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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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오디오
  • 승인 2014.12.01 00:00
  • 2014년 12월호 (50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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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의 애호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입지

세상에는 스피커 회사들도, 그리고 스피커들도 참 많다. 그리고 많은 스피커 개발자들은 철저한 R&D와 리스닝 테스트를 기반으로 공들여 제품을 만들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애호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흔히 가격대 성능비라고 부르는 미덕을 제대로 갖추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보다. 애호가의 입장에서 쓸 만한 스피커의 가격은 항상 너무 비싸게 느껴지니 말이다.
물론 하이엔드의 관점에서 한 제품 한 제품에 온 정성을 다해 최고의 경지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이고, 그들의 열정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런 열정들이 없었다면 오디오가 지금과 같이 훌륭한 경지에 오르지 못했을 것은 당연하다. 다만, 이렇게 비싼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애호가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현실과 오디오 초보자들의 진입 장벽을 생각할 때 시장에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제품들이 좀더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오디오라는 제품의 궁극적인 목적이 우리에게 음악을 아름답게 들려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 바람은 더욱 절실해진다.

그런데 가격대 성능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다양한 분야에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대규모 메이커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나의 부품 또는 기술을 개발해도 그들이 커버하는 여러 분야에 이를 접목시킴으로써, ‘본전’을 뽑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렬 애호가들이 주축을 이루지 않는 일반 대규모 메이커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판매량을 염두에 둠으로써 자칫 오디오 애호가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지나치게 범용적인 제품, 개성이나 열정이 부족한 제품들을 만들기 쉽다. 결국 최근의 오디오 시장은 많은 애호가들을 높은 가격과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제품의 성능 사이에서 고민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완은 그런 점에서 현재 오디오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커다란 강점을 갖고 있는 회사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 파크에서 창업한 스완(Swan)은 리본 트위터를 포함하여 드라이버 제조에 관련된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 전신은 캐나다 토론토에 자리 잡고 본격적으로 R&D를 시작한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제조업에 대해 국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특히 오디오 분야를 장려하며 후원을 듬뿍 해주는 캐나다라는 좋은 환경에서 스피커나 이에 관련된 다양한 부분에 대한 연구가 충실하게 이뤄졌음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스완은 그렇게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파이는 물론이고 홈시어터, 카오디오, 멀티미디어 등 무척이나 방대한 시장에 뛰어 들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착실하게 노하우들을 축적하며 활발하게 상호 접목시키는 노력을 해왔다. 다른 분야의 시장은 하이파이 시장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기술 개발이나 생산 공정에 충분한 투자가 가능하기에, 스완은 고급 하이파이 제품들을 생산하면서도 가격대 성능비를 높일 수 있는 배경을 착실하게 갖추어 온 것이다.

스완을 창립한 프랭크 헤일(Frank Hale)은 매우 뛰어난 음향 및 오디오 전문가로, 비단 경영뿐 아니라 제품 설계에도 두루두루 관여했다. 지금은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났지만, 회사를 캘리포니아주 아카디아로 이전한 지금도 여전히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스완을 이야기할 때 첫 번째로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도 디바일 것이다. 2웨이 2스피커의 북셀프 디바가 2000년도에 더 쇼(T.H.E. Show)에서 밸류 어워드를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스완은 그들을 연상할 때 떠오르는 키워드로 ‘밸류 포 머니(Value for Money)’라는 말을 얻게 되었다. 케블라와 파이버를 혼합한 소재를 사용하여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적절한 부드러움과 다이내믹스를 골고루 갖춘 디바는 이후 차근차근 후속 버전이 나오면서 아시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그 명성을 이어갔다. 특히 2.1 버전의 경우 독일을 대표하는 <오디오>라는 잡지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은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하지만 현재의 스완을 이야기하자면 그 찬란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디바는 단지 동사의 여명을 밝힌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M 시리즈 때문이다. 지금은 스완이라고 하면 M1, M3, M806 등, M 시리즈가 먼저 떠오를 만큼 최근 M 시리즈는 스완에게 있어서 특출한 성공작이기 때문이다.

