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Fidelity M6 500i
상태바
Musical Fidelity M6 500i
  • 김남
  • 승인 2014.03.01 00:00
  • 2014년 3월호 (50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후하면서도 톤에 깊이가 있는 신사와의 대화
진공관 앰프로 들었을 때보다 소릿결이 더 아름답다! 그런 첫 입맛이 단박에 느껴진다. 화사하고 가볍게, 그리고 번득이는 투명도, 그런 쪽 하고는 다소 다른 중후하면서도 톤이 깊이 있는 단정한 남성적인 취향인 셈이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변함없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전통이다. 물론 아름답고 무게감이 있다는 것만으로 소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 전체의 품격이라는 것을 항상 중시해야 한다.

영국의 뮤지컬 피델리티는 고가 정책을 쓰지 않으면서도 내실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세계 오디오계의 양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모범적인 메이커이다. 그곳에서 M6이라는 시리즈를 발표했는데 프리앰프, 파워 앰프, CD 플레이어, DAC가 있고, 본 시청기와 같은 인티앰프도 포함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외형만 봐도 뮤지컬 피델리티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흑색의 패널과 함께 센터의 커다란 볼륨 노브, 그리고 콩알 같은 버튼 스위치는 변함없는 모습이다. 초기 세계적인 인기 모델이었던 A1의 향수가 그리움처럼 떠오른다. 마치 그 앰프가 완결판처럼 마감되어 등장한 느낌이다.
M6 시리즈에서 대단한 인티앰프 한 기종이 등장했다. 듬직하고 위용에서부터 위압감이 느껴진다. 한눈으로 봐도 범상치 않은 풍모인 것이다. 이 앰프는 굉장한 물량 투입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90년대의 크렐, 마크 레빈슨, 스레숄드 등의 파워 앰프를 연상시키는 듯한 내부 디자인인데, 뚜껑을 열어 보면 상당히 큰 규모의 전원부에 압도된다. 좌·우로 채널당 독립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음질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바이폴라 출력 트랜지스터가 채널당 12개, 모두 합해 24개나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설계를 바탕으로 M6 500i는 500W라는 고출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인티앰프에서는 흔치 않은 규모의 방열판도 완벽하게 장착해 놓고 있다.



아마 뮤지컬 피델리티의 제품으로는 최고의 파워 핸들링인 셈인데, 현재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감도가 낮아지면서 보통 앰프로는 구동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러한 대출력은 당연히 구동에는 용이하지만 또 섬세함에서는 약간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육중한 레슬링 선수가 단거리 육상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제작사의 몫이고, 또 소비자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보통의 진공관 앰프들이 댐핑팩터 100 미만이 태반인데 비해 이 시청기의 댐핑 능력은 250이나 된다. 수치만으로도 구동력을 어림할 수 있겠다. 대형 스피커를 자유자재로 울린다. 또 단단하기 짝이 없는 소형기에서 시원한 사운드를 마음껏 뽑아낸다. 그런 것은 고출력 파워가 아니고서는 힘든 경지가 된다. 영국이 자랑하는 ATC 스피커의 소형기는 감도가 지극히 낮아 보통 앰프로 구동하면 껍데기를 벗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지만 대출력으로 구동하면 엄청난 신세계가 펼쳐진다.
1970년대부터 고운 입자와 질감 등 이른바 '뮤지컬리티'를 대변했던 이 메이커는 2000년대를 거치며 소출력의 온기 넘치고 아름다운 소리의 혈통을 지키면서도 점차 매머드급의 대출력 앰프로 이동해 갔다. 그러나 여전히 하이엔드의 가격이 아니라 대중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새삼스레 노포의 양식을 보여준 채 말이다. 그와 함께 시종일관 소리의 전통이라는 것을 전 기종을 불문하고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는 흔치 않은 메이커이기도 하다. 뮤지컬 피델리티 사운드라는 것은 우리가 이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영국 젠틀맨의 사운드인 것이며, 품위 있는 영국 여인의 사운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급한 경우에도 뛰지 않는다는 것이 영국 경찰의 수칙이라고도 하는데, 이 메이커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이 시청기를 먼저 이번 호 시청기인 PMC 트웬티 22 스피커로 연결하고, 다시 다인오디오 X38, 피에가 프리미엄 5.2 순서로 들어 봤다. 진공관 앰프로 들었을 때보다 소릿결이 더 아름답다! 그런 첫 입맛이 단박에 느껴진다. 화사하고 가볍게, 그리고 번득이는 투명도, 그런 쪽 하고는 다소 다른 중후하면서도 톤이 깊이 있는 단정한 남성적인 취향인 셈이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변함없는 뮤지컬 피델리티의 전통이다. 물론 아름답고 무게감이 있다는 것만으로 소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소리 전체의 품격이라는 것을 항상 중시해야 한다. 경박하게 해상력이 좋거나, 투명하면서도 거친 소리, 중앙이 비어 있는 듯한 음장감 등도 무척 많기 때문이다.
당연히 스피커에 따라 차이점이 발견된다. 파워풀하게 특기를 발휘하는 경우(다인오디오 X38), 해상도가 뛰어나며 섬세해지는(PMC 트웬티 22), 미려하며 생동감이 넘치는(피에가 프리미엄 5.2) 등으로 다채롭게 변화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중후하며 밀도감이 있고, 중립 선에서 약간이나마 남성 취향 쪽으로 구분이 된다.
초기 A1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는 중·노년층 마니아는 물론이지만, A1을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도 이 시청기는 앰프의 만듦새라는 점에서 스탠더드라고 불릴 만하다. PC 파이 계통은 갖추지 않은 정통 스테레오 타입이지만, 음악의 본령을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인상 깊은 제품이기도 할 것이다.



수입원
다빈월드 (02)780-3116
가격 760만원  실효 출력 500W(8Ω)  댐핑 팩터 250 이상  주파수 응답 10Hz-20kHz(+0, -0.1dB) 
THD+N 0.01% 이하  S/N비 100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38KΩ  크기(WHD) 44×16×46cm  무게 28kg
 

50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3월호 - 50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