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텔의 앰프를 들어 보고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외양의 거창함과 달리 가격은 의외로 낮으며, 들려주는 소리는 예상과 정반대로 어지간한 고가의 하이엔드 못지않았기 때문이다. 옛날에 매킨토시의 앰프들이 최고의 하이엔드로 군림하던 시절 그 가격대의 절반 정도의 제품들이 성능을 뽐내면서 푸어 매킨토시라고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로텔은? 비교하기 결례일지 모르지만 푸어 골드문트, 푸어 그리폰 정도 되지 않을까? 그 정도로 상당히 감동을 받았다는 그런 비유이다.
로텔은 브리티시 사운드에서도 독보적인 ‘고성능의 보급기’로 각광을 받아 온 브랜드로 손꼽힌다. 애초에 로텔은 가족 기업으로 출발한 만큼 최대한 마진을 줄이는 기반 위에서 뛰어난 디자인, 저렴한 가격에 하이엔드 급 성능, 부품 하나하나를 직접 만드는 장인 정신의 결집 등으로 삽시간에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점점 제품군이 늘어나면서도 저렴한 가격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로텔의 제품은 CD 플레이어, 인티앰프, 분리형 앰프, AV 리시버, 튜너 등으로 다채로운데, 언제 들어 봐도 신뢰감이 변치 않는다. 이제 로텔은 누가 뭐래도 전통적인 하이파이를 대표하는 이름이 됐다.

최근 로텔은 영예를 드높이면서 새롭게 바뀐 시청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자 자사의 최고 시리즈의 교체를 단행했다. 그 결과 탄생한 15 시리즈는 최고의 홈 시네마 기기들과 스테레오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테레오 제품군에는 RCD-1520 CD 플레이어를 비롯해서, RA-1520 인티앰프, RC-1550·1580 프리앰프, RB-1552·1582 파워 앰프가 있다.
본 시청기는 종전 15 시리즈 기종과 달리 버전업해서 새롭게 출시된 제품으로, 프리앰프는 다양한 디지털 입력이 추가된 RC-1570이며, 파워 앰프도 XLR 입력이 추가된 RB-1552 MK2다.
RC-1570 프리앰프는 울프슨 스테레오 DAC칩을 내장하고 있어 직접 디지털 음원에 대응하는데, 전면과 후면에 USB 입력 단자가 있어 24비트/192kHz까지 지원하는 USB PC 입력과 16비트/48kHz의 AIFF, AAC(m4a), WAV, MP3, WMA 재생을 지원하는 USB 메모리·아이팟 USB 입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아날로그 입력으로 포노(MM) 입력, RCA 및 XLR 입력이 여러 조가 구비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디지털 입력과 아날로그 입력에 자유자재로 대응할 수 있는 기종이다.

RB-1552 MK2 파워 앰프는 AB클래스의 밸런스 디자인 콘셉트로 되어 있으며, 하이 커런트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투입되었고,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슬릿 포일 커패시터를 채용, 안정적인 120W 출력을 과시한다.
이 두 기종의 가격을 보면 어안이 벙벙할 정도인데, 이런 가격대로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내주는지 불가사의할 뿐이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경향은 청결하며 매끈한데, 약간 감싸는 듯한 해상력으로 깊이감도 충분하다. 듬직한 존재감, 듬직한 소리의 본 고장이라 할 만하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RC-1570 프리앰프
가격 140만원  USB 입력 24비트/192kHz  출력 레벨 1V(RCA), 2V(XLR) 
S/N비 110dB, 80dB(포노)  톤 컨트롤 ±10dB(베이스·트레블)  주파수 응답 4Hz-100kHz(±0.3dB) 
THD 0.004% 이하  크기(WHD) 43.1×9.9×32cm  무게 7kg

RB-1552 MK2 파워 앰프
가격 140만원  실효 출력 120W(8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0.5dB) 
IM 디스토션 0.03% 이하  S/N비 120dB  댐핑 팩터 450  크기(WHD) 43.1×14.4×34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