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인테리어의 황홀한 사운드를 만나다
최근 오디오의 구성은 헤드폰·헤드폰 앰프와 초소형 스피커·디지털 앰프로 양분화되는 듯하다. 이러한 현상은 아무래도 소스가 컴퓨터 중심의 파일 형태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어서 발생한 경향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조금 큰 틀에서 생각해 보면 주거환경과 오디오 가격 인상이 커다란 작용을 했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다. 최근 SACD를 넘어서서 HFPA까지 발매되며 고음질 소스에 대한 인식이 부쩍 커졌지만, 사실 이 고음질 음원의 가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만한 시스템을 장만하려면 오디오 구입 예산이 10여 년 전보다 곱절 이상 오른 것이 사실이다. 입문형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매할 수 있는 예산 또한 덩달아 올랐다. 그러한 만큼 요즘에는 1990년대 필립스 CDP·뮤지컬 피델리티 인티앰프·와피데일 다이아몬드 스피커로 구성된 충실하지만 저렴한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입할 수 있었던 그 때가 많이 그립기도 하다. 정말이지 오디오계만큼 '응답하라 1994'가 절실한 분야도 없지 싶다.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기존 오디오 메이커들의 단가가 올라갔지만 그 사이를 공략하며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종류의 시스템들이 바로 그러한 것으로서 플레이어를 PC로 대체한 뒤 가격적인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전처럼 오디오 설치와 조합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책상 위나 선반 위에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는 점, 디지털 시대인만큼 아날로그 선재에 따른 음향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 등은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옛날만큼 오디오가 주는 웅장한 맛이나 가구로서의 역할은 줄어들었지만, 간편하고 모던하며 경량화되었다는 점에서 파일 재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오디오는 이제 집안에서 새롭게 자리매김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과 관점이 변한다 하더라도 한 가지 절대적으로 변할 수 없는 기준은 바로 공간과 울림이다. 오디오에 있어서 아날로그의 최종 종착지인 이 파장의 예술은 스피커 케이스의 용적률과 유닛의 성능, 그리고 스피커를 울려낼 수 있는 공간 면적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외장형 D/A 컨버터 혹은 컨버터 내장형 디지털 앰프들이 아무리 성능이 좋다고 한들 음향의 결과물인 스피커가 나쁘다면 아무런 보람이 없기 마련이다. 기기들이 디지털화되었다고 하지만 스피커까지 디지털화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옛날보다 스피커의 성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두 개의 제품, 누포스 DDA-100 디지털 앰프와 인디아나 라인 테시 242 스피커의 조합은 아마도 파일 음원을 PC 환경에서 재생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훌륭한 구성이 아닐까 싶다. 누포스 DDA-100은 남다른 사운드 튜닝과 선명한 고역, 정확한 초점 등으로 인해 디지털 소형 앰프계의 최강자로 자리 잡은 베스트셀러라 더 이상 붙일 말이 필요 없겠지만, 스피커인 인디아나 라인 테시 242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본사를 둔 코랄 일렉트로닉이라는 회사가 생산하는 스피커, 인디아나 라인. 이 가운데 대형기와 센터, 리어용이 각각 포함되어 있는데, 오늘 소개할 모델은 가장 최근에 발표된 테시 242다.
최근에는 미녀가 성격도 좋다고 했던가, 이 작고 앙증맞으며 아름다운 스피커는 자연스러운 밸런스와 감각적인 소노리티를 보여준다는 점에 있어서 기존의 작기만 한 스피커들과는 태생적으로 다른 유전자를 갖고 있다. 135×230×195mm의 작은 사이즈가 울려내는 음향의 완성도는 그 옛날 소형 북셀프 스피커들이 보여주었던 것 이상의 정확함과 부드러움, 빠른 응답력을 자랑한다. 특히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과 실크 돔 트위터의 화사하면서도 청명한 고역은 어정쩡한 메탈 돔의 쇳소리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누포스 DDA-100의 선명하고 또렷한 음향적 특성과도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며 소형 시스템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넉넉한 사운드 스테이징을 연출해 낸다.
좋은 프로그램으로 제대로 변환한 파일은 디스크 형태로 듣는 것보다 훨씬 음질이 안정적이고 깨끗하게 느껴지곤 한다. 몇몇 가요와 재즈 음원을 시청해 본 바 CD로 듣는 것 이상의 차분함과 선명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HFPA 음원 가운데, 안나 네트렙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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