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 Labs DAC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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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 Labs DAC2X
  • 이정재
  • 승인 2012.06.01 00:00
  • 2012년 6월호 (47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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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만들어 낸 또 한 번의 놀라운 기적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투명하다. 게다가 음악적인 소리까지! 이것은 마치 잘 세팅한 턴테이블 시스템을 듣는 듯하다. 마치 아날로그 플레이어의 소리에 처음부터 노이즈를 완전히 제거하고 와이드 레인지화한 것 같은 소리, 바로 그런 소리이다.  2012년 후반기의 PC 오디오의 화두는 아마도 DSD 파일의 재생이 될 듯하다. 현대 디지털 오디오의 세계를 살펴보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 시대에 화두가 되는 매체가 매번 존재한다. 단박에 LP를 구세대 유물처럼 취급하게 만들었던 CD의 등장이 그랬다. 포맷의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데이터의 용량과 음질에 관하여 SACD가 그랬다. 2007년 전후로는 오디오계엔 PC가 점점 침투하기 시작했다. CD 데이터를 하드에 담고, 너무나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편리함, MP3 음원 일색이었던 때에 CD를 리핑하여 고음질 음원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지만, 태생의 한계 때문에 당연히 CD 플레이어나 SACD 플레이어에 밀리는 형상이었다. 그러나 고해상도 음원의 출현은 이 판도를 변화시켰다. 메이저 음반사들이 자기들이 보유하던 마스터 음원을 웹상에서 판매하고, 고해상도 데이터 CD(HRX 음반 같은)들이 판매되기 시작한 것. 또한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PC(MAC 포함)의 친근함 때문에 PC 오디오의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발을 맞추어 각 오디오 메이커들은 고해상도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DAC를 개발·발표했다.2012년 누군가는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던 지금에 이르러서는 DAC 시장이 가히 춘추 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오디오 계에서 힘 좀 쓴다는 나라들부터 생산 대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또한 대기업부터 소규모 공방에 이르기까지, DAC 제작에 모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도 있듯이, 사실 엄청난 기술이 들어간 것처럼 포장하고, 떠들어대고, 내부를 까발려 엄청난 부품 자랑을 하는 등 해봐야 정말 소리가 좋은 DAC는 몇 되지도 않으며, 자기 회사의 엄청난 기술력처럼 떠들어 대던 기기 속에는 그저 다른 부품 회사에서 만든 모듈들이 들어 있을 뿐이다. 사실상 근본적으로 뿌리 깊은 기술력의 부재를 안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초, 이런 PC 오디오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앞서 포맷의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던 SACD의 리핑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고의 리코딩 포맷으로 알려져 있는 DSD 포맷의 음원을 리핑해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것도 엄청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고, 까다로운 면이 있지만 호환이 되는 펌웨어 버전의 게임 기기를 통해 여러 세팅(본지에 서술하려면 이것만 가지고 특집을 해야 할 판)을 통해 DSD 음원이 리핑되기 시작한 것이다.뭐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필자도 도전에 이르렀고, 몇 시간의 세팅을 통해 추출한 데이터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재생되는 DAC가 없어서 DSD를 다시 사라콘을 통해 PCM으로 변환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10장 남짓 리핑·변환을 끝내고 조용히 기기를 덮었다. 