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acy Audio Whi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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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acy Audio Whisper
  • 나병욱
  • 승인 2013.10.01 00:00
  • 2013년 10월호 (4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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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음악 무대를 경험하게 한
값진 순간
이 스피커 시스템의 무한한 가능성은 시청실을 들어서며 김광석의 라이브 음반을 듣게 된 순간부터 입증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래에 이처럼 설득력을 가진 스피커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제품 시청을 위해 시청실을 들어설 때 잔잔하면서도 은은한 노래가 이른 새벽 산속 고속도로를 가득 채운 안개처럼 시청실을 감싸며 들려오고 있었다. 들으며 생각해보니 김광석의 라이브 실황 음반이었는데, 이등병의 편지와 서른 즈음에 등의 노래가 박수 소리와 번갈아가며 계속되고 있었다. 아마도 포장된 상자에서 갓 꺼낸 앰프와 스피커를 에이징시키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두었던 음반이었던 것 같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어수선한 리스닝룸을 정리하는 동안 자리에 앉아서 그냥 들리는 대로 편안하게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하다고 느껴졌다. 하여 볼륨을 조금 더 올려 라이브의 분위기에 맞게 조정한 다음 계속 듣게 되었는데, '어느 날 장난삼아 시작한 것이 본업이 되고 말았다'는 어느 친구의 말처럼 무심코 들었던 음악에 정신을 빼앗기게 되고만 것이다. 들려오는 박수가 있어 라이브 음악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목소리가 가끔 잠기는 것 같은 김광석 특유의 목소리는 지금 이 순간이 공연장인 것처럼 리얼하여 얼떨떨하기까지 했다. 사운드에서도 저역이 모자라다거나 아니면 과하지도 않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어쿠스틱 기타의 맑고 섬세한 사운드와 일렉트릭 베이스의 탄력적이며 파워풀한 음질은 연주를 직업으로 하던 그 옛날 그 시절 연주하던 그 스테이지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느낌은 잠깐 동안의 신기루와 같은 것이 아니었고, 들으면 들을수록 더 절실해지는 것이었다.



음반의 재생이 다 끝나고 긴 박수 소리가 사라진 다음에야 허우적거리던 안개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사람 키만큼이나 키도 크고, 병원 입원실의 침대 넓이만큼이나 넓어 보이는 거대한 스피커가 눈앞에 떡 버티고 있었다. 바로 레거시 오디오 위스퍼라는 스피커 시스템이다. 실제 크기보다도 더 웅장해 보이는 이유는 15인치나 되는 저역 담당의 우퍼가 배플의 위쪽과 맨 아래에 각각 1개씩 2개가 장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채널당 1개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은 7인치 구경의 미드레인지는 채널당 무려 4개씩 장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다 1개만으로도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는 리본 트위터도 2개가 채용되어 있다. 그래서 유닛의 개수는 8개가 다 인줄 알았는데, 안내 책자에는 채널당 11개로 되어 있었다. 궁금하여 사진과 스펙을 살펴보았는데, 15인치 구경의 우퍼 바로 뒷면에 같은 구경의 진동판이 1개 더 장착된 설계로 되어 있으며, 12인치 구경의 유닛 1개는 보이지 않는 뒤편에 장착되어 있어 총 11개로 4웨이 11유닛의 시스템인 것이다.
15인치가 담당한 저역을 2차 필터링으로 슈퍼 우퍼의 역할도 함께하는데, 카본과 펄프를 합성한 진동판으로 되어 있으며, 에지는 탄력적이며 내구성이 좋은 고무 계통이다. 7인치 구경의 미드·우퍼는 실버-그라파이트·로하셀에 캐스트 프레임으로 설계되어 있고, 정중앙에 위치한 듀얼 에어 모션 트위터 시스템은 AMT 리본 트위터로서 4인치와 1인치 구성으로 되어 있고, 특히 1인치 슈퍼 트위터는 10kHz 이상을 재생해준다.



이 스피커 시스템의 특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앞에서 거대한 크기라고 했는데, 만약 보통의 상자형 스피커이었다면, 크기와 그 구성은 현재와 같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필자로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시스템인데, 전면 배플은 존재하지만 양 옆면과 뒷면은 없다. 프레임은 있으며 중역의 쳄버만 존재함으로 여타 스피커들처럼 리플렉스 포트도 없으며, 상자가 아니므로 내부의 정재파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뒷면의 저역 부분에는 패브릭 네트로 마감되어 있고, 양 옆면에도 비어 있는 곳과 패브릭 네트로 막아 놓은 곳이 존재하는 아주 특별한 시스템이다.
원래 이 시스템의 전 모델들은 같은 설계에 액티브 멀티 시스템으로 스피커마다 500W의 듀얼 채널 파워 앰프를 내장시킨 스피커 시스템이었는데, 다양한 취향에 맞추겠다는 의미에서 파워 앰프를 제외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구경의 우퍼에 4개씩이나 되는 미드레인지를 구동하려면 대출력의 앰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감도가 무려 95dB이나 되어 10W의 앰프에서부터 600W까지의 앰프를 권장하기 때문이다. 이 스피커 시스템의 무한한 가능성은 시청실을 들어서며 김광석의 라이브 음반을 듣게 된 순간부터 입증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래에 이처럼 설득력을 가진 스피커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함께한 고품격의 비투스 오디오의 시그너처 모노블록 파워 앰프 SM-102와 동사의 프리앰프 SL-102의 도움도 한몫을 했겠지만, 이 스피커에서 들려준 재즈와 오케스트라는 김광석의 라이브 음반과 마찬가지로, 분명 특별한 무대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2,320만원  구성 4웨이 11스피커 
사용유닛 우퍼(5) 38.1cm 카본·펄프, 30.4cm 오라 베이스 스티어링, 미드·우퍼(4) 17.7cm 로하셀-실버 그라파이트, 미드레인지 10.1cm AMT, 트위터 2.54cm AMT 
재생주파수대역 22Hz-30kHz(±2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00Hz 3kHz, 1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5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0-600W  크기(WHD) 43.1×160×33cm  무게 150kg(Packed)

49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10월호 -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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