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batone Acoustics DA-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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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batone Acoustics DA-105
  • 정우광
  • 승인 2014.03.01 00:00
  • 2014년 3월호 (5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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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바톤 어쿠스틱스 DA-105 도입기
지난달에 이 제품의 리뷰를 위해 한동안 가까이서 시청할 기회가 주어졌었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D/A 컨버터가 출현한 것이려니 하고 별다른 관심을 갖지 못하였다. 겉모습도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았고 제품의 위치도 실바톤 어쿠스틱스의 다른 제품과 비교한다면 거의 보급기격(?)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한 분에게 왜 굳이 이러한 제품을 만들었냐고 물어봤을 정도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설계자의 변은 단순했다. DSD 음원을 직접 컨버전하는 D/A 컨버터를 찾을 수가 없어서였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서 이해가 가질 않았던 것이 시중에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D/A 컨버터가 이미 수년 전에 나와 있었고, 대부분의 제품들이 USB 입력 단자를 구비하고 있어 컴퓨터로부터의 고품위 디지털 음원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갑자기 시중에서 DSD 음원을 재생하는 기기가 없다니 말이다. 그리고 이어 DSD 음원을 변환시킨 사운드와 고품위 PCM 파일을 비교하여 시청을 하였다. 그 결과 왜 이 제품이 필요한 것인지를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PCM과 DSD 음악 파일의 차이
우리가 기존에 듣고 있는 CD 플레이어는 PCM 음원을 이용한 저장 매체이다. 음악 신호를 일정한 주파수를 갖는 신호 위에서 신호의 크기를 양자화하고, 이 변환된 신호를 파일의 형태로 저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자화하는 규격에 따라서 재생되는 음의 주파수 특성이 결정지어지는 것이 된다. 처음 이 규격을 결정할 때의 기술 회의에서 인간의 가청 주파수 범위를 만족시키는 범위 내에서 규격을 만들다 보니 지금과 같은 44.1kHz의 샘플링 주파수가 결정되어지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음악을 재생하는 것에는 단순한 싸인 주파수의 파형을 재생하는 것으로만 가청 주파수의 범위를 결정짓는 것이 치명적인 실수였다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그래서 새롭게 제안된 것이 비트 스트림 방식으로 2.82MHz의 주파수를 갖는 신호를 레코딩 기기의 표준으로 결정한 것이며, 이를 DSD(Direct Stream Digital) 신호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DSD 신호를 음반에 기록한 것이 SACD, 즉 슈퍼 오디오 CD인 것이다. 이 규격이 처음 발표될 당시만 하더라도 음반 시장은 곧 이 규격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고품위 음원의 노출을 꺼린 음반 메이저들의 외면으로 보급에 지장이 생기게 되었다. 게다가 음원의 무분별한 복제를 막기 위하여 일체의 데이터 전송을 하지 못하도록 전송 표준의 결정도 하질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 SACD는 소규모 음반 회사와 이 규격을 만들었던 소니가 소유한 음반에서만이 발매되었다. 게다가 애플에서 발표한 아이팟이나 여타의 회사들이 앞 다투어 발매하기 시작하였던 MP3 플레이어의 보급과도 겹치어 물리적인 음반 판매가 감소하는 추세도 있어 자연 SACD의 보급은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음원 구하기
음악이 형태가 없는 정보의 형태로 판매되기 시작한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CD를 위주로 하는 저장 매체의 판매가 온라인상의 음원 판매에 밀려난 지도 한참이 지났다. 그래서 지금은 음악 판매의 주력이 온라인을 통한 음원의 다운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메이저급의 음반 회사들도 자신들의 발매 음반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고 있고, 음원 유통 전문 사이트에서도 고품위 음원 파일을 취급하고 있다. 이렇게 다운로드 받는 파일들은 음원 외에 각종 음반 정보나 재킷 사진 등의 기타 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며 각 음반의 트랙 정보도 같이 들어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음원의 관리가 가능하게끔 한 것도 편리한 대목이다. 한참 음반을 수집하면서 새로운 음악에 빠져들 무렵에 쌓여가는 음반들을 정리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게으른 탓에 제대로 정리 한 번 못하고 나중에는 원하는 음반을 찾기까지 한참을 헤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었음에 비교하면 엄청 편리하여진 셈이 된다. 고품위 PCM 음원은 대부분의 음반 제작사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각 음반 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서 내려 받으면 된다. DSD 파일은 SACD에 수록된 음원인데, 이제까지는 녹음의 표준 규격만 지정되어 있지, 이를 전송하는 규격의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를 파일의 형태로 만들어 유통하는 기본 수요가 없었다. 다만 몇 년 전부터 비공식적으로 SACD 음반을 리핑하여 만들어진 음원 파일이 온라인상에서 동호인들 사이에 유통되곤 하였는데, 이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권장할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음원 파일을 접해본 사람들로부터 시작된 입소문이 급기야는 오디오 기기 회사들을 움직이게 되었고, 드디어 이 파일을 직접 변환하는 기기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금에는 클래식 레퍼토리로 유명한 채널 클래식에서의 대부분의 음반을 DSD64의 파일 형태로 판매하고 있고, 일본의 e-Onkyo라는 회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음원을 판매하고 있으니까 앞으로의 음원 구하기는 점차로 손쉬워질 전망이다. 

