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ico 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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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o S1
  • 김남
  • 승인 2013.07.01 00:00
  • 2013년 7월호 (49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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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속 시원한 청량감
 모든 대역의 소리는 청량하다 못해 새벽녘 산사의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기만 하다. 로우 레벨의 정확성, 무대 주변의 정숙함, 양파 껍데기를 한 꺼풀이 아니라 서너 겹 더 벗겨버린 듯한 잡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늦가을의 새벽하늘 색깔인가. 마치 검은색 강철 기둥 같은 새카만 무광 알루미늄의 박스 스타일, 엄청난 가격, 체구가 그렇게 크지도 않으면서도 그 크기에 비해 믿기지 않는 무게(Q3만 해도 100kg이 넘는다) 등. 이건 마치 스피커가 아니라 철강 회사의 건축 자재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외양과 가격만 가지고도 이 회사의 제품에 접근하기 힘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나조차도 그랬으니 말이다. 


 초창기, 그래 봐야 2004년 나타난 제작사인 만큼 몇 해 되지 않지만, 그 시기에는 그런 불만을 가진 사람들 중에 나도 당연히 끼어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여러 사람과 함께 소리를 한 번 들어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박스형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를 내줄 수 있단 말인가. 마치 최고의 정전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박스형 스피커로는 망가의 유닛을 쓰는 스텔라 엘레강스 같은 제품에서도 그런 청량한 소리가 나오지만, 매지코의 청량함과 함께 장대하고 파워풀한 색채감은 당연히 최상급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가격을 확인해 보고서는 고개를 저었다. 아마 그 제품이 Q3이었을 것이다.내부 칸막이 같은 것도 완전히 알루미늄 블록만으로 만들었고, 들어가 있는 온갖 조립 부품들을 위해 수백 개의 나사가 들어가는 단면도를 봤을 때는 다소 등골이 으스스했다. 금속과 나사의 화신! 그런 평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건 음악이 아니라 마치 써늘한 제철 공장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마치 무수한 금속 기계들이 서로 부딪히고 울려 대면서 소리를 짜맞추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불안에도 불구하고 매지코라는 이름은 오디오의 골수 마니아들에게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의 경우가 아니다. 세계 도처에서 상이 쏟아졌고, 그 경이로운 사운드에 예찬이 쏟아졌다. 지금 스피커의 세계에서 최정상의 제품을 뽑으라고 한다면 몇 기종의 결선 제품에 꼭 끼는 주연급이 바로 매지코가 되어 버린 것이다. 국경과 민족을 떠나서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는 불평·불만과 함께 매지코의 이름이 각인되어 버리고 말았다. 


 산업 디자이너이자 음악 애호가인 아론 울프라는 괴짜가 이제는 조금은 흔하지 않은 밀폐형 제품으로 2004년에 미니라는 2웨이 제품을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매지코는 V 라인, Q 라인의 제품들을 속속 발표해 왔다. 그리고 최근에 시장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낮춰 선보인 본 시청기인 S 라인을 내놨다. 아마 S1, S5을 시작으로 몇 개의 라인업이 곧 등장할 것이다. Q 시리즈는 Q1이 가장 소형기로 북셀프형인데 비해, S 시리즈의 S1은 플로어 스탠딩형으로 소형기라고 보기는 힘든 편이다. 물론 이미 수입되어 있는 S5가 훨씬 유닛 개수가 많고 초대형이기는 하지만.매지코의 제품들은 몇 가지 동일한 점이 있다. 먼저 트위터가 1인치 베릴륨 트위터라는 것인데, 대부분의 상급기도 마찬가지이다. 우퍼는 나노텍 진동판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 진동판은 다양한 무게의 카본 파이버를 직조한 나노텍 레이어와 로하셸, 다시 나노텍 레이어를 접합한 구조로 된 샌드위치형 콘이며, 본 시청기는 177mm 크기의 미드·베이스용이 사용되었다. 또 이렇게 알루미늄을 가공해 인클로저를 만드는 것은 회절 효과, 내부 공진 및 댐핑 요구 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데, 당연히 나오는 소리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다소 차갑다. 우리나라 속성은 매운탕이나 설렁탕 민족이며 라면 민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준으로 보면 이 제품의 소리는 차가운 생수에 속한다. 차가운 생수는 여름 한철 잠깐 마시다가 마는 것인데, 차가운 생수라고 하면서 싫다고 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소리가 좋다.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두세 시간 와락 들을라치면 가슴을 후비는 현의 밀림, 귓전을 파고드는 보컬이 좋은 것이다.이 스피커를 스펙트럴의 DMC-30SS 프리앰프, 코드의 파워 앰프 SPM 5000, dCS의 파가니니 시스템이라는 호화 시스템으로 매칭을 해서 들었는데, 모든 대역의 소리는 청량하다 못해 새벽녘 산사의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기만 하다. 로우 레벨의 정확성, 무대 주변의 정숙함, 양파 껍데기를 한 꺼풀이 아니라 서너 겹 더 벗겨버린 듯한 잡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늦가을의 새벽하늘 색깔인가.평상시에 상당히 호감을 갖고 있던 또 다른 하이엔드의 스피커로 교체해서 물렸을 때 너무나도 놀랐다. 그 소리의 방향이 이렇게도 다르다니. 온화하고 매끄럽고 탐미적인 소리라고 알고 있었던 그 스피커의 소리를 다시 듣고 싶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있었기 때문이다.2웨이긴 하지만 저역 한도가 32Hz까지 내려가므로 저역 부족은 느껴지지 않는다. 강인한 인클로저의 효과 때문일 것이다. 감도가 무난하고, 그리고 크기도 알맞기 때문에 우리네 거주 사정으로는 아마 가장 실용적인 매지코가 될 듯하다. 한 번 이 소리를 듣고 나면 다른 소리에는 너무 실망이 클 것이다. 그것이 가장 큰 주의 사항이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가격 1,68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7.7cm M390, 트위터 2.5cm MB30
재생주파수대역 32Hz-5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6dB  권장 앰프 출력 50W
크기(WHD) 25×117×23cm  무게 4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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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7월호 -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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