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ec Model 9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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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ec Model 9861
  • 이창근
  • 승인 2012.11.01 00:00
  • 2012년 11월호 (48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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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텍-페라이트 조합의 가능성
 떠나간 연인처럼 지금 곁에 없음이 못내 아쉬운 몇 가지가 가슴을 시리게 할 때가 있다. 수도 없이 문턱을 들락거리는 오디오 여정 중에도 이러한 그리움은 존재하는데 필자의 가슴속엔 알텍 9861이란 스피커가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처럼 자리 잡고 있다.   사용 유닛과 제원에서 알 수 있듯이 A7 형태의 페라이트 구성으로 현대적인 소스에 대응케 하기 위해 트위터가 추가된 3웨이 타입 모니터형 스피커라 할 수 있다. 알텍에서 페라이트 구성이면 후기형이자 곧 저가형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9861 시스템에서만큼은 예외로 봐야한다. 어설프게 인클로저 제작하여 초기형 알맹이로 치장한 고가의 A7·A5에서 탈락된 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가볍게 그 이상을 상회해버리는 무서운 존재감이 있기에 그러하다. A7이란 전통적 기반 위에 최신예기의 우월한 성능까지 보여주는 범상치 않은 스피커로 극장용 알텍에서 부족한 대역 밸런스를 해결한 후 더 한층 진일보한 광대역으로 마무리하니 빈티지를 품은 하이엔드라 아니할 수 없다. 일단 외모에서부터 압도되는 바가 크다. 828 통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구조에 811 혼이 중앙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 혼에서 얻어지는 고질적 진동이 감쇄되어 현악을 비롯한 클래식 장르에서 왜곡 적은 재생이 가능해진다. 이는 알텍 스피커의 치명적 단점에서 60% 이상 해방시켜 주는 부분으로 여타 음악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411-8A와 30년 이상 곰삭은 혼형 구조의 인클로저가 버무려져 재생해내는 저역대는 최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단순히 양으로만 승부하는 15인치의 둔중함에서 벗어나 새끈한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순발력까지 더해져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대편성곡이나 록 음악의 킥드럼에서 청자를 홀리는 퍼포먼스를 발산해내기 때문이다. 과거 본지에서 2m 26cm의 키에 스피드와 유연성을 두루 갖춘 야오밍과 비교한 적이 있는데, 틀리지 않은 표현으로 803 계열의 질감과 416 계열의 양감을 믹스해낸 훌륭한 베이스를 들을 수가 있다. 굳이 단점을 들자면 알니코 계열에서만 느낄 수 있는 3D적 입체감과 끈끈한 질감이 다소 아쉽게 다가오지만 위에 달려 있는 만타레이 타입 902-8HF 슈퍼 트위터의 역할을 가감하는 구사법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가 있다. 4344를 닮았지만 훨씬 울리기 쉽고 알텍이면서 페라이트 구성이라 가격 또한 저렴함은 크나큰 혜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JBL 모니터 스피커들의 인기에 가려 국내에 들여온 양이 많지 않아 쉽게 볼 수가 없으니 혹시라도 눈에 들어온다면 무조건 들이고 볼 물건임엔 틀림없다. 드라이버 정도만 802-8G 같은 8Ω버전 알니코로 교체해보지 못한 점이 아직까지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데,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는 미지수다. 양도하고 나서 가장 후회되는 스피커로 남아 있어 혹시라도 다시 보게 된다면 절대 내놓지 않을 것만 같다. 알텍의 갑갑한 족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어느 곳에 두어도 칭찬 받을 만한 외모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누구를 만나도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만, 인지도가 약한 숨은 명기이기에 혹시라도 보게 된다면 무조건 지갑을 여실 것을 권하고 싶다. 들이고 나서 장르 불문하는 능력까지 경험한다면 분명 필자에게 돌을 던지지는 않으시리라 자신해본다. 

 사용 유닛 411-8A(우퍼), 902-8A(드라이버), 902-8HF(트위터), 811(혼)재생주파수 대역 20Hz-20kHz음압 레벨 100dB임피던스허용입력 65W 크기(WHD) 63×113×47cm 무게 6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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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1월호 -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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