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 Physic Virgo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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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Physic Virgo V
  • 김남
  • 승인 2013.08.01 00:00
  • 2013년 8월호 (49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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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를 잘 아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스피커
10여 년 전부터 익히 알고 있던그 소리보다도 훨씬 더 좋다.사계의 봄은마치 아침 햇살처럼 깨끗하고 정확하며,상쾌하게 퍼져 나간다.놀랄 만큼 그 햇살이 맑다.현은 우아하고 그윽하며짙은 향취를 자아낸다.라캄파넬라의 피아노 음은유리알처럼 탄력과 정확도를 보여주며,조지 윈스턴의 'September'에서도그 힘과 저역의 탄력이 적절하다.유감이 없는 것이다. 1995년 무렵은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스피커의 유행이 절정을 이루고 있을 때이다. 대형 스피커의 원조나 다름없는 알텍 A5나 B&W 801,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같은 것을 서너 평짜리 방에도 너도나도 들여놓던 때로 추정이 된다. 이때 본 시청기의 첫 번째 제품이 독일에서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독일제의 스피커는 완전히 이방인이나 다름없었다. 키는 크지만 왜소하기 그지없이 홀쭉한 몸매, 우퍼가 옆구리에 붙어 있는 낯선 구조, 그런데 그것보다도 더 이상한 것은 이 볼품없던 스피커가 나오자마자 외국 전문지의 A클래스에 일제히 등극하고 만 것이다. 외국뿐 아니다. 국내의 전문지에서도 올해의 베스트 10에 당당히 올라섰다. 그때 10기종에 든 스피커는 그밖에 베리티 오디오의 피델리오 하나뿐이었다. 더구나 가격은 이쪽이 피델리오의 3분의 2였다.그 때의 심사위원 한 분은 소리에 만족하면서도 장래성이라는 것 때문에 혼자서는 결정하지 못하고 주변의 천거에 의해 간신히 들여놓았는데, 그 뒤로는 들을수록 만족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조그마한 스피커가 밤이 되면 벌판을 가득 울릴 만큼 위풍당당하다는 그런 소감이 기억난다. 대편성에서 적수가 없다는 자신감도 한 사용자의 소감이다. 본 시청기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외국에서 한참 성가를 인정받은 다음,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나서였을 것이다. 그만큼 국내 시장이 보수적이었던 셈이다. 소리는 좋으나 이런 스타일로 팔릴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고민이었을 것이다. 뒤늦었지만 이 시청기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알 만한 애호가들을 위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알 만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스피커 세계의 허상을 알아버린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 뒤 이 제품은 조금씩 개량을 거듭해 처음에는 그냥 똑바로 섰던 자태에서 뒤로 7도 엇비슷하게 기울어진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는 음의 도달 거리와 시간 축 때문이며, 보통 사용자로서는 이해가 쉽지 않지만 그런 이론 때문이라고 한다. 그 외에 달라진 점은 크기와 무게가 약간 줄어들었다. 감도 역시 소폭 줄었다. 인클로저의 마감이 우아해진 점,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가격은 대폭은 아니지만 중폭 정도 증가했다.측면에 장착된 우퍼의 크기와 개수도 변화가 생겼다. 전에는 16.5cm짜리 우퍼 2개와 같은 크기의 패시브 라디에이터 2개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비르고 V는 18cm 2개가 장착되었다. 이 콘 우퍼는 2개를 장착해 작용·반작용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설계는 영국의 명기 셀레스천 시스템 6000에서도 시도한 바가 있다.전에는 미드레인지, 트위터 모두 시어스나 비파 같은 곳에 특주한 유닛을 사용했는데, 비르고 V는 하이퍼 홀로그래픽 콘이라는 자사의 기술을 적용해서 생산된 알루미늄 유닛을 사용한다. HHCM 미드레인지는 듀얼 네오디뮴 마그넷, 액티브 콘 댐핑 2가 적용된 세라믹 코팅 알루미늄 콘, 중앙에 알루미늄 페이즈 플러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안쪽의 바스켓은 플라스틱 재질이며 바깥쪽의 바스켓은 밀도가 높은 금속 재질의 2중 설계로 되어 있다. 그리고 알루미늄 콘이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후면에 구멍을 두어 공랭 효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HHCT 트위터는 네오디뮴 마그넷, 세라믹이 코팅된 알루미늄 콘, 소프트 돔 실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역시 진동이 전해져도 배플에 영향을 받지 않게 2중 구조로 되어 있기도 하다.  



 사운드는? 독일제라는 선입견으로 냉정하고 정감 없이 정확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음장감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얇고 기다란 톨보이 스타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90년대 처음부터 제작사는 이 스피커는 12평 정도의 룸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발표를 곁들였다. 그만큼 음장감에 자신을 보였다고 할 것이다. 편집부의 시청실은 12평 정도의 룸과 넓이가 비슷할 것이다. 이 시청실에서 진공관 앰프인 신세시스 로마 시리즈(이번 호 시청기)와 역시 이번 호 레퍼런스 제품인 뮤지컬 피델리티의 M3CD CD 플레이어로 매칭해 본다. 사용 앰프가 5극 진공관인 탓으로 분해능은 대편성에서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나는 이 스피커의 미덕 중 하나가 분해능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편이다.10여 년 전부터 익히 알고 있던 그 소리보다도 훨씬 더 좋다. 사계의 봄은 마치 아침 햇살처럼 깨끗하고 정확하며, 상쾌하게 퍼져 나간다. 놀랄 만큼 그 햇살이 맑다. 현은 우아하고 그윽하며 짙은 향취를 자아낸다. 라캄파넬라의 피아노 음은 유리알처럼 탄력과 정확도를 보여주며,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에서도 그 힘과 저역의 탄력이 적절하다. 유감이 없는 것이다. 보컬은 기품이 있으며 향취가 서린다. 흔히 생각하는 독일식 냉정·정확하고는 거리가 먼 것이다. 팝스 보컬에서도 풀어짐이 없이 단단하고 정밀하게 정취를 묘사하고 있으며, 그렌 밀러 악단의 금관 밴드 연주에서의 일사불란함과 밸런스 감은 최고.어느 장르의 곡을 막론하고 과부족이 없는 이런 성능의 스피커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롱런하며 세계의 전문가들이 우수 제품으로 추천하는 것은 결코 과찬이 아닐 것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가격 1,090만원  사용유닛 우퍼(2) 18cm, 미드레인지 15cm, 트위터 3.9cm  재생주파수대역 32Hz-4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  권장 앰프 출력 30-180W  크기(WHD) 23×99×40cm  무게 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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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8월호 -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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