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man EF-5, 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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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fiman EF-5, HE-300
  • 이현모
  • 승인 2012.04.01 00:00
  • 2012년 4월호 (47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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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맨의 힘 있고 선명한 소리가 주는 감동
 필자도 10년 전 한때는 헤드파이족이었다. 밤거리를 커다란 헤드폰을 머리에 이고 어슬렁거리며 다닌 적도 있다. 작은 미니디스크를 옆구리에 차고, 커다란 헤드폰을 머리에 끼고 조용한 밤거리를 거니노라면, 세상이 온통 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헤드폰은 비록 양 귀에서 울리지만, 음악은 온 몸을 휘감으며, 음악 속에 거리를 걷는 기분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활보하는 모양이다. 그때만 해도 그런 모습은 좀 생소했지만, 요즘은 그런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헤드폰보다 이어폰을 착용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좀더 본격적인 음악을 듣기에는 아무래도 이어폰은 부족한 면이 많다. 게다가 요즘 사람들은 이어폰을 착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눈으론 스마트폰을 정신없이 쳐다보면서 길을 걷는다. 가끔 뒤에서 자동차가 빵빵거려야 그제야 깜짝 놀라 길을 비키는 이들을 보는데, 이런 모습은 이제는 일상적인 모습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거리의 풍경은 세월이 흐르면서 계속 달라지는 게 우리네 삶인가 보다. 향후 10년이 지나면 또 어떤 거리의 풍경을 우리는 보면서 살아가게 될까? 어쩌면 머릿속에 오디오를 내장하고 다니지는 않을까?


 필자가 이번에 시청한 HE-300 헤드폰과 EF-5 헤드폰 앰프를 제작한 동사는 자사 제품명을 하이파이맨이란 브랜드로 정하면서 오디오용 인이어 헤드폰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어떻게 보면 소니의 워크맨이란 브랜드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이파이맨은 닥터 팡 비안에 의해 설립되었다. 2009년 HM-801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헤드파이 시장에 진출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동사의 이어폰이 마니아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고 한다. 필자도 내 귀에 딱 맞는 맞춤형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 야외에서 타인에게 방해를 주거나 받지 않으면서 음악을 듣기에는 이어폰이 딱 좋은 것 같다. 현재 동사가 생산하고 있는 헤드폰으로는 HE-4, HE-5LE, HE-6과 HE-300, HE-400, HE-500이 있다. 이어폰으로 RE-Zero, RE-262, RE-272가 있고, 헤드폰 앰프로 EF-2A, EF-5, EF-6 등이 있다.HE-300 헤드폰은 강력하게 구동해 주는 헤드폰 앰프가 필요한데, 동사의 EF-5 헤드폰 앰프나 EF-2A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 이번에는 HE-300 헤드폰과 EF-5 헤드폰 앰프를 세트로 해서 시청했다.HE-300 헤드폰은 임피던스가 50Ω, 무게는 270g 정도이다. 재생 주파수 범위는 15~22000Hz이다. 이 헤드폰을 구동하기 위해 함께 연결한 EF-5 헤드폰 앰프는 출력으로 1/4 헤드폰 잭이 하나 있으며, 12AU7 진공관을 하나 채용했다. EF-5 헤드폰 앰프는 전원부가 별도로 있는데, 두 덩어리로 된 전체 구성이 무척이나 앙증맞고 귀엽게 보인다. 책상 위에 두고서 바라보는 즐거움이 각별할 것 같다.하이파이맨 HE-300 헤드폰과 EF-5 헤드폰 앰프에 대한 사전 지식은 이쯤하고 본격적으로 청취에 임했다. AMR CD-777 CD 플레이어에 하이파이맨 EF-5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고 여기에 동사의 HE-300 헤드폰으로 시청했다.먼저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것으로 들어 보았다. 전체적으로 심지가 곧고 선명한 음이 흘러 나왔다. 피아노의 울림이 명료한 편이다.러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rato)의 앞부분을 들었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음상이 적당한 편이고, 악기의 음색과 질감도 잘 표현된다. 하지만 미세한 약음이나 잔향에서 조금 아쉬운 편이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 시작 부분의 저음 현악기 소리가 힘차게 들리며, 조수미의 목소리 또한 심지가 곧고 명료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오케스트라는 넓은 공간에서 각 악기들이 입체감 있게 명료하게 울린다. 타악기의 타격감도 힘 있게 그려내고, 악기들도 정위감이 좋다. 솔로 가수의 목소리가 매우 우렁차며, 합창대의 목소리 또한 선명하게 들린다.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 보니 하이파이맨 HE-300 헤드폰과 EF-5 헤드폰 앰프의 조합은 상당한 해상도를 바탕으로 심지가 곧고 선명한 소리를 들려준다. 다양한 목소리, 악기 소리를 선명하게 힘 있게 들려준다. 더 고가의 헤드폰 시스템에서 가능한 매우 섬세한 음향이나 미묘한 뉘앙스의 변화, 더 광대한 입체 음향 무대 등에선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면 하이엔드 헤드폰 입문기로 무난하다고 본다. 두루두루 여러 가지 음악을 즐기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_글 이현모 

 수입원 D.S.T.KOREA (02)719-5757[HE-300 헤드폰]
가격 39만원  유닛 5cm  주파수 대역 15Hz-22kHz임피던스 50Ω  감도 93dB  무게 270g
 [EF-5 헤드폰 앰프]
가격 58만원  OP 앰프 OPA275  사용 진공관 12AU7주파수 응답 20Hz-30kHz  THD+N 0.2% 이하  S/N비 95dB 이상 입력 임피던스 50㏀  크기(WHD) 11×5×27cm  무게 2.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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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4월호 -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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