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noy 3LZ 10인치 Dual Concent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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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oy 3LZ 10인치 Dual Concentric
  • 김기인
  • 승인 2013.05.01 00:00
  • 2013년 5월호 (4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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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76
 영국 탄노이 사의 구형 스피커는 모두 명기의 반열에 올라 빈티지 마니아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더욱 명기의 대접을 받으며, 그 인기가 끝도 없이 치솟는다. 1947년부터 1953년까지는 소위 블랙이라고 하는 오리지널 모니터가 15인치 듀얼 콘센트릭으로 발매되었다. 초기에는 네트워크가 유닛 프레임에 붙어 있는 타입이었고, 후기는 별도의 네트워크로 분리되었다. 오리지널 모니터는 다분히 프로토타입의 성격을 지닌다. 무언가 완성되지 않은 그들 나름대로의 시험작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 모델은 알텍의 코액셜 스피커라고 하는데, 독자적으로 저역 콘지가 고역의 혼 역할을 하도록 설계한 것이 알텍 동축형 유닛과의 차이다. 즉, 알텍은 별도의 고역 혼이 중앙에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모니터는 프레임이나 고정 나사 간격 등이 규격화되지 않아 이후 나오는 듀얼 콘센트릭보다 조금 크다.


 최초의 듀얼 콘센트릭의 완성은 1953년부터 1957년 8월까지 공식 생산된 모니터 실버라고 말할 수 있다. 이후 모델들은 동일 사이즈의 동일 형태 프레임으로 상호 호환이 가능하다. 내입력 20W에서 25W로 개선되고, 저역 특성도 향상되어 40Hz까지 재생되도록 설계되었다. 실버는 탄노이 듀얼 콘센트릭의 완성작이며, 최고의 성능과 음악성을 보장하는 명기로, 초기는 블랙으로 불리는 오리지널 모니터와 콘지를 같이 사용해 블랙 실버라고 부르는 애호가도 많다. 실버의 사운드는 더 투명하고, 고역의 밀도감이 좋으며, 저역이 단정한 특징이 있다. 1957년부터 1967년까지 생산된 듀얼 콘센트릭이 내입력 50W로 개선한 모니터 레드다. 초기는 센터 캡이 오렌지색이며 후기는 검정색이다. 레드는 약간 감도의 민감성이 떨어진 것 같은 인상이며, 따라서 고역이 온화한 인상을 준다. 듣기에는 더 살집이 있고 풍성하지만 초점이 흐트러진 감이 살짝 있다.


 1967년부터는 내부 임피던스를 15Ω에서 8Ω으로 다운시킨 모니터 골드가 발매된다. 저역 특성을 개량해 28Hz까지 내려갔지만 어쩐지 헤퍼진 느낌의 저역감이 선호도를 많이 감쇠시켰다. 1974년에 픽스드 에지를 프리 에지로 교체한 HPD 시리즈가 발매되며, HPD를 지나 이후에는 자기 회로를 알니코에서 페라이트로 변경시킨 유닛이 발매된다. 필자가 볼 때 탄노이 유닛의 정통성은 픽스드 에지의 마지막 버전이며 알니코 자석을 사용한 모니터 골드까지라 말할 수 있겠다. 실버까지는 12인치 모델이 최소형이지만 레드와 골드의 경우는 15인치, 12인치, 10인치의 세 종류의 유닛이 발매되었다. 최근에 발매되는 탄노이도 그러하지만, 탄노이의 경우 저역에 있어서 오히려 유닛이 작은 경우 정리된 사운드 에지를 들려주는 경향이 있다. 10인치 유닛이 장착된 탄노이 사운드의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3LZ 모델이라 말할 수 있는데, 1961년 모니터 레드 시절부터 발매되어 HPD295A까지 3LZ MK2 버전으로 다양한 모델이 탄생되었다. 대부분의 3LZ는 모니터 골드가 장착되어 발매되었다. 즉, 레드 유닛이나 HPD 유닛이 장착된 기간은 비슷하나 골드가 장착된 기간이 길고, 골드 시절에 더 대량 생산되어 세계 각지로 수출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전체 3LZ의 수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어서 3LZ 오리지널을 접하는 것이 아주 쉽다고는 할 수 없다. 


 3LZ의 외형은 평범한 사각형으로, 밀폐형 인클로저 구조이다. 전면은 연한 크림색의 인조 패브릭이며 잘 찢어지지만 부식에는 강한 치밀한 형태이다. 너무 치밀해 원래 고역이나 저역을 마스킹하는 특징이 있는데, 탄노이 사에서 충분히 고려해서 사용했는지는 필자로서는 의문이다. 말하자면 좀더 공극이 있는 천을 사용하는 것이 투명도나 전체 음질에 끼치는 영향이 긍정적일 것 같다는 뜻이다. 인클로저 재질은 합성 샌드위치 패널이다. 나왕 합판에 가까운 것으로, 비교적 무게가 가볍다. 내부에는 양모 재질의 흡음재가 충진되어 있고, 네트워크는 플라스틱 박스에 봉합되어 별도로 장착되어 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구조로, 단순하기까지 한 스피커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상위 골드 유닛 시리즈에서 느끼는 저역의 허전함을 충분히 메우고 있는데, 이것이 구경이 작은 10인치 유닛이기 때문에 파생된 장점이다. 한마디로 벙벙대는 느낌이 덜하며, 내부 콘지 사이즈가 작아 분할 진동 등에서 파생되는 왜곡 현상이 작고, 명료한 중·저역을 재생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며, 이 가격대에 따른 소리로는 만족스럽다. 탄노이 사운드의 명맥을 충분히 이어 현의 우아함과 보이스의 자연스러움, 임장감 등이 잘 살아난다. 깨끗한 상태라면 국내 가정에서는 메인으로 사용해도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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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5월호 -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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