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ndyna MiniPod M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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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dyna MiniPod MK3
  • 김남
  • 승인 2014.11.01 00:00
  • 2014년 11월호 (50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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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 좋고 음질도 좋은 음향 공학의 산물

우리나라의 모든 제품 디자인 실력은 세계 수준으로 볼 때 아직도 수준 이하에 속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축 빌딩을 봐도 그렇고, 지금은 다소 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차량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옷이나 산업 제품들도 대동소이하다. 전국의 각 대학에 디자인 전공자가 수두룩한데도 제품을 만들면서 아직도 각 기업들이 외국 디자이너에게 의뢰하거나 감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며,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은 오히려 중국보다도 더 뒤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도시의 아름다움은 중국 상해의 신시가지를 봐도 단숨에 이해가 된다. 상해 신시가지는 도시 자체를 크게 계획해 마치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나라 시골 마을에 가면 어딘가 어수선하고, 도회지라고 해도 다를 바가 없다. 계획도시라는 개념이 없으니 전국이 온통 철거 직전의 마을처럼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것이며, 그러한 환경 속에서 아름다움이란 것이 태어나기 힘들다는 것이 우리 현실이인지도 모른다.
아마 그런 분위기에서 본 시청기 같은 스피커를 본다면 ‘정신 나갔군’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무슨 스피커가 이런가? 스피커란 4각형이 기본 아닌가’ 하면서 말이다. 사실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안 그런 척 하면서 글로벌 시대의 첨단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자처하면서도 우리는 새로운 것, 첨단적인 것에는 의외로 더 보수적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본 시청기야말로 그러한 우리 감각에 도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의 하나인데, 과연 이런 디자인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지 나는 개인적으로 몹시 흥미롭게 생각한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스피커는 B&W가 그 시작이다. 기존의 정통 4각형 인클로저 개념을 뛰어넘어 B&W의 노틸러스 이론이 나온 것은 이제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국내에서 인정도 받고 있지만, 대형기가 아닌 미니 사이즈로 덴마크의 이 제작사가 혈통을 승계받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놀랍다. 대형기로만 구현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런 이론이 보기 좋게 이런 미니 사이즈에도 통할 수 있다니…. 그 허를 찌른 발상에 새삼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보기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제품이 태어난 것은 아니다. 치밀한 과학적 이론을 업고 나타난 음향 공학인 것이다. 이 이론에 입각한 스피커들의 특징인 합성 수지를 이용한 곡면이 많은 인클로저는, 이제 누구나 익히 알고 있듯, 네모난 통보다 인클로저 내의 정재파 형성 억제에 상당한 효과가 있고, 또한 곡면의 외관 역시 배플로 인한 음질의 악영향을 방지한다. 이것은 B&W의 새로운 장을 연 스피커인 노틸러스의 이론이고, 요즘 나오는 비비드 오디오와 같은 설계 이념인데, 이 스피커와 공통적인 것은 이들 고가의 스피커와 스칸디나 스피커가 모두 로렌스 디키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로렌스 디키는 대형기뿐 아니라 이런 미니 사이즈에서도 자신의 이론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청기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시청기에 사용된 노란색 케블라 재질의 우퍼 유닛도 B&W에서 보던 그 재질과 동일한 것으로, 이 시청기 시리즈 발매 당시에는 심지어 B&W라고 소개되었을 정도였다. 이제 고가의 노하우도 시일이 지나면서 이런 가격대의 보급형 제품까지 포용하고 있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과 함께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라는 격언도 생각이 난다.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고가 제품도 두어 해가 지나면 공짜 폰으로 풀리는 세상인 것이다. 종래 노틸러스 이론의 대형 스피커 가격을 생각한다면 스칸디나 미니 포드는 거의 공짜 폰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어느 구석을 보아도 싸게 막 만든 스피커가 아니다. 단지 미니 사이즈화되어 있다는 것만이 다른 점인 것이다.
크기 때문인지 연결 단자가 다소 질박하며, 음질에서도 사이즈의 성향으로 당연히 저음역에서 조금 아쉬울 뿐, 그 외는 노틸러스 소리와 기본적으로 같은 혈통이다. 덕분에 대사 전달이 무척 정확하고, 저음량에서도 윤곽이 확실히 나타나며, 정재파를 줄인 탓인지 이미징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조금만 복잡해지면 무대가 뭉개져 버리는 저가 기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올닉의 12.5W 출력인 인티앰프 T-1500과 연결했는데, 노틸러스 대형기보다도 더 청결한 사운드이며, 현의 맛은 쾌감 그대로이다. 저역의 풍성함은 부족할지언정 음장감은 보통의 중형기를 상회할 정도로 넉넉한 것도 기억할 만한 장점. 소편성의 실내악을 듣기에는 오히려 대형기보다도 품위 있게 울린다. 저역이 더 필요하다면 예쁜 모양새를 한 전용 서브우퍼가 있으니 이를 추가해도 좋지만, 홈시어터가 아니라면 굳이 권하고 싶지가 않다.
생김새도 처음에는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듯하다. 크기가 부담스럽다면 이보다 조금 작은 스몰 포드도 있고, 조금 컸으면 한다면 빅 포드가 있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레퍼런스는 역시 이 미니 포드이다.
단순히 예쁘고 전위적인 디자인만으로는 승부를 걸 수가 없는 시절이 되었다. 이 시청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평가를 적용하더라도 수준을 뛰어 넘는 상당히 경이로운 제품이다. 노틸러스 사운드의 본질을 저렴한 가격대로 즐길 수 있는 호기인 것 같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9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5cm 케블라,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2kHz(±3dB)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0-100W
크기(WHD) 21×34×20cm  무게 2.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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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1월호 - 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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