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pheus Privilege PreAmplif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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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pheus Privilege PreAmplifier
  • 신우진
  • 승인 2012.10.01 00:00
  • 2012년 10월호 (48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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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 그들만의 매력이 살아난 무대
 DAC에서 보여주었던 그 자신만의 매력적인 음색을 들려주면서, 무미건조한 하이엔드 시장에 독특한 색감을 칠해 놓았다. 스위스의 시계가 비싼 것은 정밀하거나 시간이 잘 맞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듣는 사람 감성을 자극하는 멋진 음을 만들어 내는 앰프가 또 하나 생겨 난 것 같다.  이 프리앰프, 관심이 참 많이 간다. 이미 하이엔드 DAC인 헤리티지에서 들려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압도적인 음질을 생각하면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된다. 프리빌리지 라인이 비록 헤리티지 라인보다는 로우 레벨이지만, 이것은 오르페우스의 첫 아날로그 프리앰프이다. DAC 내장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좋은 음색을 느낄 수 있는데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 가격대에서는 그것까지 바란다면 과욕이다. 그래도 어찌되었건 사실상 오르페우스의 처녀작이자 하이엔드 앰프이다. DAC가 들려준 그 매우 세밀하면서도 아날로그적인 야누스적인 매력이 이 프리앰프에서 나와줄까 기대에 찬 마음으로 시청에 임했다.유백색의 아노다이징된 두터운 알루미늄 통쇠를 바닥에서 깎아 만들어 외형에서 보면 나사 구멍이 하나도 안 보인다. 한숨이 나올 정도로 심하다 싶을 정도의 물량 투입. 물론 이렇게 만드는 게 좋다는 것은 알지만 비용 때문에 선뜻 실행하기 어려운 면이다. 대부분 모든 오디오 업체가 그러하 듯 이 앰프 역시 첫 작품답게 아낌없는 물량 투입을 한 듯하고, 그 색깔 역시 요즘 보기 드물게 진하다.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가 보여주는 특색과는 조금씩 다른 면모가 많이 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이는 것은 무대를 가득 채우는 두툼한 음색을 가지고, 꽉 채우는 타입이면서도 굉장히 좌우가 넒은 무대와 안길이가 깊이 나오는 커다란 무대를 만든다는 점이다. 스피커 뒤의 공간이 마치 강당처럼 넓어진 듯 들린다. 고역의 세밀함보다는 저역의 풍성함이 매력적이고 스피드감보다는 느긋한 두께의 진득한 표현을 만든다. 오르페우스 쳄버가 연주하는 브리튼의 심플 심포니 2악장의 피치카토는 상쾌한 울림과 세밀한 아기자기한 맛이 아니라 현의 두터운 떨림과 통의 그윽한 울림을 만들어 낸다. 호두까기 인형을 들어보면 불꽃놀이라도 하는 듯 힘찬 고역의 화려함이 오르페우스 프리빌리지 프리가 만들어 놓은 강당처럼 넓은 공간에 흩뿌려지며 펼쳐 놓는다. 그런데 이런 매력에도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매칭의 문제가 있는 듯하다. 스위스에서 온 이 프리앰프는 월간오디오 시청실에 제공된 초대형 파워 앰프와 미스 매칭으로 대역 간 밸런스가 틀어져 버렸다. 오르페우스가 이리 만들 리 없다고 생각하고 파워 앰프를 바꾸고서야 균형이 잡힌다. 요즘 다 비슷한 특성들로 만들어져, 이전에는 말도 안 되던 조합들도 들어보면 그럭저럭 들을 만한데, 오르페우스 프리앰프 그만큼 자기 색이 진하다. 앞서 말한 특성들이 긍정적인 쪽으로 작용하면서 도톰함과 함께 해상도도 상승되고 저역의 스피드도 살아난다. 결국 들었던 음반을 다시 거꾸로 다 들어봐야 되는 수고를 해야만 했고, 적어놓은 메모를 모두 거꾸로 검증해야만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줄곧 TR만 듣다가 처음 스피커에 하이엔드 진공관 앰프를 물렸을 때 느낌처럼 신선하다. 낼 것을 다 내면서도 따뜻하고 듬직함을 가진 음색이다. 기존의 비슷비슷한 하이엔드 음색과는 다른 이 색감은 표현하기 힘든 매력이 가득 차 있다. 자동차로 말하자면 뭐랄까 페라리나 포르쉐 타입은 아니고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독특한 음색이다.아마 시청 초반처럼 내가 느꼈던 미스 매칭으로 인한 언밸런스는 듣기 힘들 듯싶다. 이 두 앰프가 쓰일 일은 없어 보이고 디자인 때문이라도 이 오르페우스 프리는 동사의 모노블록 파워 앰프와 같이 짝을 이룰 것 같다. 그렇게 들어 보았으면 아마 내가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성격의 음의 나왔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런 매칭으로 이 프리앰프의 특성은 더욱 잘 드러난 것 같다. 요즘은 스위스가 하이엔드 TR 앰프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것 같다. 단지 비싼 가격의 오디오를 만들어 낸다는 말이 아니라, 각 메이커마다 탄탄한 기본기 위에 어떻게 자기 고유의 표현력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주는 앰프들이 많다. 오르페우스 앰프도 DAC에서 보여주었던 그 자신만의 매력적인 음색을 들려주면서, 무미건조한 하이엔드 시장에 독특한 색감을 칠해 놓았다. 스위스의 시계가 비싼 것은 정밀하거나 시간이 잘 맞아서만은 아닐 것이다. 듣는 사람 감성을 자극하는 멋진 음을 만들어 내는 앰프가 또 하나 생겨 난 것 같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가격 2,800만원  입력 RCA×4, XLR×2  출력 RCA×2, XL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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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10월호 -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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