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audio Re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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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audio Rebel
  • 김남
  • 승인 2014.08.01 00:00
  • 2014년 8월호 (50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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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맛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우수한 소형기

앙증맞을 정도의 미니 사이즈 스피커를 오랜만에 만난다. 더구나 흔치 않은 북구 핀란드의 제품이다. 지난 6월호에는 이 제작사의 미니 제품인 센야를 시청한 바 있지만, 본 기는 그보다도 더 미니 사이즈이다.
새삼 이런 제품을 통해 소형 스피커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홈 오디오는 기본적으로 사이즈가 작아야 이득이다. 작아질 수 없는 이유야 물론 많지만, 작아야 좋다는 이유가 열 배 더 많을 것이다. 그래도 작으면 저역이 나오지 않고, 음장감이 축소되고, 유연성이 줄어드는 그런 식의 단점을 누구나 거론한다. 하지만 그 반대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나는 근래 소형 제품의 우수성을 역력히 체감하게 되었다. 꽉 메운 음장감과 밀도, 윤기와 함께 소형 제품의 특기인 섬세함, 청결함, 스피드, 박력 같은 것이 대형기와 용호상박인 제품도 하나둘이 아닌 것이다.
소형기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조선시대가 뛰어난 문화가 넘쳤던 시대로만 알고 있지 동년의 시대에 유럽에서는 라 스칼라, 코번트 가든 등의 극장이 세워져 오페라가 공연되었다는 것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류층이라고 해 봐야 가마나 조랑말을 타고 진흙탕의 좁은 길을 오갔던 것이 그 시대의 우리 실상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우리나라만 떼어서 가르치고 있으니 어쩌면 우리 민족이야 말로 세계 유수의 문화 민족이라는 허세에 사로잡혀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외국 민족을 중국 놈, 미국 놈, 일본 놈 등으로 비하하면서 말이다. 이런 비뚤어진 관점은 오디오의 세계에서도 변함이 없다. 세계에서 대형기를 가장 좋아하는 민족은 한국과 일본이라고 한다. 수입 통계나 판매 통계를 봐서 말이다. 그런데 세계에서 주택 거주 면적이 가장 작은 곳이 또 이 두 나라이다. 지금이야말로 스피커는 허세와 열등의식을 걷어 내고 작아져야 한다고 외치고 싶지만, 그것이 어디 스피커의 죄랴. 사용하는 사람들의 죄인 것이다.

본지의 시청실은 15평쯤 되는 사이즈인데, 이런 큰 공간에서는 당연히 미니 사이즈 스피커가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네 오디오 공간이 서너 평이 평균이라고 한다면 그런 공간에서 3웨이 등의 중대형 스피커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서너 평에 불과한 내 방에서 프로악의 톨보이 스피커를 듣고 있었을 때의 기억이다. 아무래도 음장감 협소, 저역 불만, 입체감 부족 등 그런 단점이 나오면서 더 큰 대형기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어떤 숍의 시청실에 가게 되었다. 넓이는 20평 정도로, 그곳에 같은 제품이 세팅되어 있기에 한 번 울려 보고 머리가 멍할 정도로 놀랐다. 전후좌우를 꽉 메우는 음장감과 입체감, 그 웅대한 저역…. 그날 이후 나는 오디오는 공간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본 시청기는 핀란드에서 창립된 지 이제 15년이 되는 메이커의 유명한 제품인데, 레벨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상당한 수정이 가해진 그야말로 소형기 중의 명기로 불린다. 지금 롱런하고 있는 소형기가 거의 사라졌지만 유럽에서는 이런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본 기의 장점은 인클로저부터 나타난다. 19mm MDF와 16mm 최고 등급의 핀란드산 자작나무 합판을 사용해 음향 공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정밀하게 조합해서 만들었는데, 자작나무 합판을 사용해 인클로저를 만드는 것은 펜오디오 제품의 특징이며, 상급기는 이 합판을 적층으로 붙여 만든다. 그리고 형태 면에서도 특징이 있는데, 배플 면보다 깊이를 2배 정도 깊게 디자인함으로써 깊이감이 좋은 저역을 실현하고 있다. 거기에 시어스 사에 특주한 새로운 유닛과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와 공심 코일을 사용해 섬세하게 제작한 크로스오버 필터, 특주한 내부 배선재, WBT 0780 단자 등을 부착해 완전 규격대로 만든 제품이다.
출력 40W의 진공관 인티앰프로 매칭해 봤는데, 감도가 85dB로 낮아 걱정이 되었다. 확실히 출력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피아노의 실체감은 놀랄 만한 수준이며, 음장감 역시 대형기에 전혀 꿀리지 않는다. 투명도, 해상도는 사족을 달 필요 없이 A급. 음악의 진정한 맛을 아는 사람들은 소형기 애호가라는 표현도 있지만, 약간 힘 있는 앰프만 갖춘다면 전혀 어느 장르든 불만이 없을만한 멋진 북구 제품의 등장이다. 새삼스럽게 이 제작사의 다른 제품들도 눈여겨보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메이커의 실력기다.

수입원 샘에너지 (02)6959-3813
가격 24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2cm, 트위터 2.2cm
재생주파수대역 55Hz-26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4500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30W 이상  크기(WHD) 14×24×28.5cm  무게 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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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8월호 - 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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