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XA 2 Motor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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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XA 2 Motor System
  • 김기인
  • 승인 2013.04.01 00:00
  • 2013년 4월호 (48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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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인의 아날로그 기행 75
  세상에는 많은 턴테이블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플하며, 가장 베스트셀러이며, 자장 저렴하며, 가장 완성도가 높은 명기가 AR-XA다. 유명한 에드가 빌쳐의 역작으로, 플로팅 타입 턴테이블 시조이자 완성작이다. 턴테이블 플래터 축과 암 보드 축을 일체화해 하부 T자 프레임에서 스프링 3개로 바디와 이격시켜 톤암 축과 플래터는 동일 서스펜션으로 진동한다. 반면 초소형 싱크로너스 모터를 사용하며 이를 상판 바디에 고정시키고 저속으로 회전시키며 진동을 극소화하고 겨우 플래터를 회전시킬 만한 힘으로만 설계되어 스타트한 이후로는 플래터 관성으로 정숙한 회전을 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모터의 크기로 따지자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일 것이다. 이런 방식은 차후 엠파이어나 린을 비롯한 많은 턴테이블들이 샘플로 삼을 만큼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최근의 하이엔드 턴테이블도 이와 같은 콘셉트로 제작된 상품이 많다. 60년대에 단번에 이런 디자인과 구조를 선보인다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XA를 보면 아직까지도 디자인적으로 크게 모자람이 없으며 음질 또한 훌륭하다. 



XA 이후로 후속 모델 XB를 비롯해 여러 제품이 생산되었지만, 모두 최초 작품 XA를 따를 수는 없었다. XA는 그들의 AR 앰프와 스피커에 매칭시키면 소리도 좋고, 디자인 측면에서는 그야말로 발군이다. AR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 품위 있고 쉬 진력나지 않는 굿 디자인으로, 오디오 페어에서 여러 번 상을 받은 명기들이다. XA가 출시될 당시 가격은 약 80달러 선으로 엘락이나 듀얼 턴테이블의 1/2 정도로 비교적 저렴했다. 물론 지금은 더욱 저렴하지만 말이다.XA의 외형은 단아하고 톤암의 모습도 극히 기본적이다. 그러나 그 기본 속에 여러 가지 노하우가 집적되어 있다. 그런 노하우 집결체 XA는 특유한 음색과 기능으로 완성되어 있다. 사실 당시 턴테이블의 디자인에 비해 XA는 대단히 앞서가는 콘셉트로, 지금 봐도 정감가고 멋있다.


 AR-XA는 외형으로 보기에는 모두 비슷하지만 내부 재료나 모터 구동에 따른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 최초 버전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데, 소위 얘기하는 2 모터 타입이다. 즉, 회전 모터가 2개인데, 메인 모터를 보조 모터가 스타팅시키고 서로 협력해 플래터 회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형식이다. 메인 모터에 스타트 모터(자동차의 스타트 모터와 비슷한 콘셉트)를 더해 놓았는데, 스타트 모터는 초기 메인 모터의 스타트를 도와준다.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플래터 회전 힘을 강화하기 위함이 아니라 모터 진동을 극소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스타트 모터는 힘이 매우 약해서 플래터를 돌릴 만한 힘은 되지 못한다. 메인 모터의 회전 방향으로 스타트시켜 일정한 회전 속도로 진동을 낮춰 진행하도록 한다. 1 모터 방식은 이 스타트 모터를 없애고 콘덴서 기동형으로 교체된다. 물론 원가는 절감되겠지만 콘덴서가 항상 연결되어 그에 따른 미세 진동이 증가한다. 그러나 그 진동이 미세하기에 무시해 버린 것 같다. 그러나 그 진동도 턴테이블에서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1/2W 24극 싱크로너스 모터는 턴테이블을 뜯어 본 사람들이면 실망한다. 너무 작기에 말이다. 그러나 그 모터로 충분히 회전 토크를 얻는데, 그 이후로는 회전 관성 자체로 턴테이블 플래터가 회전하기 때문에 모터의 힘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발상이다. 


 XA는 2 모터가 1 모터형보다 값도 비싸며, 소리의 디테일이나 정숙감이 좋다. 유니버설형으로 220V, 110V 겸용도 있으나 순수하게 110V용이 기계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주파수가 바뀌면(50Hz, 60Hz) 모터 풀리를 교환하도록 되어 있다. 아웃터 플래터를 들어 올리면 쉽게 내부 구조를 확인할 수 있어 2 모터인지, 1 모터인지, 유니버설 타입인지가 확인된다(유니버설 타입은 110V, 220V 절환 스위치가 있다). 벨트 드라이빙 방식이며, 하부 목재 부분은 초기는 솔리드 원목, 중기는 미송 합판, 후기는 칩보드로 바뀐다. 소리로 따지자면 당연히 초기 원목형 베이스가 소리가 좋으며 내구성이나 시각적 느낌도 좋다.플래터 매트는 오리지널이 스펀지 타입의 엉성한 구조여서 이미 다 낡아 제 것을 쓴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그러나 가능한 오리지널 형태의 스펀지나 울 매트가 XA의 디자인 콘셉트에 맞고 모양도 좋다. 톤암은 보는 바와 같이 한 마디로 허접하다. 그러나 이 톤암의 성능은 아무도 무시하지 못한다. 오일 댐핑 축과 상·하 오일 슬리브 축은 강하게 톤암을 제어한다. 마치 오일 댐핑이 지나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것이 소리의 유연함을 지나치게 높이다시피 해 더 부드럽고 섬세함이 약간 깎인 음색으로 재생시킨다. 이것은 얼핏 들으면 둔하지만 자세히 들으면 사실적인 부드러움이 음색에 가미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고, LP 레코드의 스크래치나 노이즈에 매우 강한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된다. 


 헤드셸이 플라스틱 키에 의해 톤암과 조이는 타입이어서 쉬 부러지는 단점이 있지만, 좋은 카트리지(MM보다는 MC가 상성이 좋다)와 매칭시키면 부담 없이 LP를 감상할 수 있다. 톤암의 코팅은 차폐용으로 벗겨지면 험이 유도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고, 알다시피 내부 암선이 매우 얇은 단선으로 톤암 뒤에 노출되어 턴테이블 베이스로 들어가므로 잘못 다루면 끊어지기 십상이다. 주의하기 바란다.원목 베이스에 2 모터 타입 XA는 필자도 영원히 가지고 싶은 턴테이블 다섯 대 중의 하나이다. 깨끗한 제품이 있다면 무조건 확보해 두기 바란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충분히 하고 남는 명기이기에. 단 완벽한 상태의 제품을 구하기 바란다. 색칠하거나 수리하거나 부품이 바뀌면 이 턴테이블은 가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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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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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4월호 -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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