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오디오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헤드폰이나 이어폰 제품은 디자인이 뛰어날수록 그 평가가 급격히 절하된다. 디자인이 매력적이면, 그만큼 사운드적인 면에서 많은 단점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고정 관념이 생긴 것. 오히려 투박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면, 또 그 반대로 그만큼 소리는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한다. 재미있는 현상 아닌가. 초기에 단순히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고 출시한 제품들이 이런 고정 관념들을 분명 각인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디자인도 뛰어나며, 성능은 그 가격대의 밸런스를 맞추고 있는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퍼펙트 사운드 역시 디자인적 만족도는 최상으로 높이고, 그 성능 또한 독자적인 개성으로 무장하여, 국내에서도 조금씩 팬 층을 확대하고 있다. 퍼펙트 사운드(Perfect Sound) 브랜드 명은 다소 투박한 인상이 들기도 하지만, 사운드·디자인·패키지 모든 면에서는 특유의 감각을 자랑한다. 아직 라인업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출시되는 제품마다 눈에 띄는 인상을 주는 브랜드, 그들의 신작 S301 헤드폰을 소개한다.



S201의 이어폰 패키지를 크게 확대한 듯한 모습으로, 사각의 큼지막한 박스가 블랙과 레드의 조화로 구성되어 있다. 역시 이전처럼 패키지만 받아 들어도 기분 좋을, 그런 디자인적 즐거움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패키지를 열면, 감각적인 디자인의 헤드폰이 다소곳이 놓여 있다. 첫 눈에도 디자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매력. 대중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확실히 잘 알고 있는 업체답다.
기본적으로 3가지 색깔로 취향을 선택할 수 있다. 화이트, 브라운, 블랙의 구성. 메탈 바디를 제외한 부분에서 색이 달라지는 구조이다. 이 제품의 포인트는 아무래도 메탈 바디에 있을 듯하다.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들이 유광의 색을 입힌 플라스틱 바디의 다소 겉만 화려한 구성인데, 과감하게 메탈 바디를 채용했다. 무광의 헤어라인 가공으로 아주 고급스럽게 마무리되었으며, 여러 번 연마 작업을 거쳤다는 것이 몇 번의 손길에서도 느껴진다. 물론 메탈 바디 덕분에 무게감은 제법 느껴지는 편.



휴대성을 염두에 두어 바디 부분을 접을 수 있다. 폴딩 부분도 바디와 같은 재질로 마무리하여, 연결부가 부서지는 불상사는 없을 듯하다. 케이블 단자는 좌·우 모두 구성하고 있어, 편의성에 조금 더 다가가고 있다. 유닛은 40mm 크기이며, 16Ω 임피던스로 어떤 플랫폼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운드는 이들의 이어폰과는 조금은 다른 성향으로 느껴진다. 전작들이 밝은 성향이었다면, 이 제품은 조금은 낮게 깔리는 따듯한 매력이 있다. 저음은 제법 풍성한 편이며, 전체적으로 비트 있는 사운드에 강한 매력들을 발휘한다. 차갑게 해상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음악에 풍성함을 더하여, 따듯한 아날로그 감성들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사운드이다. 키보드가 강조된 트랜스 음악들이나 80~90년대 메탈 음악들은 아주 시원스레 울려주며, 저역에 보컬에 묻힌다거나 때려낼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는 인상은 들지 않는다. 현악4중주에서 미묘한 현의 떨림이나 악기나 장소의 울림들을 표현하기에도 그다지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다만 여성 보컬이나 조용한 독주에서 깨끗함을 전하기에는 성향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샤미센이나 삼선의 딱딱 끊어지는 현의 타격감을 아주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음의 탄성이라든지, 질감 등은 타 브랜드의 제품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오랫동안 이 제품을 들어보면서, 나름의 개성들이 느껴져서 한동안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다. 이들의 이어폰들이 특히 더 그랬지만, 헤드폰도 퍼펙트 사운드만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잘 전해주는 것 같다. 이런 제품일수록 시청을 해봐야 그 진가를 잘 알게 될 것이다. 꽤 재미있는 브랜드이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65만원  유닛 크기 40mm   유닛 타입 다이내믹   임피던스 16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