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ipsch Heresy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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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psch HeresyⅢ
  • 정우광
  • 승인 2014.02.01 00:00
  • 2014년 2월호 (49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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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 시대의 명작
겉모습과는 달리 매우 현대적인, 즉 광대역의 투명하고 맑은 소리가 전개되는 것이었다. 음의 무대와 안 깊이가 깊숙하게 물러서고 있었고, 앞에 펼쳐지는 음상의 윤곽도 선명하게 부각되는 것이었다. 엘렌 그리모가 연주한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에서의 다이내믹한 음의 전개는 넓은 실내를 가득 채우고도 남음이 있다.

밀폐형으로 된 작은 인클로저에 12인치 크기의 우퍼와 혼 드라이버로 이루어진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를 장착한 작은 크기의 시스템. 북셀프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크고, 그렇다고 플로어스탠딩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은 이러한 제품이 바로 클립쉬의 헤레시 Ⅲ이다. 1957년 발매 당시 클립쉬혼의 가운데에 놓고서 중앙부의 음의 밀도를 채우고자 만들었다고 하는 제품이다. 지금은 홈시어터 제품이 일반화되어서 센터 채널의 존재가 낯설지 않지만 50년도 더 되는 세월 이전에 이런 고안을 해내었던 클립쉬는 오디오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다. 처음 이 제품을 고안해내서 지인들에게 시청을 하도록 한 결과 모든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놀라면서 이것은 오디오의 이단(Heresy)이라고 해서 그 이름이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1985년까지는 이 제품이 코너혼의 부속 제품이나 거실의 한 구석에서 음의 보강을 위한 시스템 정도로 여겨지던 것이 스테레오 한 조의 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된다. 헤레시 Ⅱ라고 이름 지어져서 팔리기 시작한 제품이 꽤 많은 물량이 판매되었다.
이후에 설립자가 은퇴하고 경영진이 바뀌고 디지털 음원이 일반적인 음악의 원천이 되고 홈시어터 시장이 커지면서 회사도 이러한 시장의 추세를 따르게 된다. 스피커뿐만 아니라 홈시어터용 플레이어나 헤드폰, 컴퓨터용 소형 시스템과 공연장의 SR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종합적인 오디오 기기 회사로 사세가 성장한다. 이러다 보니 오디오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제품의 개발자로서의 클립쉬의 이름이 잊혀 가고만 있었던 것이었다. 회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스피커 시스템에 있고, 그것도 혼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광대역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고자 고안한 클립쉬혼에 있기 때문에 레전드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초기에 발매되었던 제품들이 아직도 원형 그대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스피커의 구성은 밀폐형 인클로저에 3개의 유닛을 탑재한 북셀프형이다. 바닥에 거치시킬 때의 낮은 높이를 보상하는 뒤로 경사진 받침이 제공되고 있다. 저음역은 12인치 크기의 콘형이고 중음역과 고음역은 티타늄 진동판을 구비한 컴프레션 드라이버가 담당하고 있다. 가정용 스피커 시스템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혼형 유닛의 구성인데, 그 이유는 혼형 유닛이 고능률의 제품이지만 스피커를 제조하는 엔지니어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얻기 힘든 구조 때문에 사용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측정기기를 무시하고 오로지 청감상의 최적 점을 찾아서 튜닝을 한다고 하면 혼 드라이버만큼 매력적인 음을 내어주는 유닛도 없다는 것이 다수의 마니아들의 견해이다. 전통을 이어가는 제품 계열을 유지하는 회사의 자세는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매우 소중하면서도 반가운 일인 것이다.
재생을 위한 시스템의 구성은 크게 신경쓸 일이 없다. 제품의 능률이 99dB이나 되기 때문에 소출력의 앰프와의 매칭에서도 충분한 음량으로 실내를 채워준다. 적정한 음의 균형감과 울림을 즐기려고 한다면 소출력 3극관을 싱글로 구동하여 재생하는 것이 최적의 조합. 많은 시간을 실바톤 JI300 MK3과 연결하여 들어 보았다. 스피커의 구조가 낮은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놓고서 뒤로 약간 경사져 있는 형태인지라 시청 위치의 앞으로 가까이 당겨놓고서 시청할 때의 음의 이미지가 정확하게 형성되는 것이었다. 처음 이 제품을 대하였을 때의 감상은 그저 보잘 것 없는 박스 안에 담겨진 3발의 유닛쯤으로 보였다. 거기에다 인클로저의 크기와는 맞지 않는 커다란 크기의 우퍼와 건성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중음역과 고음역의 혼 드라이버의 모습은 마치 저렴한 SR 시스템 스피커를 연상시키는 것이었다. 외부의 마무리도 고급스럽지가 않았고 아무리 좋게 보아주려고 해도 프로용 장비를 가정용으로 쓰기 위하여 외관의 마무리만 바꾸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처음 들은 곡이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바로 전에 듣던 스피커 시스템이 전설의 웨스턴 일렉트릭의 755A를 하나 사용한 풀레인지 시스템이었는데 갑자기 달라진 음의 무대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겉모습과는 달리 매우 현대적인, 즉 광대역의 투명하고 맑은 소리가 전개되는 것이었다. 음의 무대와 안 깊이가 깊숙하게 물러서고 있었고, 앞에 펼쳐지는 음상의 윤곽도 선명하게 부각되는 것이었다. 엘렌 그리모가 연주한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에서의 다이내믹한 음의 전개는 넓은 실내를 가득 채우고도 남음이 있다. 수입상이 제시한 가격은 재생음의 품격을 기대하게끔 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는데, 재생음의 품격은 가격을 몇 배나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음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었다. 이어 들어본 에바 캐시디나 야신타의 목소리는 가슴으로 다가서는 짙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다. 최신의 녹음판이나 오래된 녹음이나 관계없이 모두 짙은 호소력과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었다.
헤레시는 이제 3세대의 시기를 맞고 있다. 디지털 음원의 고품위화에 맞추어 재생 주파수 대역이 확대되었고 유닛의 움직임도 더욱 정교해진 것이 눈에 띈다. 밀폐형 인클로저가 갖는 장점을 살리어 저음역의 윤곽이 분명하고, 제동이 잘 걸리는 음을 내어주고 있다. 과도한 저역의 확장을 꾀하지 않은 것은 출발점에서부터 클립쉬혼이라는 대형기의 부속으로 시작하였던 탓도 있겠지만, 이것이 오히려 현대의 음원과는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 되어서 새롭게 주목을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수입원
㈜컴장수 (02)715-4345
가격 300만원  구성 3웨이  사용유닛 우퍼 30.4cm K-28-E, 미드레인지 4.4cm K-53-TI, 트위터 2.5cm K-107-TI 
재생주파수대역 58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850Hz, 5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99dB/W/m 
파워 핸들링 100W  크기(WHD) 39.3×60.5×33.6cm  무게 2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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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2월호 -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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