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견고해진 저역과 함께 고역은 시원하게 재생되면서도 시끄럽지 않게 잘 정돈되어 있다. 이에 대한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고 중독성 강한 고역의 사운드로 재정비되었다. ATC가 이런 고역을 재생하기 위해 신형 트위터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고음질 음원 재생에서도 기대치는 높았다.
편집부로부터 ATC 리뷰가 있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창립 50주년을 맞은 ATC의 SCM50 스페셜 모델이 새로이 출시되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실제 리뷰를 위해 수입상의 리스닝 룸을 방문해 보니 완전히 새로운 버전의 100 SE 매그놀리아가 놓여 있었다. 항상 ATC에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이 나올 때마다 긴장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사운드와 함께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한 번씩 충격을 주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ATC 100 SE 매그놀리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사운드였다.
여담으로 리뷰어로 활동하면서 가장 당혹스러운 경우가 있는데, 제품에 대한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는 경우이다. 특히, 아직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한정 모델이기에 해외 사이트에도 스펙이 공개되어 있지 않았을 정도로 특급 신제품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100 SE 매그놀리아를 살펴보겠다.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캐비닛의 형상에 변화가 생겼다. 위쪽에서 보면 곡면을 추가하여 뒤쪽이 좁고 깊게 되어 있는데, 최근 ATC에서 추구하는 새로운 스타일처럼 보여진다. 전면 상단에는 장식이 추가되어 있는데, 그릴을 장착했을 때 상단이 자연스럽게 유선형으로 되도록 하였다. 그릴을 벗겨둔 상태에서는 마치 창 달린 모자를 쓴 듯한 독특한 스타일이 연출된다. 캐비닛의 후면 상단과 윗면 후미에는 스테인리스 커버로 마감되어 있는데, 아마도 액티브 모듈을 장착할 수 있도록 덮개를 만들어 둔 것처럼 보인다. 측면의 경우도 높이 방향으로 금속 띠를 장식함으로써 스페셜 버전의 고급스런 느낌을 충분히 주고 있다. 또한 더 무거워지고 견고해진 인클로저는 100 SE 매그놀리아의 위엄을 느끼게 하였다.
다음으로 사운드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이끈 트위터의 변경인데, 메이저 부품의 가장 큰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얼마 전 동사가 엔트리 시리즈의 전체 라인업에 자사가 개발한 신형 트위터를 적용하여 출시했는데, 이를 통해 ATC는 자사 트위터의 성공적인 개발에 자부심을 가졌고, 비로소 모든 유닛들이 자사의 독자 개발품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이미 필자는 엔트리 시리즈 리뷰를 통해 트위터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100 SE 매그놀리아에 적용된 신형 트위터는 엔트리 시리즈 트위터와 외관은 유사하지만, 사운드적으로는 성격 자체가 다른 상위 그레이드의 유닛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충격적인 사운드 퍼포먼스를 가져왔다. 물론 네트워크의 변경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사가 개발한 신형 트위터의 진가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들을 수 있었기에 리뷰하는 동안 흥분되는 시간이었다. 여담으로 ATC는 1975년 돔 미드레인지를 개발한 이래 4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려 드디어 자사의 트위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한 기존 모델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사운드가 완성되었다.
이번 리뷰에는 다질의 NHB-18NS 프리앰프와 NHB-458 파워 앰프를 매칭하고,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MPS-5를 소스기기로 사용했다. 첫 곡을 듣는 순간 100 SE 매그놀리아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자크 루시에의 바이올린과 퍼커션을 위한 협주곡을 들어보면, 우선 전체적인 반응이 상당히 빠르고 속도감도 좋았다. 특히 바이올린의 고역 해상력과 질감 표현이 지금까지 ATC의 고역 성격을 벗어 던지고, 향상된 해상력과 밸런스로 다가왔으며, 저역의 반응 속도는 트위터에 비해서는 한발 물러서 있지만, ATC 특유의 저역 임팩트는 무게감과 남성미 넘치는 에너지를 부각시켜주기에 충분하였다.
다음으로 새로운 트위터의 고역 성향을 좀더 파악해 보고자 바이올린 독주와 피아노곡을 선곡해 보았다. 나탄 밀스타인의 바이올린 연주로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 2번 BWV1004 중 ‘Allemanda’를 들어 보았는데, 대부분 높은 볼륨에서 밀스타인의 현은 강렬하게 쏟아내지만, 고역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반면 고역이 시원하게 재생되면서도 바이올린 현의 질감이 제대로 표현되었다. 그리고 부흐빈더의 파아노 연주로 들어본 슈베르트 즉흥곡 op.90 D899 중 4번 A플랫 장조에서는 빠른 트위터의 반응을 통해 완급 조절과 건반의 터치감은 명료함과 투명함이 공존하였다. 피아노는 눈앞에 펼쳐져 그려내는 것 같이 손에 잡힐 듯 리얼하여, ATC 100 시리즈를 듣고 있는지 의심하게 되었다.
재즈곡으로 저역 반응과 드럼의 임팩트를 들어보기 위해 오스카 패터슨 트리오가 연주한 ‘You Look Good to Me’를 들어 보았다.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의 질감 표현이 압도적이었는데, 피아노 리얼함과 투명도가 좋아졌고, 콘트라베이스의 경우도 크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베이스와 스피커의 크기가 일체감을 주듯 밀착된 사운드인데, 더욱 견고해진 캐비닛이 주는 상승 효과인지 웬만해선 부밍이 생기진 않을 것 같다.
마지막은 대편성곡이다. 말러 교향곡 5번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베를린 필 연주)로 1악장을 들었는데, 도입부부터 과감하게 쏟아내는 엄청난 에너지와 오케스트라의 응집력이 여과 없이 그대로 호쾌하게 쏟아내었다. 이는 대편성에서의 웅장함과 말러 교향곡에서 만날 수 있는 스케일이 어떤 것인지를 한 번에 들려주었다.
이제 ATC 100 SE 매그놀리아를 정리해 볼 시간이다. 더욱 견고해진 저역과 함께 고역은 시원하게 재생되면서도 시끄럽지 않게 잘 정돈되어 있다. 이에 대한 만족도는 더욱 높아졌고 중독성 강한 고역의 사운드로 재정비되었다. ATC가 이런 고역을 재생하기 위해 신형 트위터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고음질 음원 재생에서도 기대치는 높았다. 최근 ATC가 소개한 제품들을 살펴보면 사운드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 같았는데, 100 SE 매그놀리아의 사운드 변화는 충격이고, 과감한 변화로 생각되며, 이 제품이 안겨준 놀라움은 당분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빌 우드에게 성공적인 트위터 개발을 축하해 주고 싶을 정도. 그리고 오랜만에 소리를 듣고 피가 끊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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