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ell&Kern AK100
상태바
Astell&Kern AK100
  • 이현준
  • 승인 2012.11.01 00:00
  • 2012년 11월호 (484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대용으로 즐기는 진정한 마스터 퀄러티 사운드
 아스텔앤컨의 콘셉트는 심플하다. 100만원 내외의 DAC에서 많이 사용되어온 울프슨 WM8740 칩셋을 사용해 최대 24비트/192kHz까지 재생 가능하며, 아날로그 스테이지에서 많은 신경을 써서 오디오 기기 수준의 스펙을 만들어 냈다.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이 제품이 옵티컬 입력을 통한 외장 DAC 기능을 담당하는 점에서 반가울 것이다. 아이폰은 여러 모로 오디오계에도 혁신을 가져 왔다. 사람들이 우표 수집 마냥 과거의 취미 정도로 취급하던 오디오를 대중 속으로 다시 한 번 이끌어 낸 것은 오로지 아이폰,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힘이다. 아이폰의 파워는 실로 놀라워 수 십 년 전에 사라졌던 오디오 브랜드까지 부활시켜 묻지마 이어폰, 헤드폰까지 내놓게 만드는 전지전능한 위력을 지녔으니, 좋든 싫든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오디오란 아이폰, 그리고 이어폰·헤드폰으로 대표된다. 


 하지만 아이폰을 오디오파일이 사용하기에는 두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스티브 잡스는 오디오파일을 위해 가지고 있는 CD를 손쉽게 리핑해 들을 수 있도록 무손실 음원 규격을 지원했지만(AIFF, Apple lossless)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레드북 수준의 16비트/44.1kHz의 한계에 묶여 있다. 즉, 최근 PC 파이 붐을 통해 불고 있는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의 놀라운 세계를 아이폰으로는 경험할 수 없다. 그리고 아이폰의 32Ω낮은 임피던스는 뛰어난 이어폰, 헤드폰과의 매칭을 어렵게 만든다. 젠하이저, 슈어, 베이어 다이내믹 등과 같은 전문 메이커에서 내놓는 하이엔드 이어폰, 헤드폰은 대개 50Ω이상의 높은 임피던스를 자랑하기 때문에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에서는 제대로 소리가 터져 나오기 힘들다. 이런 한계 때문에 오디오파일은 더 뛰어난 포터블 음원 플레이어를 소구하기 시작했다. 이 욕망의 연장선상에서 탄생한 제품들이 본지에서도 소개된 컬러플라이 C4, 하이파이맨 HM-901, 알트만 마이크로 머신즈 사의 테라 플레이어 등이 그것이다. 이 제품들은 포터블 제품이지만, 최대 24비트/192kHz의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을 재생 가능할 뿐만 아니라 헤드폰 앰프를 내장해 기존의 포터블 기기에 비해 뛰어난 구동력을 자랑한다. 


