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us -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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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us -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 신우진
  • 승인 2014.04.01 00:00
  • 2014년 4월호 (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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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리의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외전
LP 판을 무작정 모으던 오래 전에, 그 당시 PC 통신의 한 채팅방에서였던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아노 전공 학생이 글렌 굴드를 좋아하던 나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로 말해준 사람이 미켈란젤리였다. 자판을 두드리면서 LP 판을 대충 뒤져 보니 나도 제법 몇 장을 가지고 있었고, 베토벤은 무려 같은 판을 2장이나 중복되게 가지고 있었다. 줄리니와 빈필의 깔끔한 연주 위에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연주되는 피아노를 들으면서 연신 이렇게 좋은 연주자를 알려 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날 밤 늦게 까지, 듣지도 않고 소장만 하던 그의 음반 네다섯 장을 연이어 들었었다. 지금은 누가 내게 물어보면 굴드나 아슈케나지가 아닌 미켈란젤리를 가장 좋아한다 말한다.
실수나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것 없이 완벽하고 또랑또랑하게 연주되는 그의 피아노 음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 덕에 절판 한 번 없이 꾸준하게 팔려 나가는 스테디셀링 아이템. 덕분에 누군지도 모르는 내 수중에도 이미 몇 장이 들어와 있을 정도였다. 재판, 염가 박스판도 많이 나와 있지만, 알투스에서 나온 이번 음반은 매우 희귀하고 나도 처음 들어 보는 음반이다.
1975년 그랑쥬 드 메레 실황은 75년 녹음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실망스러운 녹음 상태를 들려주고 있지만, 깐깐하기로 유명한 미켈란젤리가 무슨 일인지 백스타인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했다.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미켈란젤리의 미묘한 음색이 아닌, 조금은 긴장감 있는 조금 거친 듯한 연주가 의외이다. 가감 없는 알투스 특유의 음색이 마치 릴테입이나 LP 판을 꺼내 듣는 듯한 기분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미켈란젤리가 그동안 숨겨온 이탈리아인의 열정을 백스타인을 통해 표현해 내는 듯하다.
일본에서 유독 인기가 있는 첼리비다케의 비극적 서곡으로 시작한 파리 실황 음반은 베토벤의 황제를 듣는 동안 줄리니와의 깔끔함과 대비되는 파릇하고 생동감에 넘치는 연주로 비교를 하게 된다. 줄리니와의 연주와 도이치 그라모폰의 잘 다듬어진 소리와는 대조되는 생생한 음색이 특이하다. 항상 모든 연주가 완벽한 주변 환경에서 행해져야 되고, 그만큼 녹음도 빈틈없이 깔끔한 것들만 들려주던 미켈란젤리로는 이례적인 이 녹음이 꾸밈없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야기하는 알투스 특유의 음색과 만나면서 전에 듣지 못한 미켈란젤리를 들려준다.
실황 음반들에서도 너무 조용하고 경건하게 들려주던 미켈란젤리, 이 음반들 참 재미있다. 아마 말하자면 미켈란젤리 외전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미켈란젤리의 팬으로 당연히 가져야 할 음반이다.



<그랑쥬 드 메레에서 열린 12회 투렌 음악 축제 피아노 리사이틀>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피아노)
ALT272/3
연주 ★★★★☆
녹음 ★★★★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브람스 <비극적 서곡>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피아노)
세르주 첼리비다케(지휘)
프랑스 국립 방송 관현악단
ALT285
연주 ★★★★☆
녹음 ★★★★☆

501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4월호 - 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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