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천당으로. 이런 괴이한 체험담이다. 현존하는 세계의 케이블 업계에서 국적·가격 불문하고 냉정히 평가할 때 헤밍웨이의 얼티메이트급 케이블들은 단연코 A 등급에 포함된다. 그 아래인 시그너처도 그렇다. 기본 하위 등급인 레퍼런스는 그 가격대에 군웅이 할거하고 있어서 특별히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외에는 헤밍웨이의 케이블들이야말로 한국 케이블의 자존심인 것이다. 그런데 본 시청기를 시청실에서 듣고 의아했다. 뭔가 풀리지 않은 듯한 소리가 나는 것. 지난번 시청기였던 동사의 레퍼런스 RCA 케이블을 워낙 좋게 들었던 터라, 이런 심정은 더 강하게 다가왔다. 뭔가 확실히 이상한 상황. 혹시 사용할 때 주의 사항 같은 것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편집부에서도 아는 것이 없었다. 혹시 결함이나 에이징이 안 된 제품을 착각하고 보낸 것은 아닐까? 


 시청을 마치고 다음 날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다. 제품이 사흘 정도 에이징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을 누락시켰다는 이야기. 너무 급하게 보낸 것은 아닌가 제작사도 노심초사하고 있었던 것. 에이징이 끝난 다음에는 극상의 소리, 그런 전화였다. 결국 그 과정을 거쳐 다시 듣게 된다. 그 결과 첫 번째 느낌이 서두에 쓴 것처럼 지옥에서 단연코 천당으로 바뀐 것이다.헤밍웨이의 케이블들은 진력이 날 정도로 전 제품을 다 들어 봤다. 더구나 얼티메이트급의 충격은 생생하다. 특허를 받은 기술력이며,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특수 공법이 들어갔고, 듣자마자 방 안이 갑자기 2배로 확장되는 듯한 거대한 음장감의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기 짝이 없다. 소리의 맑음과 유연함, 아름다움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용자가 소리를 들어 보고 이런 케이블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했다는데 그 말을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근자에 다시 MK3에서 S로 제품이 완전 탈바꿈했다. 오랜 설계 끝에 그동안은 기술력 부족으로 제품화하지 못했는데, 드디어 완성시키면서 S가 된 것이다. 소정의 수수료만으로 제품을 교체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한다.기술에 대한 공개는 없지만 전체의 선재 중 중앙의 몇 가닥에만 전류를 흘리고 그 외의 선재는 거기서 유발되는 자장을 제거한다는 지극히 섬세 정밀한 기술이다. 선재의 꼬는 방식, 외피의 조각 형태로 다시 치밀한 제어를 하는 과정, 그것이 헤밍웨이 기술의 큰 노하우다. 이 케이블, 진심으로 잘 만들었다. 경이롭기 짝이 없다. 그들이 추구하는 기술력이 이제는 종착역인가? 

 ■ 제조원 (주)시그마와이어랩 (02)508-4664  |  가격 1,450만원(1.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