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yin MA-80 Mul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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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in MA-80 Multi
  • 정우광
  • 승인 2013.11.01 00:00
  • 2013년 11월호 (49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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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34와 KT88의 매력을
이제 하나의 제품으로 즐기다
음의 결이 곱고 섬세함이 증가하여 바이올린의 음이나 피아노의 재생음이 더욱 생동감이 있는 밝은 빛으로 변화되었다. 진공관 앰프에서 출력관의 변화가 얼마나 극적인 음의 변화로 귀결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예일 것이다. 함께 연결된 달리 스피커와의 매칭은 EL34의 경우에 더욱 아름다운 음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진공관 앰프의 전성기 시절에 가장 널리 사용되어지던 출력관이 두 가지 있다. KT88과 EL34가 바로 그것인데, 두 가지가 다 5극 진공관으로 진공관의 발전사에 종지부를 찍는 듯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진공관이다. 이들을 사용한 앰프들은 대출력의 솔리드스테이트 앰프가 주류를 이루던 1960년대에 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제조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진공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푸시풀로 구동했을 때 KT88은 50-60W의 출력이 가능하고 EL34의 경우에는 30W 정도의 출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대적인 저 능률의 스피커 시스템이라도 일반 가정에서 울리기에는 전혀 힘에 부족감을 느끼지 않고서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에 수많은 제조사들이 이들을 자신의 제품에 사용해 왔던 것이다.
두 가지 진공관의 음질은 뚜렷하게 구별이 된다. KT88은 매킨토시에서 사용하여 유명해진 진공관으로 힘 있고 넓은 대역의 재생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마란츠에서 사용되어 유명해진 EL34는 KT88과 비교하여 힘은 약간 부족하나 매끄럽고 섬세한 소리를 재생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두 진공관의 특징은 뚜렷하게 대비가 되는 것이어서 선호하는 이들의 기호가 갈라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매칭되는 스피커 시스템의 특성에 따라서 호 불호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진공관 마니아라면 두 가지 진공관을 다 소유하면서 변화하는 음을 즐기고 싶은 것이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두 개의 파워 앰프를 장만하려면 경제적인 부담도 부담이려니와 수준급에 이른 시스템을 보유하기 전에는 음의 성향을 비교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의 앰프에 두 가지 진공관을 바꾸어 가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이러한 제품들이 두 가지 진공관의 특성을 다 잘 살려내기보다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제품으로 인식되어 별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진공관의 교체에 따른 조정이 어렵다거나 복잡한 회로의 채택으로 진공관 고유의 음색이 퇴색되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아주 간단하게 두 가지 진공관의 음을 비교하여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앰프가 케인에서 등장했다. 여러 해 동안 우수한 음질과 경쟁적인 가격으로 점차 시장을 넓혀온 케인의 제품은 애호가들의 요구를 발 빠르게 반영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이번의 시청 제품인 MA-80 멀티는 기존의 인기 제품이었던 KT88 사용의 MA-80을 기반으로 하여 EL34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원래의 제품이 진공관의 교체 시 바이어스 전압의 조정이 용이하도록 표시 미터와 조정 장치를 구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적은 변형만으로도 두 가지의 진공관을 사용할 수 있게끔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출력관의 변화에 따른 음의 변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페어 매칭된 두 벌의 출력관만 구비하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두 개의 앰프를 소유하는 셈이 된다.



시청의 포인트는 두 가지 진공관의 소리 차이를 얼마나 잘 드러내어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KT88을 사용한 제품은 이미 많이 시청을 하였기 때문에 주된 관심은 EL34를 사용한 시스템의 소리에 있었다. 입력 장치에 야마하의 CD 플레이어 CD-S3000을 연결하고 스피커 시스템은 달리의 젠서 7을 연결하였다. 우선 KT88을 꽂고서 시청했다. 익숙한 음이 나온다. 안정되고 넓은 대역의 소리가 힘 있게 스피커를 제어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KT88이 가지고 있는 능력 중에서 가장 안정감이 있는 부분을 선택한 회로의 구성이라 소리의 결이 5극관답지 않게 곱고 섬세하다. TR 앰프와 비교하여 윤택하고 풍성한 중음역대의 울림은 진공관을 증폭 소자로 쓰는 앰프의 큰 장점 중의 하나인데, 케인의 제품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아쉬움 없이 즐길 수가 있다. 더욱이 우수한 출력 트랜스의 지원으로 넓어진 재생 대역은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에서부터 기타 솔로에 이르기까지 음악성 풍부한 울림을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진공관을 EL34로 교체했다. 교체에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 물론 바꾸어 꽂기는 1분만에 끝났지만 30여 분이 경과한 후에 각 진공관의 바이어스 전압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교체 후의 음은 이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져 있었다. 음의 결이 곱고 섬세함이 증가하여 바이올린의 음이나 피아노의 재생음이 더욱 생동감이 있는 밝은 빛으로 변화되었다. 진공관 앰프에서 출력관의 변화가 얼마나 극적인 음의 변화로 귀결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예일 것이다. 함께 연결된 달리 스피커와의 매칭은 EL34의 경우에 더욱 아름다운 음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스피커의 능률이 높은 편이고 더블 우퍼에 의한 저음역의 양도 충분하여 출력에서는 약간의 부족함이 있지만 아름다운 음으로 이를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관을 바꾸어가며 음악을 즐기는 것도 오디오의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욕구를 간단하게 만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의 출현이 반가울 뿐이다.



수입원 케인코리아 (02)702-7815
가격 192만원  사용 진공관 Tesla Blue KT88×4, 12AX7×2, 12AU7×2  실효 출력 40W(KT88), 35W(EL34) 
크기(WHD) 39.5×18.5×29.5cm  무게 1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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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11월호 -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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