하고 있다. 전원부는 토로이달 전원 트랜스와 초크 트랜스를 일체형 실드 케이스로 마감하여 노이즈를 사전에 차단해 주고 있으며, 이런 배려들은 100dB의 높은 S/N비를 갖추게 했다. 그리고 편리성을 위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볼륨 제어가 가능한 리모컨도 제공한다.

다음으로 MQ-88u 파워 앰프를 살펴보겠다. 1969년에 발표하였던 MQ-60의 이미지를 채택하여, 보호 철망이 빈티지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풍겨준다. 베이스 케이스와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케이스에 인스톨된 OY15형 출력 트랜스 등 주요 부품들은 오리지널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였는데, 과거 럭스만 진공관 파워 앰프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반영해 줌으로써 익숙함과 친근감을 더하고 있다. 회로는 입력단에는 ECC82 쌍 3극관을 병렬로 구성하여, 낮은 임피던스를 유지하고 능률을 올리도록 했다. ECC83 진공관을 드라이브단으로 구성한 전통적인 뮬라드형 회로를 채택, 출력관의 능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도록 했다. 고정 바이어스 방식과 함께 출력관과 출력 트랜스는 UL 접속 방식을 사용한다. 클래스A 증폭 방식으로 5극관인 KT88을 3결 접속하여 KT88의 선이 정확한 고역과 응집력 강한 저역을 최대한 표현해 주고 있으며, 진공관 고유의 맛을 잘 전달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출력은 6Ω 기준 채널당 25W 출력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사운드 성향은 구동력보다는 고전적인 사운드와 진공관의 포근함과 질감을 잘 표현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듯하다. 출력관을 KT88을 사용하고 있지만, 마치 KT66을 듣는 듯한 느긋함과 깊이 있는 중·저역의 표현력을 만날 수 있다. 진공관은 럭스만 로고가 인쇄된 JJ사의 선별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콘덴서 등 주요 부품들도 모두 럭스만의 특주품으로 로고가 인쇄되어 있다. 과거 제품과는 다르게 입력 단자가 2종류 설치되어 있다. 다이렉트와 가변 입력을 선택할 수 있어, 직결을 통한 파워 앰프 용도나 가변 볼륨을 통해 간단히 프리앰프 없이 소스기기만으로 구동 가능하다.

첫 곡은 마크 페드모어의 목소리로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중 ‘보리수’를 들어보았다. 보컬의 위치는 앞으로 나서지 않으며, 포근함과 페드모어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 전달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럭스만의 고전적 튜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여기에 폴 루이스의 피아노 톤은 제법 굵은 선으로 재생되었다. 대편성곡으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고 도이치 컴머필하모닉이 연주한 베토벤 5번 중 4악장을 들어보았다. 오케스트라 각 악기들의 표현력은 정위감과 잘 정돈된 스테이지로 재생되어 있으며, 디테일을 강조하기보다는 꽉 찬 중·저역의 하모니들이 조화를 이루었고, 현악기와 목관의 질감 표현은 역시 럭스만 진공관의 장점으로 부각되어 매력적인 선율로 전달되었다.
빈티지적인 매력과 현대적인 표현력들이 동시에 부각되어 있기 때문에 장르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점은 가장 기억할 만한 대목이다. MQ-88u 파워 앰프에서 KT88의 넘치는 에너지나 화려함보다는 중·저역의 온화한 열기를 만끽할 수 있었으며, CL-38u 프리앰프를 통해 과장 없는 음의 표현과 단정한 스테이지 재현 능력을 들어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중립적이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을 것 같은데, 그만큼 오랜 시간 함께 해도 쉽게 싫증이 나지 않는 안정적인 사운드가 돋보인다. 전통적인 디자인과 현대적인 고성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으며, 레전드 모델로 불리던 두 제품을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개인적으로도 언제 다시 수입되나 손꼽아 기다렸던 럭스만의 클래식 모델,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울 따름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390만원 
사용 진공관 ECC83×3, ECC82×5  주파수 응답 10Hz-70kHz(+0, -3.0dB)  S/N비 100dB
출력 전압 1V  THD 0.006%  크기(WHD) 40×17×30.7cm   무게 13.5kg

가격 460만원  사용 진공관 KT88×4, ECC83×2, ECC82×2  실효 출력 20W(8Ω), 25W(6Ω)
입력 임피던스 100KΩ  THD 0.15%  S/N비 105dB  크기(WHD) 44×18.5×23cm
무게 15.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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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2월호 -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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