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gon Di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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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gon Dialog
  • 나병욱
  • 승인 2014.04.01 00:00
  • 2014년 4월호 (50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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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설계의 완벽에 가까운 프리앰프를 만나다
저역에서도 밀도감이 좋으며, 가을 산행에서 땀 흘린 뒤 사이다를 한 모금 마신 듯 상쾌한 느낌이 특징이다. 보컬에서도 핀 포인트가 잘 맞은 사진처럼 발성이 명징하고, 고역의 표현에서도 거칠다거나 갈라짐이 없고, 발음도 정확하게 들린다. 따라서 성악가나 가수들의 특징을 아주 잘 표현해준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전원부를 독립된 다른 케이스에 넣어 만든 프리앰프를 처음 만나게 되었을 때 필자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전원부에서 발생되는 일렉트릭 노이즈로 한동안 고민을 심각하게 했던 지난날의 잊지 못할 씁쓸한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바꿈질에 재미를 붙여 한참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던 것 같다. 시간만 나면 오디오숍을 기웃거리며 평소 점찍어 놓았던 기기에서 재생되는 사운드를 직접 들어보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기들과의 매칭으로 나만의 궁극적인 사운드를 실현하겠다는 생각으로 상상만의 사운드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였다. 한데, 운 좋게도 어느 날 눈도장을 찍어놓고 짝사랑하던 프리앰프를 어렵게 아내의 눈치를 보아가며 들여놓을 수가 있었다. 가격은 물론 꽤 비싼 편이었다. 오디오 마니아로 유명한 아무개 씨도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고시장에서도 특별히 좋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어 소장가치가 아주 높다는 오디오숍 주인장의 강력한 권유도 한몫 거들었던 것 같다. 어렵게 맞이했기 때문이었는지, 새로 들여온 프리앰프에서 재생되는 사운드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평소 가깝게 지내던 오디오 지인들을 불러 의기양양하게 음악을 들려주며 으쓱거리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동창인 친구들과 제주도를 다녀오겠다며 여행을 떠나 혼자 집에 있게 되었다. 이때라며 기다렸다는 듯 친하게 지내는 싱글 후배를 불러들여 새벽까지 마음 놓고 음악을 들을 수가 있었는데, 같이 음악을 듣고 있던 후배가 혼에서 일렉트릭 노이즈가 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잘못 들었겠지 하고 혼에 다가가 들어보니 후배의 말은 사실이었다. 조용한 밤에 볼륨을 올렸으니 능률이 높은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장착된 우드 혼에서 일렉트릭 노이즈가 당연히 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이 노이즈는 필자의 신경을 자극했고, 드디어 내보낼 결심까지 하며 고민하고 있을 때 트랜스 전문가라는 사람의 말에 현혹되어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을 다 시도해 보았지만 앰프만 걸레가 되고 말았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오늘 만난 독일의 트라이곤 다이얼로그 프리앰프는 별도의 전원부를 두고 있다. 고강도의 알루미늄 패널과 2mm 두께의 섀시의 샌드위치 구조로 된 설계에 의해 RFI 및 EMI에 대한 뛰어난 방어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프리미엄급의 일렉트릭 파트와 섬세하게 선별된 부품들을 동원하고, 전자 스위칭 전원 공급 장치로 깨끗한 DC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이 회사는 1996년에 설립되었는데,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여 원음에 가까운 음악을 재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창설 목표로 강조한다.
트라이곤 다이얼로그 프리앰프는 전원부가 따로 있어 크기도 그리 크지 않다. 심플한 모습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단정한 모습에서 독일 제품답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앰프에서 특별한 것은 8개의 입·출력 단자들을 모듈로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인데, 꼭 필요한 것만을 선택할 수 있어 재미도 있고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체의 리어 패널에는 DC 입력과 업그레이드를 위한 USB 단자가 함께 한 모듈만 장착되어 있을 뿐, 나머지는 옵션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리뷰를 위해 보내온 제품은 출력 모듈이 2가지가 있는데, 밸런스 단자는 1조만으로 설계되었고, 언밸런스에는 메인 아웃과 레코딩 아웃 이렇게 2조로 되어 있다. 입력 모듈도 밸런스 단자는 1조만으로, 언밸런스 단자는 2조가 장착되어 있다.



시청에는 함께 출시된 트라이곤 모노로그 파워 앰프(8Ω·400W)와 같은 독일 국적의 부메스터 제품들과 연결하여 진행했다. 앞서 트라이곤 다이얼로그의 모습이 단정하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재생되는 모든 음악도 단정하며 섬세하다. 저역에서도 밀도감이 좋으며, 가을 산행에서 땀 흘린 뒤 사이다를 한 모금 마신 듯 상쾌한 느낌이 특징이다. 보컬에서도 핀 포인트가 잘 맞은 사진처럼 발성이 명징하고, 고역의 표현에서도 거칠다거나 갈라짐이 없고, 발음도 정확하게 들린다. 따라서 성악가나 가수들의 특징을 아주 잘 표현해준다. 오케스트라에서도 사운드의 특성은 그대로이다. 안정된 앙상블과 악기들의 질감은 확실하고, 동영상을 보고 있는 듯 각 파트들의 위치감도 명확하다. 사람에 비유하면 진실되고 섬세한, 그래서 인격적인 사람일 것같고, 떡에 비유한다면 잘 쪄진 찹쌀 시루떡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운드이다. 재즈 음악에서도 혼들의 울림이 충실하지만 과장됨이 없고, 아티큘레이션과 함께 음정 또한 명쾌하다. 하이햇에서 발하는 바람소리도 들리고, 스네어 프레임 터치의 독특한 사운드도 사실적이다. 콘트라베이스의 워킹 베이스 라인도, 그리고 실체감도 좋다. 흐트러짐이 없는 질서 정연한 사운드로 실내악에서 특별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별채에서 공급되는 전원의 덕택이 아닐까 생각되는 깔끔한 사운드라고 느껴진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850만원  주파수 대역 1Hz-450kHz  디스토션 0.02% 이하  크로스토크 -80dB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KΩ  S/N비 -96dB 이하  크기(WHD) 44×8.9×35cm  무게 10.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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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4월호 - 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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