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와 같은 편안함으로 음악을 대하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 우퍼가 단품으로 수입된 적이 있어서 그때 어떤 잡지에서 글을 쓰던 필자들이 통을 짜서 한 대씩 나눠 가진 적이 있기도 하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고, 저렴한 우퍼 가격 때문에 약간의 공임만을 얹은 선에서 제작되어서 인클로저가 다소 충실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나는 한 후배에게 넘겨주고 말았지만, 그 후배는 까탈스럽지 않은 성격이라 지금도 잘 쓰고 있는데, 한 번 가 보니 소리가 농익어서 마치 고명한 빈티지처럼 아름다웠다. 크게 놀랐던 기억이다. 게다가 그 뒤로 오리지널의 통이 들어오기도 했는데, 영국제답게 검소한 통이었다. 결코 과장되게 무겁거나 치장을 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이 우퍼는 그런 곳에서 제 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알리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엘란 시리즈는 인클로저에서 차별화를 하는 등 고급화를 꽤한 새로운 제품이다. 동사의 소형기에는 에픽, ELS 시리즈에 포함된 제품들이 있기도 하지만 본 시청기는 소형기 중 고가이며 그만큼 에포스의 정수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스펙을 보면 전에 출시된 M12의 재생 주파수가 60Hz-20kHz 정도인데 비해 본 시청기는 같은 사이즈이면서도 51Hz-25kHz로 대폭 조정이 되어 있다. 아마 우퍼나 트위터가 새로 개발된 신형으로 변경되어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임피던스도 8Ω에서 4Ω으로 달라졌고, 감도는 89dB로 상향 조정이 되어 있다. 스피커 단자는 바이와이어링 대응.에포스의 스피커를 거론할 때 가장 많은 표현은 음악으로 빨아들이는 능력이 탁월하며 아주 말을 잘 듣는 스피커라는 묘사가 많다. 보기와는 달리 해상도가 뛰어나며 정확도에서도 일품이고 탁월한 타이밍 포착 때문에 리듬감도 아주 좋다. 그것을 뛰어난 다이내믹이라고도 부른다.
소형기가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큰 미덕 중 하나다. 90년대까지 소형기의 걸작으로 평가되었던 셀레스천 SL700은 금속의 우아한 인클로저와 그 청량한 소리로 일세를 풍미해서 소형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지의 A급에도 수차례 등극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매칭이 어려워서 스피커 가격보다 몇 배 더 비싼 당시의 마크 레빈슨 등으로 묶어야 하는 점 때문에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본 시청기는 소리의 우열을 가리기도 쉽지 않으면서도 20W 이상의 인티앰프,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로도 충분히 울릴 수 있다. 시청실에서는 일본제의 저렴한 리시버 데논 DRA-F109(이번 호 시청기 참조)로 구동을 했는데, 4Ω에 65W로 표기되어 있는 제품이다. 8Ω으로 환산한다면 그 절반 이하 수준일 텐데도 미려하게 순순히 구동력을 보여 줬다. 이만하면 어떤 앰프와도 매칭이 된다는 것인데, 그러나 핸들링이 100W인만큼 그 이상의 파워는 금물. 자칫하면 트위터가 손상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수치상의 것이고 100W를 넘어가는 파워 앰프를 매칭해도 대음량으로 구동만 하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오래된 친구,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런 친구쯤으로 이 제품을 규정코자 한다. _글 김남
수입원 다웅 (02)597-4100가격 99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사용유닛 우퍼 15.6cm, 트위터 2.5cm 소프트 돔 재생주파수대역 51Hz-25kHz크로스오버 주파수 3.2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권장 앰프 출력 25-100W 파워 핸들링 100W크기(WHD) 18.5×31×24.5cm 무게 6.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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