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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산이다 앰프 Part.1
글 이창근 2012-03-01 |   지면 발행 ( 2012년 3월호 - 전체 보기 )

   80년대를 학창 시절로 보낸 지금의 40대들에게 물어보고자 한다. 갈등과 번민의 연속이었던 청소년기 자신에게 위안을 준 것은? 아마도 대답은 몇 가지로 압축되리라 본다. 휴대용 카세트, 롤러스케이트장, 전자오락실, 라디오, 분식점, 프로야구, 음악감상실 , ××소리사란 간판이 정겨웠던 동네 레코드 가게…. 종류는 꽤 다양하지만 중요한 건 모두 음악이 나오거나 음악을 틀어주던 곳이라는 공통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음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세월을 살아 온 세대들이 486으로 통칭되는 그들일 것이다. 삐삐도 휴대폰도 몰랐고 컴퓨터조차도 머나 먼 우주공간에서의 얘기였지만 조용필과 소방차가 TV에 출연하고 전영록이 영화에서 액션 한 번 보여주면 그땐 그냥 그것으로 만사 OK였다. 고성능 휴대용 카세트나 마이마이 한 대면 최고였고, 여기에 LP가 돌아가는 미니 컴포넌트까지 있었다면 더 이상이 필요치 않았던 그 시절!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음악만 잽싸게 녹음 가능한 순발력이 필요했던 30여년 전의 그 시간들이 못내 그립기만 하다.   80년대 청소년기를 거쳐 90년대 직장 생활로 돈을 만지게 되었을 때 이들이 대체로 먼저 사들인 품목은 당연히 오디오였다. 과거 우리 곁엔 인켈과 롯데, 에로이카와 아남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물거리는 기억 저편의 이름이 된 지 오래고, 현재는 소수 공방 형태의 국내 브랜드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명기로 소문난 국산 오디오는 약간의 오버홀을 거쳐 실용기로 대접받고 있는데, 그나마 완전 헐값으로 거래되는 가격이 생명력의 원천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고물 취급하며 잊혀졌던 국산도 아쉬울 때 다시 찾아보면 의외의 성능에 놀라게 된다. PC 파이용 저가 앰프가 필요하거나 외딴곳에 발령받아 급조된 소리통이 간절할 때, 혹은 경제사정상 어쩔 수 없이 다운그레이드를 감수해야 할 때 'Made in Korea'는 늘 언제나 기본 이상의 능력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그래서 70-90년대 발표되었던 과거의 국산 오디오 중에서 꽤 쓸 만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유명 제품과 숨겨진 보물들을 함께 소개해 볼까 한다. 이번 호엔 그 첫 번째로 앰프 부분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켈 AK-650/635하이엔드를 운용하시는 분들도 한 번쯤은 경험했을 정도로 유명한 국가대표급 빈티지 앰프이다. 볼륨부의 조명과 어우러지는 균형 잡힌 디자인이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 채널당 50W 출력의 650에 비해 35W 출력을 내는 635의 고역이 조금 더 예쁘게 나온다. 그러나 저역이 다소 부족하고 650의 볼륨 조명이 생략되어 있다. AK-650은 단순히 부드러운 옛날 캔 TR 앰프로 평가받곤 하나 전성기 시절 소리를 몰라서 그렇다. 원래의 650은 특유의 사각거리는 상큼한 고역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로 인한 노후화로 맥 빠진 특성으로 변한 제품들이 많은데, 제대로 된 성능을 이끌어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저가 비마 콘덴서 등으로 오버홀된 개조기들이 대부분인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출력 소자와 출력에 비해 저역대의 질이 조금 떨어지는 점이 단점이나 훌륭한 디자인과 오버하지 않는 재생음은 국산 대표 명기로 손색이 없다.  인켈 AD-970F/950AK-650의 단점을 보완하여 개발된 인티앰프지만 성향은 많이 다르다. 도시바제 녹색 TR을 출력석으로 유연한 고역과 풍성한 저역을 보여준다. 국산 인티앰프 중 최고라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으나 너무 무르고 푸석한 저역이 최대 단점으로 연두색 레벨 미터만 부각된 못생긴 디자인 또한 한 몫한다. 아날로그 레벨 미터가 부착된 972/952 제품이 조금 더 세련된 외향을 보이지만, 생산대수가 적어 구하기 쉽지 않은 '레어 템'이 되어버렸다. 잘 다듬어진 고역과 출중한 구동력만으로도 꽤 쓸 만한 앰프임에 틀림없다.  인켈 AD-280B(AI-3300)온라인상에서 빈자의 매킨토시로 한때 유명세를 치른 앰프이다. 채널당 150W 출력으로 강력한 한방이 장점이나 거칠디 거친 고역은 좀체 어쩔 수가 없다. 