DA-105를 도입하다
오랜 세월을 오디오 기기를 통하여 음악을 들어온 나 자신으로서는 매달 새로운 제품을 리뷰하다 보니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욕구는 많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몇 번의 이사를 하는 동안에 모아놓은 음반이 이삿짐을 싸기에 골치 거리로 등장한 터인지라 이제는 음반을 가지런히 정리해 놓고서 음악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은 거의 포기하다시피한 상황이고, 대안으로 대부분의 CD 음반을 컴퓨터에 복사 저장하여 이를 시스템에 연결하여 듣고 있었다. 이를 위해 컴퓨터의 사양을 높이고 디지털 아웃 기능이 제공되는 마더보드로 컴퓨터를 꾸몄지만 아무래도 외장형 D/A 컨버터의 음질과는 차이가 많이 있다. 그래서 간단한 외장형 D/A 컨버터를 구하여 쓰고 있었는데, 성능이 24/96kHz의 PCM 신호 처리 능력을 가진 것이라 일반적으로 CD를 리핑하여 쓰기에는 불만이 없었다. 하지만 요즈음 화제가 되는 DSD 음원의 재생은 PCM으로 변환하여 재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시중에 나와 있던 고급형 D/A 컨버터의 구입도 고려하여 보았으나 네이티브 DSD 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는 대부분의 컨버터들이 DSD 신호를 PCM 신호의 틀에 얹어서 전송하는 방식을 사용하다보니 기존의 D/A 컨버터와 비교하여 DSD 파일 재생의 장점을 뚜렷하게 부각시켜주지를 못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DSD 파일을 재생한 음의 세계를 한 번 맛본 이상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어졌다.
DA-105의 도입은 컴퓨터나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오디오 시스템의 완성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CD 플레이어의 연결은 물론이고, 컴퓨터를 통한 고품위 음원의 재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 영역의 확장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충격적이어서 이제까지의 저장 매체의 변화에 따른 재생음의 변화보다는 훨씬 더 넓은 세상을 제공하여 주고 있는 것이다.



설치 과정
DA-105를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물론 요즈음 한창 인기가 오르고 있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이용하면 훨씬 더 수월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지만 조금의 컴퓨터 지식이 있다면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구입하기 전에 사용하던 가정용 컴퓨터나 노트북을 이용하여 음악 저장소로 사용하는 것도 경제적이다. 컴퓨터로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윈도우 시스템에 달려 나오는 재생 프로그램은 CD나 MP3 음악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충분할지 모르지만 DSD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음악 재생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온라인상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나와 있지만 무료로 다운받아 쓸 수 있는 푸바2000이 가장 안정적이고 음질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셰어웨어처럼 내용이 공개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무료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어 확장성도 좋다. 푸바2000은 검색창에 검색을 하면 쉽게 내려 받을 수가 있다. 한 번 컴퓨터에 설치하고 나면 모든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가 있는데, DSD 파일을 DA-105로 직접 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작업이 더 필요하다. 우선 푸바2000의 출력을 ASIO로 설정해야 한다. 이는 푸바의 홈페이지에서 ASIO 플러그인을 내려 받아 설치하면 되는데 설치 후에 파일 메뉴의 설정에서 출력을 ASIO로 선택하여 주기만 하면 된다. 그다음 또 하나 설치해야 하는 플러그인은 아마네로 드라이버의 콤보384 드라이버인데, 이것은 컴퓨터와 D/A 컨버터와의 USB 연결에서 DSD 파일을 전송하는 드라이브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제품을 구입할 때 함께 제공되는 DVD에서 설치해도 되고 직접 아마네로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설치하면 된다. 이렇게 컴퓨터의 모든 작업을 끝내놓고서 푸바2000을 작동시킨다. 