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ax Diony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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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ax Dionysos
  • 나병욱
  • 승인 2013.12.01 00:00
  • 2013년 12월호 (49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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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외관에 매력의 사운드로 정점을 더하다
앞에서 외관,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놀랬다고 언급했듯이 스피커와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면서 좋은 사운드를 실현해주었다. 고운 피부의 젊은 여인이 이제 막 세수를 하고 나온 후의 맨 얼굴처럼 과장이 없으면서도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안정된 사운드가 재현되었다.

6.25 전쟁 후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좋은 물건의 대명사는 미제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생산되는 물품이 전혀 없었던 터에 외국에서 들어오는 물품의 대부분이 미국 제품으로, 구제품 의류나 아니면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군용품에서부터 LP판, 그리고 폐기되는 프로용 앰프들이나 악기에 이르기까지 미국 제품이 전부였다. 그 제품들은 비교 대상이 없었던 처지인지라 당연히 경험해보지 못한 지상 최고의 물건들이 아닐 수 없었다. 그 후 나라의 형편이 조금 나아진 후에도 그러한 경험으로 인해 'Made in USA'라면 무조건 좋게만 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JBL이나 매킨토시 앰프도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꿈속의 오디오처럼 느껴졌고, 선망의 대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오디오나 여타 딴 물품들을 선택할 때 어느 나라 제품이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기도 했었다. 당연한 결과로 지금까지 필자의 오디오 룸을 거쳐 간 제품들을 기억해보면 당연히 미국 제품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선진 공업 국가가 아닌 나라의 오디오 제품들도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했고, 그 제품들은 음질 특성에 설득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제품에서는 훌륭한 성능에다 가격도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높은 가격에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변방의 브랜드까지 OEM에서 터득한 기본 기술을 바탕으로 가격과 성능에서 좋은 조건으로 몰려들고 있는 형편이 되기도 했다. 하여 이제 오디오 업계에서는 설계나 생산 기술이 세계적으로 거의 평준화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필자의 솔직한 느낌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트락스 디오니소스 프리앰프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국가의 메이커여서 조금은 놀랐다. 무려 불가리아의 제품인 것. 불가리아하면 TV에서 광고하는 요구르트를 기억하는 것 외에는 별로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필자의 무식으로). 한데 대단히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외모는 무식한 필자로 하여금 불가리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경제 수준으로 세계 77위정도 라고 하는 나라의 제품이라 생각되지 않을 만큼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언급하겠지만, 이 새로운 프리앰프는 나중에 음악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필자를 놀래게 만든다.



이제 두꺼운 알루미늄을 이용한 앰프 몸체 설계가 특별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입체적인 프런트 패널에다 고정하는 나사못 하나 보이지 않게 만들어진 외관에서 예사 물건이 아니라는 느낌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 불가리아의 소피아에 있는 트락스는 디오니소스 프리앰프 외에도 오르페우스 포노 EQ, 스파르타쿠스 클래스A 모노블록 파워 앰프, 이번 시청에서 함께 들어보았던 헤로스 클래스A 하이브리드 파워 앰프, 그리고 막시미누스 DAC를 동시에 광고하고 있다. 참고로 디오니소스 프리앰프도 진공관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앰프이다.
입체감을 주는 전면 패널에는 중심부에 큼직한 볼륨 노브가 자리하고, 그 양 옆으로 청색의 디스플레이가 있다. 좌측에는 자그마한 푸시 버튼으로 전원, 테이프, 뮤트가 있고, 우측에는 입력 선택 및 페이즈가 자리 잡고 있다
톱 패널을 벗기고 내부를 들여다보면 중심부에 진공관이 위치하고 트랜스와 부품들이 예술작품처럼 잘 정리되어 있으며, 와이어링에서도 정성들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오디오 신호에서 발생되는 모든 노이즈를 잡아내면서 정보량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게 부분적 설계했으며, 나머지 시스템으로부터 완벽하게 EMI/RFI를 막아내어, 한층 더 순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프리부의 볼륨 컨트롤은 노이즈로부터 방해받지 않기 위해 독자적인 설계를 거쳤고, 트랜스 또한 다양한 방식의 연구와 종합적인 평가를 거친 후 거기에 걸맞은 트랜스를 특주하여 채용하고 있다.



본기에는 6조의 입력 단자가 준비되어 있다. 2조의 밸런스가 있으며, 4조의 언밸런스 단자에는 Float/GND 스위치가 채용되어 그라운드 노이즈에 대응할 수 있게 했다. 2조의 언밸런스 출력 단자에도 Float/GND 스위치를 채용하고 있다. 2조의 밸런스 출력 단자도 준비되어 있는데, 밸런스와 언밸런스는 장착된 스위치로 선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테이프 아웃 단자가 1조 있어 녹음을 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홈시어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동사의 하이브리드 모노블록 파워 앰프 헤로스와 피에가 코액스 30.2 스피커를 사용하여 시청을 진행했다. 앞에서 외관, 그리고 음악을 들으면서 놀랬다고 언급했듯이 스피커와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면서 좋은 사운드를 실현해주었다. 고운 피부의 젊은 여인이 이제 막 세수를 하고 나온 후의 맨 얼굴처럼 과장이 없으면서도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안정된 사운드가 재현되었다.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에서 스피커의 특성상 스테이지의 넓이가 넓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맑고 명쾌한 음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보컬에서도 자연스러웠으며, 발음도 확실하고 고역으로 올라가도 가늘어지지 않아 좋았다. 재즈에서도 리얼한 현장 분위기와 리듬에서 풋워크가 경쾌하여 스윙감이 잘 전달되고 연주자들의 열정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오디오는 어디에서 만들어졌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누가 어떻게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 같은 시청이었다고 생각된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2,000만원   사용 진공관 6H6N×1   입력 XLR×2, RCA×4   출력 XLR×2, RCA×2, 테이프 아웃×1
어테뉴에이터 스텝 32   볼륨 조정 범위 -46dB~+18dB   크기(WHD) 43.2×12×40cm   무게 1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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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2월호 -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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