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생소한 이 이야기는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주 유명한 전래 동화 ‘다케토리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OST를 맡고 있는 히사이시 조는 되도록 일본 전통 느낌이 살아나는 선율로 풀어 나간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지브리 멤버 중 매우 비중 있는 감독으로, 반딧불이의 묘 같이 어처구니없는 군국주의 작품도 있지만, 일본 전통의 감각을 유머러스하게 잘 살려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 보여준 구성과 이웃집 야마다군의 독특한 그림체가 이 작품에 융화된다. 히사이시 조와는 처음 공동 작업으로, 잔잔한 느낌의 애니메이션과 어울리는 차분함과 안정적인 전개가 인상적이다. 어찌 보면 국악 관현악단의 느낌과도 비슷하고, 감독이 지었다는 전래동요를 보면 우리네 전래동요 같이 들은 듯 처음 듣는 노랫가락이 소름 끼칠 정도로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다. 매우 깔끔한 녹음에 군더더기 없는 음악들로 30곡이 넘는 짧은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500억이 넘는 돈과 수년의 시간이 투입되었지만 영화가 생각만큼의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한다. 하지만 히사이시 조 특유의 잘 짜인 전개의 일본풍의 노래들은 재패니메이션 OST 팬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컬렉션이 될 듯하다.

히사이시 조
<가구야 공주 이야기 OST>
PCKD-20219 
연주 ★★★★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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