최초로 작동시킬 때에 설정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앞서 말했던 출력 모드의 ASIO 드라이버의 선택이고, 출력 장치를 콤보384 ASIO 1.03으로 선택해 주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일련의 복잡한 과정은 제품 구입 시의 매뉴얼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까 그대로 보고 따라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제 컴퓨터와 DA-105를 연결한다. 이미 컴퓨터에는 드라이버가 설치된 상태라면 큰 무리 없이 컨버터를 인식한다. 그리고 푸바2000을 작동시킨다. 초기에 컴퓨터 안에 있는 음악 파일을 자동으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상단의 라이브러리 메뉴에서 재생할 음악 파일이 있는 폴더를 지정해 주면 일목요연하게 메뉴창의 좌측에 음악 파일의 목록이 표시된다. 이곳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연주 창으로 끌어 놓기만 하면 음악이 재생된다. 푸바2000의 작동은 매우 편리해서 공유기의 무선 중계기를 통하여 휴대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 컴퓨터로도 작동시킬 수가 있다. 한마디로 무선 리모컨의 기능인데, 이것이 종래의 오디오 기기에 딸려 나오는 리모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능과 활용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음악을 재생하는 컴퓨터는 윈도우7을 사용하는 데스크톱 컴퓨터이지만 이는 나의 아이패드로 컨트롤이 되기 때문에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수많은 음반 정보를 들여다볼 수도 있고, 이를 연주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플레이어보다는 많은 활용도를 가지고 있다.

시스템 음의 변화
기존의 시스템에서의 음은 오랜 세월동안 다듬어온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시청하고 난 뒤이더라도 그다지 변화에 대한 욕구가 크질 않았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앞서 말한 바대로 기기 리뷰를 위한 시청에서 체험해본 음의 변화는 매우 극적이어서 이제까지 듣던 음의 변화와는 강도가 다른 엄청난 고강도의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도입을 결정하게된 것인데, 이 제품을 시스템에 추가하는 순간 재생 음악의 새로운 세계가 열림을 경험하였다. 고품위 디지털 음원의 재생의 무한한 감동의 연주 공간이 재생되었으며 기존의 CD 플레이어도 DA-105와 연결되는 순간 최고급의 하이엔드 플레이어로 탈바꿈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CD 음반에서 추출한 WAV 파일의 음도 매우 정교한 음장 공간의 음으로 변화되어 있었지만, 온라인상에서 내려 받은 DSD 음원의 재생 공간은 전혀 새로운 체험이었다. 과거 SACD 음반을 재생할 때의 음원과 같은 음원이었지만 종전에 느끼지 못하였던 중음역대의 풍만한 아날로그 전성기 시절의 가슴으로 파고드는 감동의 음의 재현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DA-105에서는 이러한 음을 얻기 위하여 8채널의 변환 능력을 가진 ESS 테크놀로지의 사브레32 칩을 채널당 하나씩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 채널 분량의 디지털 신호가 8개의 변환기에서 동시에 병렬로 처리되어 신호가 합쳐지다 보니까 지터나 디지털 노이즈의 혁신적인 저감이 이루어져 무려 135dB이라는 경이적인 다이내믹 레인지를 구현하고 있다. 뒤이어 연결되는 아날로그 신호의 처리도 두 개의 쌍 3극관인 6211을 두 개 사용하여 완벽한 밸런스 증폭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디지털 음원을 변환한 음악이라는 느낌보다는 연주회장에서 아주 좋은 아날로그 테이프 레코더로 녹음하였던 원본 마스터를 듣는 듯한 음이 재생되고 있다.
한동안 뜸했던 음반 구입의 열기가 이제는 음원의 구입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물리적인 실체가 없어서 아내의 눈치 볼 일은 없어서 좋지만 소리 없이 빠져 나가는 돈이 문제이다. 하지만 나의 시스템에서 나오는 소리는 이러한 비용의 몇 십 배 이상의 효과를 내어주고 있는 것이라 조금도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가 않는다. 이것을 들이고 나서 집안에 처박혀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제조원
실바톤어쿠스틱 (02)703-1304
가격 1,300만원  DSD 지원 Native DSD 2.82MHz, 5.64MHz  출력 레벨 2.3V(RCA), 4.6V(XLR) 
PCM 샘플링 레이트 32비트/384kHz  디지털 입력 AES/EBU, Coaxial, USB  DAC ES9018 Sabre32×2 
출력 임피던스 200Ω
 

50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3월호 - 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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