소위 무식하게 힘만 쌘 경우로 오버홀이 필수인 제품이다. 제대로 개조되었을 시 바위 같은 저역대는 정말 일품이다. 웬만한 파워 앰프의 능력까지 넘보는 수준으로 고역대를 다듬는 일이 관건이다. 또한 싸구려 인상이 강한 외모 또한 리모델링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인켈 AI-7010/AX-9030R90년대를 대표하는 인켈의 대표 인티앰프들이다. 7010의 경우 세계가 놀란 기술이라며 독일 오디오 전문지의 최우수 모델로 선정된 내용을 대서특필했던 기억이 선하다. 본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고, 당시 샴페인 골드 컬러를 선도하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제품이었지만, 고전 음악에 포커스를 맞춰서인지 고역대가 조금 답답한 면이 있다. 후에 나온 9030에서 조금 개선되긴 했으나 같은 선상에서 제작되어 디자인을 비롯, 서로 닮은 점이 많다. 전체적인 밸런스 면에선 7010이, 좀더 묵직한 면에선 9030이 앞선다. 오디오파일을 겨냥, 고급 앰프로 개발되었던 9030은 충실한 내부 구조와 신경 쓴 회로설계가 돋보이기는 하나 어느 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저역 파트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냥 풍부한 저역으로 질 좋은 베이스가 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리모컨이 안 되는 단점에도 불구 7010의 단정함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후속기 7030도 있으나 재생음은 7010에 미치지 못한다.  롯데 파이오니아 SA-930/710롯데가 파이오니아와 제휴하여 만들어낸 인티앰프 중 가장 수작들이라 할 수 있다. SA-930은 슬라이드 볼륨이라 내구성이 떨어지는 점이 아쉽지만 플랫한 재생음이 단연 돋보인다. 저역도 단단하고 구동력도 나쁘지 않다. SA-710은 슬림한 체구에 비해 스피커를 제어하는 파괴력을 겸비한 앰프로, 여기서 파괴력이란 아래까지 밀어내리는 댐핑 능력이 출중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고역대가 다소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아 고전음악 감상에는 걸림돌이 된다. 두 기종 모두 톨보이 형태의 스피커와 매칭해도 주눅 들지 않는 능력은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롯데 마니아 LA-515(S)롯데가 파이오니아의 그늘에서 벗어나 마니아란 단독 브랜드를 내걸고 출시한 주력 컴포넌트였던 크리스털 시리즈의 구성품으로 채택된 인티앰프이다. 살짝 IC 소자의 냄새가 강하긴 하지만 단단한 저역대와 시원한 고역대가 잘 믹스된 괜찮은 소리를 들려주던 제품으로 다이렉트 모드 시 은은하게 밝혀지는 빨간 조명이 인상적이지만 불필요한 기능이 탑재되어 좀더 고음질을 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앰프이기도 하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쓸 만한 앰프군에 속한다 하겠다.  태광 에로이카 CA-7700꼬마 전구가 밝혀주는 오렌지색 아날로그 레벨 미터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빈티지 디자인의 인티앰프이다. 태광이 별표전축 인수 후 모든 면을 그대로 답습한 형태로 AK-650보다 출력도 앞서고 재생음질도 떨어지지 않으나 투박한 손잡이 형태와 단품으로 분리 사용이 어려운 상판 등으로 인해 인지도 면에서 많이 밀린 비운의 앰프이다. 부드러움과 해상도가 잘 갖춰진 소리지만 저역대가 다소 타이트한 면이 있다.   금성 FA-5000지금의 LG로 브랜드명이 바뀌기 전 금성사가 내놓은 마지막 하이파이 인티앰프이다. 티타늄 컬러의 세련된 디자인과 디스크리트 구조의 좋은 조건에도 불구 가전사의 이미지 때문에 출시 당시엔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재생음의 레벨은 같은 시기 오디오 전문 회사의 경쟁작들을 훨씬 추월하는 수준으로 조금만 다듬어놓으면 웬만한 외산 인티에 뒤지지 않는 실력이다. 그러나 실렉터와 릴레이 고장이 잦아 온전한 제품을 만나기 어려운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알펙스 테크닉스 SU-Z65오디오적 기반이 약했던 아남이 일본 내셔널 사와 손잡고 만들어낸 앰프이다. 상당히 깔끔한 고역이 인상적인데, 고역만큼은 국산 앰프 중 최고급에 속한다. 훌륭한 고역과 제법 질 좋은 단단한 저역까지 나와 주지만 구동력은 슬림한 체구를 상회하지 못한다. 고급 북셀프와 매칭해도 손색없는 숨어 있는 명기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Monthly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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