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t 340B Fisher 50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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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340B Fisher 500B
  • 김기인
  • 승인 2013.06.01 00:00
  • 2013년 6월호 (49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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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77
 진공관 리시버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면 미국의 피셔와 스콧을 들 수 있다. 리시버로는 가장 화려했던 1960년대 중반을 장식한 명기들이 모두 이 두 회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앰프의 출시 연대가 1960년대 중반이지만, 실제 국내에 유입된 것은 70년대 초반부터였을 것이다. 당시는 초고가 앰프로 서민들은 구입할 엄두도 못 냈고, 조금 시간이 흘러 TR 시대가 도래할 때쯤 되어서야 진공관 리시버라는 이유로 천대받았지만, 일부 마니아들은 그 음질적 우수성을 진작 알아보고 TR 리시버보다 높이 쳐주었다. 어떻든 일본제 TR 리시버들이 수입되어 판을 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 진공관 리시버는 저평가되어 그제야 서민의 손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90년대에는 이 진공관 리시버들의 가치가 역전되어 난다 긴다 하는 TR 리시버의 가치를 누르고 상좌에 올랐고, 최근 들어서는 그 인기도가 더 급상승해 가격은 더욱 뛰어 버렸다. 이 조류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스콧 340B 리시버와 피셔 500B, 500C 리시버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스콧 340B와 피셔 500B가 필적할 만한 위치에 있는 진공관 리시버라 생각해 이번 호에는 두 리시버를 비교해 알아보기로 했다. 




340B는 전작 340 진공관 리시버의 개량형이다. 340이 출력 30W의 7591 출력관을 사용하는 원형 다이얼 리시버라면 340B는 출력 35W의 7591 출력관을 사용하는 좌우 수평 다이얼형, 즉 녹턴형 리시버다. 실제 340의 판매 가격은 당시 379달러였고, 340B의 판매 가격은 289달러인 것으로 보아 원가 절감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 신제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어떻든 스콧 340B로 개편되면서 전면 패널의 모양은 대폭 진화해 스콧의 TR 리시버 패널 형태로 접근한다. 340B는 FM 전용 튜너 내장이며, 포노단에 12AX7×2개, 라인단에 12AX7×2개, 드라이브단에 6U8×2개를 사용하며, 고주파 증폭단에 6U8·6BS8, 중간 주파수 증폭단에 6AU6×2개와 6HS6을 사용하며, FM-MPX에 12AT7·12AX7·6KE8을 각각 1개씩 총 3개가 장착되어 있다. 전면 패널 분위기는 피셔 500B에 비해 복잡하다는 인상이며, 실버 패널로 피셔에 비해 약간 약하다.피셔 500B는 역시 출력관 7591×4개를 사용하며, P·P로 채널당 32.5W의 출력을 낸다. 당시 판매가가 229달러로 스콧 340B보다는 저렴한 모델이었다. 500B에는 포노단 12AX7×2개, 라인단 12AX7×2개, 드라이브단 12AX7×2개를 사용하며, 고주파 증폭단에 6AQ8(ECC85)×1개와 중간 주파수 증폭단에 6AU6×4개, FM-MPX에 12AT7×2개·12AX7×1개를 사용하는 것이 340B와 약간 구별된다. 500B는 EM-84에 의한 매직아이 튜닝 미터를 사용하고, 340B는 일반 게이지형 레벨 미터를 사용하며, 500B에는 헤드폰 잭이 없고, 340B에는 헤드폰 잭이 있는 등 기능 면에서도 약간 구별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 출력이나 기능은 대동소이해 어느 제품을 선택해도 포노 LP를 비롯한 모든 기능을 한 대로 커버할 수 있어 편리하다.340B가 볼륨과 전원 스위치가 별도로 구분되어 피셔 500B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전원 스위치 일체형 볼륨에서 오는 폐단을 막아 놓았다. 그러나 이 전원 스위치마저도 약해서 이상이 있는 제품이 많지만, 비교적 피셔에 비해 수리가 쉽다.340B의 음색은 500B에 비해 음질이 곱고 따뜻한 면이 더 있다. 특히 튜너부가 500B보다 우세해 감도나 자연스러운 음질 면에서 한 수 위라고 말할 수 있다. 하부 커플링이나 디커플링 콘덴서와 포노단 처리가 피셔보다는 정교하며 복잡하다. 한 마디로 부품이 더 고급으로 또 더 많이 투입되었는데, 오히려 내구성 면에서는 500B보다 떨어진다.피셔 500B는 500C에 비해 음결이 곱고 음악성 면에서 한 수 위지만 이 340B에 비한다면 또한 거친 음결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340B는 별매된 오리지널 우드 케이스가 있고, 이 케이스에 들어가야 제 멋이 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500B와 동일한데, 당시에는 우드 케이스가 모두 옵션이었던 모양이다. 340B의 섀시는 모두 알루미늄이고, 철판을 도금해서 사용한 피셔보다는 녹에는 강하지만 잘 찌그러지고 상처가 쉽게 가는 단점도 있다.500B의 전면 샴페인 골드 알루미늄 헤어라인 패널과 다이얼 방식, 또 노브 처리는 세계 리시버의 기준이라 말해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다. 리시버이지만 내구성이나 기능 면에서 분리형 진공관 앰프에 뒤지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있으며, 전체 시각적 분위기도 발군이다. 오리지널 우드 케이스에 들어 있는 500B는 예술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아름답다. 이 정도의 기능과 소리면 음악 듣는데 충분하다 할 만큼 두 리시버는 완성도가 높다. 최근 들어서는 모두 인기가 좋아 깨끗한 340B와 500B의 거래 가격도 날로 치솟고 있는데, 상태만 좋다면 진공관 입문기로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명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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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6월호 - 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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