 점점 고음질 음원을 판매하는 음원 사이트들이 늘어나고 하이엔드 이어폰·헤드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갈 곳을 잃은 MP3 플레이어 제조사들에게 이는 다시 한 번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셈이다. 과연 어느 메이저 메이커가 이 시장을 가장 먼저 진입할 수 있을까 기다리던 찰나, 잠시 잊고 있던 한국 MP3의 자존심 아이리버로부터 멋진 소식이 들려 왔다. 아스텔앤컨 AK100이 바로 그것이다. 아스텔앤컨의 콘셉트는 심플하다. 100만원 내외의 DAC에서 많이 사용되어온 울프슨 WM8740 칩셋을 사용해 최대 24비트/192kHz까지 재생 가능하며, 아날로그 스테이지에서 많은 신경을 써서 오디오 기기 수준의 스펙을 만들어 냈다. 오디오파일들에게는 이 제품이 옵티컬 입력을 통한 외장 DAC 기능을 담당하는 점에서 반가울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아이리버 측에서 직접 동사의 음원 판매 사이트인 아이리버 뮤직(www.irivermusic.com)을 통해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을 직접 유통한다는 사실이다. 해외에서 린 레코드, HD 트랙스, 레퍼런스 레코딩스 등 점점 많은 레이블에서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을 유통하기 시작했지만,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는 아직 자신이 가진 라이브러리의 10%도 대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음원 부족 문제 때문에 아무리 PC 파이 마니아라 할지라도 이미 가지고 있는 CD, LP 플레이어를 없앨 용기를 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최고의 음원 플레이어라 하더라도 성능 100%를 만끽하게 해줄 음원 자체가 없는데, 소비자가 69만8천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문제를 자체 유통이라는 정공법으로 일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투박한 디자인으로 부담스러웠던 경쟁작들과 달리 AK100은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올 만큼 콤팩트하다. 블랙 헤어 라인 처리한 전면 디자인, 그리고 클래식하게 마감한 볼륨 노브는 여전히 아이리버 디자인 실력이 건재함을 증명해 준다. 충전 단자로 마이크로 USB를 채택하고, 내장 32기가 메모리에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을 듀얼로 갖추어 최대 96기가까지 확장 가능하게 해놓은 점은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는 동사의 저력이 엿보이는 부분. 


 필자가 오랜 기간 동안 컬렉션해 온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을 AK100에 저장한 후 가지고 있는 20여종의 이어폰, 헤드폰에 매칭해 테스트해 보았다. AK100에서 듣는 24/96, 24/192의 음원은 단연 뛰어나다. 포터블 음원 플레이어에서 들을 수 있는 최상급의 수준이라 좋다. 이어폰·헤드폰만 잘 매칭한다면 구매자가 원하는 탁월한 사운드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디오파일이 가지고 있는 PC 파이 시스템 혹은 린 DS 시스템에서 듣는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의 전율, 그리고 오디오적인 쾌감에까지 이르는 것은 아니다. 린 DS를 처음 듣는 이들은 흔히 스테이지의 압도적인 정숙성, 또렷한 정위감, 그리고 뛰어난 해상력에 놀라운 감동을 얻기 마련인데, AK100에서는 이어폰·헤드폰으로 듣게 된다는 한계 때문에 해상력에서만 이점을 얻기 때문이다. 


 AK100의 22Ω임피던스는 기대보다 구동력이 뛰어나 높은 임피던스의 제품을 물려도 어렵지 않게 구동해 낸다. 하지만, 매칭은 조금 까다로운 편으로 테스트한 제품 가운데에는 UE 트리플 파이, B&W P3 등과 매칭이 좋았다. 젠하이저 HD700도 어느 정도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줬지만, 베스트 매칭이라 하기엔 어렵다. AK100은 한국에서 본격적인 고음질 음원의 세계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제품으로, 침체되어 있는 한국 오디오 시장에 좋은 활력을 불러일으켜 주리라 기대된다. 흠이라면 어렵게 열어 놓은 아이리버 뮤직 스토어의 MQS(Master Quality Sound, 스튜디오 마스터 음원을 동사는 이렇게 부른다) 음원 라인업 수가 너무 적고, 아이돌 등의 음원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MQS로 만날 수 있는 명반, 명곡 하나가 고음질 음원 시장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 동사는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제조원 아이리버 (02)3019-1700가격 69만8천원  디스플레이 320×240, IPS 터치스크린  DAC 울프슨 WM8740 24비트  
블루투스 3.0  지원 오디오 WAV, FLAC, WMA, MP3, OGG, APE 
샘플 레이트 8·16·24비트/8kHz-192kHz(FLAC, WAV)  출력 레벨 1.6V  
주파수 응답 10Hz-20kHz(±0.02dB)  S/N비 110dB 이상  크로스토크 -120dB 이하 THD+N 0.0009% 이하  메모리 32기가(내장), 외장 Micro SD×2 지원  
배터리 최대 16시간  충전 5시간  크기(WHD) 7.9×5.9×1.4cm  무게 122g 
48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11월호 - 484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