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대 성능비 높은 진공관 앰프 제조사로 멜로디와 케인, 이 두 곳이 선두 주자로 꼽힌다. 공통적으로 두 메이커 모두 앰프는 진공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각 진공관별로 제품이 다채롭지만 기본은 5극관인 KT88이나 동류관인 6550, 그리고 그보다 출력이 다소 낮은 EL34이다. 같은 5극관이라 해도 KT88과 EL34는 소리의 성향이 다소 다르다. 전자가 남성적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여성적, 쉽게 분류하자면 그렇게 된다.
최근에는 변환 장치를 써서 이 두 종류의 출력관을 교체해서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제품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바로 시청기인 케인의 앰프처럼 말이다. 물론 사전에 바이어스 등의 조정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기종에 따라서는 아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케인의 이 제품도 그렇다. 그래서 제품의 이름도 기존의 MA-80에 멀티라는 호칭을 추가해 놓았다. 이 제품은 진공관 교체가 아주 간단해 아무리 진공관 앰프 초보라 하더라도 거리낄 이유가 없다.
MA-80은 이미 출시된 지 오래된 케인의 베스트셀러. 그 제품의 인기도에 힘입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본 시청기이다. 기존의 MA-80도 됨됨이가 뛰어나서 출력관을 교체할 때 실시해야 하는 바이어스 조정을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는데, 본 MA-80 멀티는 그 설계를 조금 확장시켜 다른 출력관의 사용도 용이하도록 추가로 변환을 해 놓은 것이다.



승용차도 초기 기술력이 떨어졌을 때는 구동 장치가 앞바퀴나 뒷바퀴 한 쪽만으로 고정시켜 놨는데, 지금 유럽의 고급차들은 자동적으로 전륜, 혹은 사륜 전체 동시 구동이 가능토록 만들고 있다. 눈비가 오거나 길이 미끄럽다고 판단하면 알아서 사륜으로 전환이 되며, 평상시 평탄한 아스팔트 도로라면 경제적으로 전륜 하나만 구동되는 그런 방식인 것이다. 케인의 이 앰프를 보고 나면 승용차의 그런 구동 방식이 연상된다. 그렇다고 해서 곧장 관을 교체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교체 후 30분이 지나서 바이어스 조정을 해야 한다. 물론 그 조정 시간은 1분도 안 걸릴 만큼 간단하다.
몸체는 자그마하다. 채널당 5극관을 2개씩 채용했지만 출력은 많이 뽑지 않았다. KT88일 때는 채널당 40W, EL34일 때는 35W이다. 5극관 앰프는 대부분 출력관 한 개당 40W 정도의 출력을 뽑아낼 수 있다. 명기인 매킨토시 MC275의 설계를 대부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기처럼 출력을 다소 희생하면 음색이 상당히 달라진다. 출력 트랜스의 용량이 적은 대신 '스몰 이스 뷰티풀'이라는 등식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멀티의 다소 복잡한 회로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내부 역시 심플해서 그런데서 오는 이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부품이 많고 회로가 복잡하다고 해서 소리가 더 좋아지는 경우란 사실 별로 많지가 않다. 그런데도 엔지니어들은 소리의 차이를 위해 너무 과분한 부품을 투입하고 회로를 변형시키고 있지만, 그 실용성이란 별로 높지 않은 것이다.



TDL CD 플레이어는 이미 중간 가격대 시장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기 기종이다. 하이엔드 못지않은 우아한 디자인과 2쌍의 아날로그 출력단을 지니고 있으며, 소형 진공관을 투입해서 매력적인 사운드 향상을 이루고 있는, 보편적 가격대로는 이색적인 기기. 본지 편집실에서도 자주 레퍼런스 기종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또한 USB 입력을 포함하고 있어 PC 파이로도 손색없다.
여기에 명가 오디오 피직의 스피커 중 가장 소형 시스템을 출구로 매칭을 시켜 본다. 오디오 피직의 스피커는 가격 대비 성능에서 알아주는 명 제품의 산실로, 이미 비르고를 통해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곳이다. 본 시청기는 새로운 클래식 라인의 막내인데, 보급기의 제품이지만 8Ω에서 감도가 86dB로 다소 낮다. 과연 40W 정도의 앰프로 잘 구동이 될 수 있을지 염려했지만 기우.
진공관 앰프의 미덕은 소출력으로도 웬만한 스피커를 무리 없이 구동해 준다는 점이다. 출력이 더 강해서가 아니지만 반도체 앰프에 비해 청감상 저항이 거의 없게 울린다는 것이다. 결과는 몹시 만족스럽다. 우선 소형기가 마치 중·대형기처럼 음장감이 거대하다. 위풍당당해 놀라울 정도.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미려한 소리인가, 또 한 번 감탄한다. 자연스러움과 함께 온기, 윤기가 충분하다. 현은 예리하지 않지만 휘감는 맛이 있고, 팝스 보컬도 매력적. 피아노의 밀도감도 뛰어나다. 금관 밴드의 흥취감도 수준급. KT88이 꽂혀 있지만 EL34로 교체할 경우 현은 더 청초해질 것이다. 부담되지 않는 가격대에서 이 정도의 고품위 소리를 듣기란 쉽지 않다. 기대치 않았던 곳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소리를 들었을 때의 기쁨, 바로 이런 시스템을 만났을 때다. 왜 수입상에서 자신을 가지고 매칭했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



Cayin MA-80 Multi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192만원  사용 진공관 Tesla Blue KT88×4, 12AX7×2, 12AU7×2  실효 출력 40W(KT88), 35W(EL34)  크기(WHD) 39.5×18.5×29.5cm  무게 16.5kg



TDL Acoustics TDL-18CD
수입원 TDL어쿠스틱스 (010)7421-7766
가격 167만원  출력 레벨 2V  USB 입력 24비트/192kHz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92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120dB 이상  채널 분리도 100dB 이상  크기(WHD) 44×10×35cm  무게 10kg



Audio Physic Classic Compact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19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사용유닛 우퍼 15cm, 트위터 3cm  재생주파수대역 50Hz-3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6dB  권장 앰프 출력 20-100W  크기(WHD) 17×31.5×24cm  무게 6.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