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 Levinson No.32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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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Levinson No.326S
  • 김남
  • 승인 2012.10.01 00:00
  • 2012년 10월호 (48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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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레빈슨의 가치를 지닌 롱셀러 아이템
 음의 첫 소절이 시작될 때 마치 번쩍이는 새 삽으로 깨끗한 금모래를 푹푹 떠올리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 총합주 시에는 먼지가 피어오르는 듯한 위용, 햅쌀로 갓 쪄낸 떡 같은 맛이 풍기는 현의 독주, 1mm의 오차도 없이 일사불란한 그렌 밀러 악단의 금관 스윙 재즈 연주 광경, 여성악의 가련미가 아슬아슬하게 손에 쥐어질 듯하다. 이 제품에 새삼 주목할 이유가 이런데 있는 것이다. 이 시청기는 동사의 파워 앰프 No.531H와 연결해서 시청했으므로 시청 소감은 2기종을 포함한 소리가 되겠다. 필자는 그 2기종의 마크 레빈슨의 앰프를 사용해 본 바가 없었기 때문에 하나씩 떼어서 소리를 구분한다는 것은 어려웠고, 또 그런 시도를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필자는 이제 '오디오라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공연히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군소리 집어 치우고 시스템으로 나온 제품이라면 그것을 통째로 쓰라. 튜닝 시에 썼던 스피커나 CD 플레이어가 무엇인지 알아서 그것도 포함하면 가장 쉬운 지름길이다.' 라고 생각한다. 엔지니어들이 이미 마친 고생을 헛되이 받아들이며 겹으로 고생하는 것이야 말로 오디오 애호가의 숙명이기 때문이다.인생의 길고 긴 길을 돌아서 결국 무엇을 수행하는가? 결국 인생은 허무한 것이다. 그러니 까불지 말고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아라 라는 것을 터득하며, 그것이 득도라고 불리는 것이다. 상당히 쉬운 것 같지만 그것이 아주 어렵다. 어느 한순간은 그것을 깨달을 수가 있지만 이해상관이 걸리면 금방 잊어버리고 평소의 본성이 나온다. 어느 때나 균일하게 평정심이 나온다는 것이 바로 득도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간신히 그것을 깨달았지만 아직도 득도 같은 경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냥 그런 소리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크 레빈슨의 위세는 많이 줄었다. 한때는 천하 평정을 한 이름난 가문이었지만 하도 신흥 졸부들이 쏟아져 나온 것 때문이다. 지금은 카 오디오와 극장 음향 장비 쪽에 예상외로 진출해 세계의 고급차들이 마크 레빈슨의 오디오를 장착했다고 자랑하는 시절이 되었다. 그러나 마크 레빈슨은 역시 홈 오디오에서도 아직 쟁쟁히 살아 있다. 하이엔드들의 범람 속에서 새삼 이 메이커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본 시청기는 개발 연도는 좀 되었지만, 그 완성도 면에서는 뛰어나서 아직도 현역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 가격을 생각해 볼 때에 진정으로 구입을 권하고 싶은, 이미 검증이 끝난 모범생과도 같은 제품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프리앰프로 이만한 수준의 제품을 이런 가격대에 구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 이런 제품을 지금 신제품으로 내놓는다면 적어도 2배의 가격표를 붙여 놓았을 것이다.세트 플레이가 최선이라고 써 놨지만, 이 시청기는 그런 데에서도 상당히 자유로워 심지어 진공관 파워 앰프와의 매칭에도 적격이라서 놀랐던 경험이 있다. 10kg 정도의 가벼운 무게에 파워서플라이 별도도 아니어서 사람을 홀리는 스타일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들어 보면 프리앰프의 현자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현자는 제 자랑도 하지 않고 시끄럽거나 아는 체 하고는 거리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이 제품의 현주소를 보려면 오디오 숍에 가 보면 안다. 상당수 숍들이 레퍼런스 기기로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레빈슨의 프리앰프로 플래그십 모델은 예전에 출시한 No.32L인데, 그것을 이어 받아 외람되게도 더 아름답게 소리를 내는 기기로 단박에 주목을 받았던 제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은 전원·컨트롤부와 증폭부를 분리시킨 동사의 플래그십 No.32L과 달리 일체형으로 통합되면서 오히려 퀄러티가 더 향상되었으며 아름다워졌다는 의외의 반응을 받았다. 플래그십은 정확성이 위주였지만 본 제품은 거기에 아름다움이 가미되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내용적으로 플래그십에서 가장 많이 물려받은 것은 비세이 정밀 저항을 채널당 66개를 사용하며 로직 회로를 통해 컨트롤하는 0.1dB 스텝, 65,000단계 조정이 가능한 볼륨 회로, 유전율이 뛰어난 Arlon 25N 소재의 프린트 기판을 전면적으로 채용한 것 등 다양한데, 소리의 선도감에서 때로는 플래그십 모델을 능가하기도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공간의 투명도가 높고, 음장감도 뛰어나며, 야무지게 음상을 긴장시키는 파워감도 충분하다는 것이 이미 공개되어 있는 전문가들의 평가이기도 하다.때로는 무서울 만큼 놀라운 소리를 내주기도 하는데, 주의점은 사용 CD 플레이어나 기타 액세서리 쪽이 분해능 위주이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여담이지만 연결 케이블은 국산 단결정 케이블인 솔리톤 제품이 아주 좋았다.모노블록인 No.531H 역시 출시 연도가 비슷해서 가격도 처음보다 큰 변화가 없는 편인데, 이 기종 역시 베스트 바이라면 단연코 권장할 만하다. 300W 출력에 무게는 23kg씩으로 간편한 편인데, 이 역시 지금 신제품 출시라고 한다면 그 2배의 가격이 너끈할 것이다.본 제품을 달리의 에피콘 6 스피커(이번 호 시청기 참조)와 연결했다. 음의 첫 소절이 시작될 때 마치 번쩍이는 새 삽으로 깨끗한 금모래를 푹푹 떠올리는 듯한 쾌감이 느껴진다. 총합주 시에는 먼지가 피어오르는 듯한 위용, 햅쌀로 갓 쪄낸 떡 같은 맛이 풍기는 현의 독주, 1mm의 오차도 없이 일사불란한 그렌 밀러 악단의 금관 스윙 재즈 연주 광경, 여성악의 가련미가 아슬아슬하게 손에 쥐어질 듯하다. 이 제품에 새삼 주목할 이유가 이런데 있는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가격 1,650만원  주파수 응답 10Hz-40kHz(±0.2dB)  볼륨 컨트롤 범위 80.0dB  입력 임피던스 100㏀출력 임피던스 50Ω 이하   THD+N 0.001% 이하  크로스토크 90dB 이하 크기(WHD) 45.1×7.4×35.7cm  무게 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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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0월호 -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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