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근래 등장한 이 제작사는 독특한 생김새와 고대 유적의 황금색 같은 컬러를 인클로저에 도입한 점 등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처음에 이 위 모델을 본 순간 인클로저가 골드 도색을 한 금속품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금속이 아니라 특수 목재 위에 정밀한 금속박으로 도색을 한 것으로, 피아노 래커보다도 몇 곱절 더 난해한 공정이라고 한다.
이 시청기처럼 작은 체구에 3웨이가 들어 있는 경우란 흔치가 않다. 전면에서 보고는 2웨이 제품인줄로만 알았다. 우퍼는 정작 후면에 장착되어 있다. 10인치의 알루미늄 제품이다. 그 외의 사용된 유닛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는 모두 아큐톤의 세라믹 제품이고, 1.2인치와 5인치 크기다. 네트워크는 4차 필터 방식으로 제작되어 있다. 만듦새가 호사스러운 만큼 가격은 물론 세다. 그런데 전용 스탠드에 거치된 모습은 소형기라기보다는 당당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능가한다. 굉장히 잘 만들어진 스탠드이며, 이런 완벽한 스탠드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인클로저 역시 적당히 합판을 가공하여 만든 것이 아니다. 라켓 같이 만들어진 원형의 목재판을 십 수개 쌓아서 이어 붙이기를 한 것으로, 보통의 가공력으로는 이런 제작을 할 수 없을 터이다. 이런 식의 제작은 통나무 파내기를 한 것보다도 더 강도가 단단하다고 한다. 이러한 강도 때문인지 좁은 면적에 3웨이를 앉혔지만 공진의 느낌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연하고 단단하며 깔끔한 저역이 나와 주기 때문에 이런 정도라면 굳이 대형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 정도.
단, 감도가 84dB로 상당히 낮다. 파워 앰프 구사에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세라믹 유닛은 사용하기 다소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알아야 한다. 적당히 소출력 진공관 앰프로도 구동이 잘 된다는 말만 믿고 국내에서 만들어진 세라믹 스피커를 한동안 사용하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다. 30W 정도의 파워에서도 소리는 물론 나와 주지만, 소리의 진면모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세라믹 유닛이 들려주는 소리를 달빛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섬세하고 투명하면서도 미묘한 습기가 깔리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트라이곤의 프리와 모노블록 파워 앰프(출력 400W)로 매칭을 해 본다. 이만하면 적절함을 넘어서 호사스러운 매칭이 될 것이다. 이런 고가의 제품을 들으면 본능적으로 청각이 더 예민해진다. 뭔가 소리의 허점을 잡아 보고 싶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저가의 제품을 들으면 장점에 더 예민해진다.
역시 소리는 만족스럽다. 전형적인 하이엔드의 이상향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대형 음장은 물론 아니지만, 왕자가 거처하는 궁전 같은 인상. 투명, 섬세, 밀도와 적당한 윤기는 기본적인 것이고, 무엇보다도 우아한 소리라는 것은 이런 것 아닌가 하는 감동을 금할 수가 없다. 귀족적인 상류 사회의 만찬장에 초빙되어 온 가수는 이런 음감으로 노래 부르는 것은 아닐까?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2,016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3웨이 3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29cm SB 어쿠스틱 알루미늄, 미드레인지 12.4cm 아큐톤, 트위터 3cm 아큐톤
재생주파수대역 30Hz-40kHz(±3dB)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4dB
파워 핸들링 200W 크기(WHD) 30.7×42×30cm 무게 18.6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