그랬다. DSD를 재생할 수 있는 DAC의 부재, 이것이 문제였다.이번에 리뷰하게 되는 Emm 랩스 DAC2X는 이 DSD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DAC이다. 그것도 세계 최고 수준의 퀄러티의 음질로 재생할 수 있는 DAC이다. 사실상 현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SACD 플레이어인 Emm 랩스 XDS1에서 트랜스포트부가 빠지고, PC와 연결되는 USB단이 첨가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DSD 파일의 재생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럼 왜 DSD 포맷의 데이터를 Emm 랩스의 기기가 완벽히 재생할 수 있을까. 캐나다의 천재 엔지니어 에드 마이트너는 DSD 포맷을 연구하기 위해 Emm 랩스를 설립하였다. 프로용 AD/DA 컨버팅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SACD 제작의 90% 이상이 Emm 랩스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반문하고 싶다. 원천기술인데, 소리가 안 좋을 수 있을까? 일단 DAC2X의 외형은 DAC2와 동일하다. 뒷면 패널에 아주 작게 DAC2X라고 적혀 있는 것이 외형 변화의 전부이다. 약간 얇은 듯한 5mm 두께의 하우징과 동일한 버튼 구성, 그러나 뒷면의 구성이 바뀌었다. DAC2X의 최고의 장점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지터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부분의 D/A 컨버터와 같이 PLL 회로를 사용하진 않는다. PLL이란, 위상 고정 루프(Phase Locked Loop).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파형의 위상을 고정해주는 회로라는 개념인데, 디지털 클록을 이용하는 디지털 신호 전송을 하려면 들어오는 신호가 0인지 1인지 명확히 구분해야 하고, 적어도 1과 0을 판별해야 하는 레인지를 정확히 정의해내야 한다. 결국 클록이 스타트와 엔드 지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로로 신호를 보내도 신호 경로에 따라 신호 딜레이가 생기고 당연히 위상이 변하기 때문에, 수신측에서 보기엔 어느 포인트를 시작과 끝점으로 0과 1을 판단해야 하는 것인지 애매하게 되어버린다.그럴 때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클록의 시작과 끝을 정확히 맞추어주는, 즉 동기(Synchronization)시켜 줄 무엇인가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한 주기의 시작인 0도와 끝인 360도를 맞추어 준다는 것은, 들어오는 신호가 어떻게 들어오던 간에 결국 특정 위상점에서 들어오는 것처럼 고정(Lock)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기적 신호의 위상을 원하는 대로, 흔들리지 않는 정확한 고정점으로 잡아주기 위해 만들어진 회로가 바로 PLL인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입력 데이터를 따라 마치 속력을 맞추어 가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동기화를 이룰 수 없고, 지터가 발생하는 것이다. Emm 랩스는 PLL 대신 MFAST라고 하는 독자적인 회로를 개발했다. MFAST는 디지털 음원의 처리, 변환, 재동기화 등의 과정을 입력 신호와 비동기적으로 동작하는 회로이기 때문에 입력 신호를 기준 동기 신호로 데이터를 변환한다. 그리고 음원에 있는 클록 정보를 단서로 하여 독립적인 DSP에서 내장 정밀 클록을 통해 신호를 생성하여 동기화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었고, 이것은 혁신적으로 지터를 줄여 디지털 신호지만 더욱 아날로그적인 파형을 얻게 되었다.MFAST 특징을 간단히 언급하면 이렇다. 모든 입력 신호에 대해서도 1000분의 1초 이내로 동기화한다. 동기 신호는 음원의 동기 신호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음원 측의 지터, 위상, 타이밍 오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간단하게 지터 성분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제거한다. 다른 시스템과 같은 방법으로 입력 소스의 샘플링 주파수에 즉시 추종하지 않기 때문에 소스에서 지터 성분과 위상 오류의 크기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디지털 소스를 소화해낼 수 있다. 소스의 샘플링 주파수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연결되어 있는 기기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DAC2X 음질을 좋게 만들 몇 가지 첨단 기술을 더 적용하고 있다. MDAT 알고리듬을 채용, SACD의 샘플 속도의 2배(5.6MHz)에 이르는 업샘플링 기능을 제공한다. 