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Audio H5000 D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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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Audio H5000 DHT
  • 김남
  • 승인 2014.09.01 00:00
  • 2014년 9월호 (50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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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인정받는 올닉의 기술력을 오롯이 담아낸 역작

마치 햇살처럼 번득이는 청결감과 청량함, 그리고 펀치력이 있다. 이건 아날로그가 아니라 SACD를 듣는 느낌과 동일한 것이다. 이러한 사운드 경향은 올닉의 제품 초창기부터 시종여일하게 쫓고 있는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것이 DHT 시리즈에서 거의 완성형으로 태동한 셈인데, 만약 CD 초창기에 이런 제품들이 등장했더라면 CD는 개발이 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

해마다 발표하는 미국의 오디오 전문지 ‘스테레오파일’의 등급별 제품 발표는 세계 오디오 시장의 가장 큰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 등급을 마치 수학 공식처럼 달달 외우고 있는 애호가들도 하나둘이 아닐 것이다. 여기서 A급으로 추천받으면 당연히 세계 최우수 기기로 등극하게 되어 세계의 제작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테스트 기간에는 제작사들의 이메일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일본 제품도 거의 명함을 내밀지 못하고 있으며, 신생 회사의 제품도 찾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 터에 한국의 진공관 제품이 한 기종도 아니고 4기종씩이나 당당히 A급이나 B급에 랭크될 날이 있을 것인가? 아마 대부분은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럴 수가 있나 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난해 스테레오파일이 발표한 이 결과에는 놀랍게도 한국의 제품들이 4기종이나 포함되어 있었다. 경악할 만한 사실이다. T1500 인티앰프와 H3000V 포노 스테이지가 A클래스에 포함된데 이어 또 A-5000 DHT 모노블록 파워 앰프도 B클래스에, 그리고 스피드닉(SpeedNic)까지 포함해서 무려 4기종이 올해의 최우수 기종에 랭크되어 있는 것이다. 모두 진공관 제품이다.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 절대로!

제품 리뷰를 하러 분당선 수내역 근처에 새로 오픈한 올닉의 매장 ‘오디오 멘토스’에 가 보니 실감이 났다. 호주의 한 제약사 오너 한 사람이 시청을 위해 방문 중이었고, 세계 수학자 대회에 참석했던 미국의 교수 몇 사람이 다녀갔나 하면, 다음날은 덴마크의 방문객들이 예약되어 있었다. 올닉의 홈페이지가 아직 영어로만 되어 있는 사정을 비로소 알게 됐다. 올닉은 지금 세계 아날로그 오디오의 성지(聖地)가 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부끄럽게도 민족의 속성이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풍조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오죽했으면 석학 이어령 선생은 한국에서는 절대 1등 하지 마라. 2등도 위험하고, 그나마 3등 정도가 괜찮다고 했을까? 젊은 시절 우연히 사석에서 들은 얘기다. 일본만 되어도 없는 1등을 억지로 만들어 국민의 영웅으로 대접해 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등만 되면 그 다음날부터 나무에 올려 흔들기가 시작되는 풍토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십 수년 전 올닉의 초창기 시절부터 그 제품들을 여러 기종 써 봤지만, 지금 올닉의 성장세는 경이롭기만 하다. 광선으로 턴테이블의 회전 스피드를 측정하는 소형 측정기 스피드닉을 개발했는가 하면, 프랑스 풀레인지 유닛을 사용해 만든 복잡한 미로형 스피커와 MC형 카트리지가 개발되어 있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는 여러 기종의 프리·파워 앰프들은 물론, 최근에는 플래그십인 DHT 시리즈로 D/A 컨버터와 파워 앰프, 그리고 본 시청기인 포노 앰프까지 개발되어 등장했다.
DHT란 순수한 3극관을 다이렉트로 히팅하는 방식으로, 포노 앰프에서 이런 제품 개발은 몹시 어려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터에 올닉이 개가를 올린 것이다. 개발이 어려운 것은 첫째 사용할 수 있는 진공관이 없다는 것으로, 올닉은 체코의 유명한 진공관 생산 업체인 KR과 손잡고 설계부터 공동으로 시작했다는 비화가 있다. 완벽하고 순수한 소리로서는 이 설계를 능가하는 것이 없다는데, 그 뛰어난 기술력이 지금 세계 각국의 애호가들을 한국으로 순례시키고 있는 셈이다.
20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해 거의 혈투 끝에 태어난 이 제품은 출산하자마자 벌써 해외에서 50조 이상의 주문을 받고 있는데, 가격이 쎄서 국내 사용자는 한계가 있겠지만, 절대적 하이엔드의 세계가 한국에서 완성되고 있는 모습이 새삼 경이롭기만 하다.

이 시리즈가 들려주는 음은 종래 아날로그, 말하자면 가라드 류의 소리가 아날로그라고 믿고 있는 계층과는 이질감이 있어서 그 때문에 몇몇 안티가 있기도 한데, 확실히 안티가 나올 만한 요인이 존재한다. 완벽의 만듦새와 현란한 디자인에 감동하면서 소리를 들어 보면, 이 풀 3극관을 사용한 아날로그 제품이 들려주는 것은, 그야말로 구수하고 포근한 옛 진공관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다. 마치 햇살처럼 번득이는 청결감과 청량함, 그리고 펀치력이 있다. 이건 아날로그가 아니라 SACD를 듣는 느낌과 동일한 것이다. 이러한 사운드 경향은 올닉의 제품 초창기부터 시종여일하게 쫓고 있는 지향점이기도 하다. 그것이 DHT 시리즈에서 거의 완성형으로 태동한 셈인데, 만약 CD 초창기에 이런 제품들이 등장했더라면 CD는 개발이 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 형언할 수 없는 투명도와 침투력이 있고, 아날로그 노이즈 같은 것은 들으려야 들을 수가 없다.
올닉의 앰프, 그리고 그리폰의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는 18평 규모의 시청실을 꽉 채우는데, 종래 들어 본 그리폰의 소리는 이런 것이 아니었다. 좀더 포근하고 자연스러운 음장감이 주특기였는데, 여기에 소릿결을 꽉 움켜쥐면서 앞으로 세게 뿌리는 펀치력이 배가된 듯하다.
왜 세계의 오디오 애호가들이 한국으로 오고 있는지 그 해답은 단순한 한 가지뿐만은 아니겠지만, 신세계의 아날로그 혁신이 올닉에서 만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제조원 올닉오디오 (031)777-9447  총판 오디오멘토스 (031)716-3311
가격 3,300만원  포노 스테이지 사용 진공관 HL2×2, KR242×4 
전원부 사용 진공관 300B×2, 5Y3×2, 5654×2  입력 MC×2, MM×2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30Hz-20kHz(±0.5dB)  전압 게인 MM+44dB, MC+74dB 
입력 임피던스 200Ω 이상(MC), 47KΩ 이상(MM)  출력 임피던스 300Ω  S/N비 -80dB 
THD 0.3% 이하  크기(WHD) 43×25×36cm(포노 스테이지), 43×25×36cm(전원부) 
무게 15kg(포노 스테이지), 15kg(전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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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9월호 - 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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