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fall Audio Hurricane E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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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fall Audio Hurricane Evo
  • 김남
  • 승인 2013.10.01 00:00
  • 2013년 10월호 (49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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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액자에 담긴 깨끗하고
투명한 음향 풍경
제품명을 발음하기가 번거롭다. 여러 기종을 한꺼번에 보기 때문에 제작사의 이름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지난 달 봤던 마치 투명 유리로 만들어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던 동사의 스피커는 절대로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이런 방식으로 인클로저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니. 스피커의 허세가 일순간 모두 벗겨져 버려 마치 마술사의 눈속임수를 모두 까발리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는 듯했다. 바로 그 제작사에서 만들어 놓은, 이번에는 전부 투명 유리가 아니라 보통의 재질로도 만들었지만 크기는 미니라고 하기에도 과할 정도의 스몰 사이즈이다. 극에서 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
지난 호에 이 제작사에 대해 소개가 되어 있다. 거의 20년 전부터 프랑스에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오늘 날 기초 과학이 미국과 대등한 국가이다. 그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제품이 지난 호에 소개된 빅토리아 에보였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한 증인 같은 제품이 본 시청기라 할 수 있겠다.
이 회사의 이름이 폭포인데, 제품명도 모두 세계 3대 폭포의 이름에서 따왔다. 라인업은 플로어 스탠딩으로는 나이아가라, 빅토리아 에보, 이과수 에보로 나뉘어져 있는데, 유닛은 실크 돔 트위터로 모두 동일하며 우퍼는 각각 사이즈에 차이가 나지만 재질은 역시 동일하다. 프랑스의 유명한 업체 아톰에서 제작한 것들이다. 이들 소리의 특징은 매우 스케일이 크면서도 깨끗하고 힘차다는 것이다. 저역의 풍만성은 대표적이면서 자연스럽고 아름다워 지난 호 빅토리아 에보를 들으며 연신 탄복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격대도 크게 튀는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저렴한 것도 아니다.
이 작은 스피커는 벽에 부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스탠드에 올려놓을 수 있고, 테이블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는 스탠드와 1m가 넘는 알루미늄과 글라스를 혼합한 스탠드가 있기도 하다.



왜 벽에 부착하는 것이 기본이냐고? 두께가 8cm 밖에 안 되니 그야말로 딱 아닌가. 이 스피커가 얼마나 앙증맞은지는 2kg이라는 무게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높이도 27.5cm에 불과하고, 가로 폭 역시 18cm다. 이만하면 완전히 하나의 작은 액자와 흡사한 셈이다.
당연히 홈시어터의 리어 사이즈인데, 물론 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제작사 쪽에서도 새틀라이트라고 부르고 있으니까. 그리고 벽에 부착할 수 있는 브래킷도 있으니까. 그러나 그런 사이즈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고 해서 리어 용도나 아니면 가볍게 컴퓨터용 스피커로 사용하기에는 확실히 아깝다. 4인치의 드라이버와 20mm 실크 돔 트위터로 조합된 이 제품은 분명히 뭔가 있다! 가볍게 쓰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말이다.
오디오 제품을 리뷰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홈 오디오 용도라는 측면에서 보게 되는 것이 으뜸이다. 우리는 아직도 음악을 홈시어터의 일부분이라고 보는 세대가 아니고, 그 반대의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홈시어터의 연혁은 짧으며 우리네 일상에 제대로 접목되었다고 보기가 어려운 시점이다. 그런데 해외의 스피커들은 대부분 홈 오디오가 아니라 홈시어터의 한 부분으로서의 제품을 왕성하게 만들어 낸다. 보수적인 영국에서도 어김없다. 하긴 어떤 고가의 홈 오디오라고 할지라도 홈시어터에 편입할 수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당연할 텐데 아무래도 우리의 접근 방식이 약간 보수적인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그동안 이런 정도의 새틀라이트 급의 소형기는 신물나게 보고 들어 왔다. 홈 오디오 쪽에서는 책장에 들어가는 사이즈를 북셀프라고 부른다. 그것이 가장 소형기인 셈인데, 어느 사이엔가 새틀라이트 급이 자리를 잡고 말았다. 그 소리들은 당연히 쟁쟁거리는 수준이며, 직선 음이 아니면 보통 방에서도 오래 음악을 듣기에 다소 피곤할 정도로 귀와 머리를 자극한다. 차라리 헤드폰이 백배 더 낫다는 생각이 절로 나기 마련이다.



본 시청기를 이번 호 시청기인 마란츠의 M-CR610과 연결해 본다. 이 제품은 보급형의 일체형 올인원이니 사실 성능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가 않았다. 거기다 편집부의 시청실이 상당한 사이즈라서 걱정이 되었는데, 이만하면 대형 아파트의 거실 크기보다 약간 더 큰 정도라 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음악이 울리기 시작했을 때의 반응은? 편집부의 기자들과 똑같았다. 이만하면 우리 보통 아파트 거실에서 조금치도 모자라지 않다! 낭랑하고 힘찬 음장감이 가히 폭포처럼 시청실 안을 휘감고 돈다. 이 꼬맹이 같은 친구가 말이다. 대체 상당히 이름 있는 큰 사이즈의 스피커와 뭐가 다르단 말인가. 음장감은 물론이고 그 소리의 질에 있어서도 말이다.
이런 소형기의 절대 특성이기도 하지만 깨끗한 투명도는 가히 1급이다. 청결하기 짝이 없으며 그 기세 그대로 절대 음장감이 넘실거린다. 이 작은 우퍼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저역도 충실하다. 중역의 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그것은 절대적으로 사용 앰프의 영향이다. 일본제 보급형 올인원이나 리시버들은 작은 출력으로 음장감을 키우기 위해 다소 중심 공간을 희생시키며 크기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기 마련이다.
소리의 특성은 평상시 리뷰 곡으로 들어오던 대편성과 현 독주, 보컬, 피아노, 팝송 등 전 장르에서 그대로 유지된다. 놀랍다. 우리가 조금만 음악 앞에서 겸손할 수 있다면 방안 한쪽에 이런 작은 스피커 하나를 걸어 놓고도 자유자재로 음악을 즐길 수 있으련만. 몇 번이고 자기 참회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그야말로 스몰 자이언트의 출현이다.



수입원
SP-오디오 (070)7119-5287
가격 118만5천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0cm, 트위터 2cm 실크 돔
재생주파수대역 100Hz-28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7dB/2.83V/m  권장 앰프 출력 50-200W
크기(WHD) 18×27.5×8cm  무게 2kg

495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3년 10월호 -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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