독자 개발에 의한 개별 듀얼 차동 D/A 컨버터 회로를 채용하고 있다. 항공 우주 규격의 복합 적층 구조를 채용했다(기판도 세라믹 샌드위치 프린팅 기판). DSD에 맞춰놓은 커스텀 사양의 FPGA로 구운 1비트 DAC를 사용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USB 입력을 통해 DSD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현재 DSD 파일 재생 프로그램은 퓨어 뮤직(MAC 기반) 플레이어와 J 리버(윈도우 기반), 그리고 세팅된 푸바 정도가 될 듯하다. DAC2X가 들려주는 DSD 파일 재생은 어떠한가. 필자는 MAC을 기반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퓨어 뮤직을 플레이어로 사용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투명하다. 게다가 음악적인 소리까지! 이것은 마치 잘 세팅한 턴테이블 시스템을 듣는 듯하다. 마치 아날로그 플레이어의 소리에 처음부터 노이즈를 완전히 제거하고 와이드 레인지화한 것 같은 소리, 바로 그런 소리이다. DAC2X는 아주 자연스러운 소리를 지녔는데, 여분의 음수를 솎아 내는 자연스러움과는 전혀 달리, 아주 소리가 많이 나온다. 한 음 한 음의 윤곽은 분명하지만, 날카로운 윤곽이 아니다. S/N비는 상당히 높은 편이며, 고요함 중에서 귀에 익은 음반의 숨어 있는 소리를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 S/N비가 높기 때문에 볼륨을 점점 줄여도 조금도 힘들어 하지 않는 괴물 같은 모습도 있다.악기와 소리의 분리감이 매우 좋은 것이 특징이다. 이 넘치는 정보를 강요하지 않고, 게다가 음악적인 생동감이 따라 나온다. 아날로그 플레이어 특유의 그 음악이 흐르는 듯한 감각을 맛볼 수 있으며 공간감은 매우 높고, 사운드 스테이지의 광활함은 서부개척 시대의 광야를 보는 듯하다.만약 이 플레이어에서 최고 중의 최고가 아닌 것이 있다면, 한 음 한 음의 강렬한 존재감과 음색의 농후함일 것이다. 중역에 에너지를 모은 부자연스런 같은 소리 만들기가 아닌 초고역에서 초저역까지 아주 동등하게 에너지를 배분하여 밸런스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낸다. 대부분의 오디오 회사의 접근 방식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다. 많은 SACD 플레이어의 소리는 강력하게 윤곽이 뚜렷한 소리로 재생하는 특징을 가지는데, DAC2X의 재생음은 기분 좋은 윤곽을 유지하면서 턴테이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을 들여다보면서는 찍힌 사물의 냄새도, 질감도, 크기도 머리로 가늠하며 생각해봐야 되지만, 실제 사물을 접하는 경우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상상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지는 것처럼 실제의 연주를 접하는 그런 느낌이다. 이것은 DSD 파일뿐 아니라 일반 음원에도 적용되어, 마치 CD의 원본 마스터 파일을 듣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에이징도 안 된 기기였고, 뭔가 리뷰를 위한 세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DAC2X에 매료되었다. 조만간 내 집의 오디오 랙 속에 은빛의 저 물건이 들어와 있겠구나 생각되었고, 이것은 곧 현실이 될 것 같다. 앞으로 DSD를 지원하는 DAC들이 또 쏟아져 나올 것이다. 물론 또 엄청난 기술을 동원한 것처럼 포장되고, 또 포장되어 많은 이들을 현혹시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Emm 랩스가 놀지만 않는다면, 이 엄청난 갭을 다른 메이커들이 따라간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울 것이다. 화두는 DSD 재생이다. 




 수입원 샘에너지 (02)3271-7502가격 2,100만원  디지털 입력 Emm Optilink, AES/EBU, USB, Coaxial×2, Toslink×2  
아날로그 출력 XLR, RCA  USB 입력 24비트/192kHz  출력 레벨 4.6V(XLR), 2.3V(RCA)  
출력 임피던스 300Ω(XLR), 150Ω(RCA) 크기(WHD) 43.5×9.2×40cm  무게 1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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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6월호 -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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