우선 M1으로 말하자면, 2웨이 북셀프 스피커로서 동사가 자랑하는 리본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덕분에 고역은 약 40kHz까지 거침없이 뻗는다. 이와 함께 사용되는 미드·우퍼는 5인치 케블라/페이퍼 제품으로, 40Hz 이하까지 저역의 재생이 가능하다. 사이즈에 어울리지 않게 광대역으로 야무지면서도 알찬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만듦새는 스완의 다른 제품들처럼 수려해서, 체리 원목을 이용한 인클로저는 특히 에지 부분을 둥글게 다듬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프런트 배플에 씌워진 검은 가죽은 외관의 아름다움은 물론, 불필요한 음의 반사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음향학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실제 음을 들어보면 투명도가 빼어날 뿐 아니라, 핀 포인트 이미지가 가능해, 가히 하이엔드급 퀄러티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일체의 착색이 없는 리본 트위터의 음색과 단단하면서 빠르며 개방적인 저역과 맞물려, 북셀프 스피커의 매력을 제대로 들려준다.
M3은 M1에 비하면 신참에 속하지만, 디바나 M1과는 달리 3웨이 3스피커의 구성이다. 간편함을 추구하는 요즘 북셀프 스피커에서는 보기 힘든 구성인데 특히 중역을 담당하는 2인치 ‘대형’ 돔 유닛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돔 유닛을 중역대에 즐겨 채용하는 메이커는 영국의 ATC나 PMC, 루악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스피커에서 중역 돔 유닛의 음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M3의 돔 유닛은 광대역으로 중역은 물론 고역까지 상당량 커버하는데, 보컬이나 현 등 우리 귀에 민감한 대역을 담당하며 빼어난 해상도와 투명도, 그리고 자연스런 음의 확산을 통해 M3 음의 분위기를 총 연출하는 역할을 한다. 돔 유닛과 하나의 프레임에 설치되어 있는 트위터는 경량의 리본으로 높은 고역을 섬세하게 커버하며, 중·저역은 M3의 설계 과정에서 새로 개발된 6.5인치 케블라 콘이 담당한다. 체리 원목을 이용한 수려한 인클로저의 만듦새는 공예품처럼 보는 것만으로 사용자를 흡족하게 만든다.
최근에 개발된 M806B에 대해선 아직 널리 알려진 바가 없다. 단순한 2웨이 북셀프이면서, 1인치 메탈 돔과 6.5인치 케블라 우퍼를 조합한 형태로, 특히 인클로저에서 기존의 형상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또 다른 음, 또 다른 세계를 기대하게 만든다. 인클로저와 다른 재질의 프런트 배플을 장착하고 유닛이 장착된 부분 이외의 부분을 곡면으로 성형함으로써, 인클로저의 울림이나 불필요한 반사 또는 회절을 억제하여 무엇보다 음장 재생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스완에서는 더 진일보한 인클로저 제작 기법을 도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에서 평가가 좋은 만큼, M806B도 주목해야 할 제품이 아닐 수 없다.
그 외에도 스완의 하이파이 제품군에는 많은 제품이 있다. 스완에서 자랑하는 울트라 하이엔드 시리즈에는 예전 매킨토시나 인피니티, 제네시스의 최고 기종처럼 수십 개의 리본 고역, 돔형 중역을 장착한 초대형 제품들도 상당수 포진하고 있다. 차차 국내에 상륙하는 제품들이 다양해지겠지만,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것도 애호가들의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뭘 고르든, 스완의 제품에서 얻을 수 있는 가격대 성능, 나아가 가격대 만족감은 각별할 것이 분명하니 진퇴양난에 빠진 애호가들이 나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입지가 마련된 듯하여 모처럼 기분이 흐뭇하다. 스완의 국내 진출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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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2월호 -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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