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의 증폭 방식 2. B급과 AB급, 그리고 C급 증폭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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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의 증폭 방식 2. B급과 AB급, 그리고 C급 증폭 방식
  • 최상균
  • 승인 2012.03.01 00:00
  • 2012년 3월호 (47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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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균의 하드웨어 노트 [22]
 지난 호에 소개한 A급 앰프는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B급 증폭 방식은 A급이 가진 최대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회로다. 앰프라는 것이 꼭 음악 감상용으로만 사용되지는 않으니, 모두 음질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음질보다 효율, 즉 경제성이 더 중요한 경우는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앰프의 효율이 높으면 열 발생이 적고 전원부의 용량도 작아도 된다. 이 이야기는 앰프를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같고, 게다가 같은 출력이면서 앰프의 크기를 매우 작게 만들 수 있으므로, 다른 기기의 내부에 탑재하기 좋고, 따라서 여러 가지 다양한 용도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A급 증폭 회로가 효율이 나빠진 이유는 지난 호에 설명한 바와 같이 바이어스 전압 때문이었다. 바이어스 전압이 걸리니까 음악을 듣지 않을 때에도 전류가 흐르고, 따라서 열도 많이 발생하고 전기세도 많이 나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바이어스를 주지 않고 증폭하면 그런 문제들은 해결될 것이다. 그렇다. B급 증폭 방식은 바이어스를 주지 않는 방식이다. B급 증폭은 NPN과 PNP를 푸시풀 형식으로 구성하여 음악 신호를 넣어 준다. 음악 신호는 교류이고 (+)와 (-)로 변화하는데, 음악 신호가 (+)일 때는 (+)만 증폭할 수 있는 NPN으로 들어가게 되고 (-)를 증폭하는 PNP는 꺼진다. 반대로 음악 신호가 (-)일 때는 (-)만 증폭할 수 있는 PNP로 들어가게 되고 (+)를 증폭하는 NPN은 꺼진다. 만일 음악 신호가 0일 때는 NPN과 PNP는 모두 꺼져 있게 된다. 따라서 음악을 듣지 않을 때는 A급 증폭과 달리 출력단에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음악을 작게 들을 때도 A급은 바이어스 전압이 걸려 있으므로 출력단에 늘 큰 전류가 흐르지만 B급 증폭에서는 전류가 아주 조금만 흐른다. 따라서 열이 아주 조금 발생하고, 이 이야기는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와 동일하다. 음악 신호의 (+)와 (-)는 분리되어 NPN과 PNP로 들어가지만, 출력을 푸시풀 출력단의 가운데서 뽑게 되면 (+)와 (-)가 합쳐져서 온전한 음악 신호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B급 증폭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음악 신호를 (+) 부분과 (-) 부분을 다른 소자로 증폭하여 합치다 보니 합치는 부분에서 깨끗한 파형을 얻기 어려운 것이다. 우선 NPN과 PNP 소자의 특성이 완전히 똑같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만일 똑같다고 하더라도 켜지고 꺼지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음악 신호는 교류이므로 (+)에서 (-), 그리고 (-)에서 (+)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 (+)에서 (-)로 변화하는 순간을 생각해 보자. 이때 (+)를 증폭하던 NPN은 꺼지게 될 것이고 (-)를 증폭할 PNP가 켜질 것이다. 반대로 (-)에서 (+)로 변화하는 순간에는 (-)를 증폭하던 PNP가 꺼지고 (+)를 증폭할 NPN이 켜질 것이다. 이 때 아무리 동작이 빠른 소자라고 하더라도 켜진 후에 정상적으로 동작할 때까지는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꺼질 때도 마찬가지다. 즉, 하나가 꺼지면서 다른 것이 켜지는 순간에는 필연적으로 음의 왜곡 특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이 현상을 그래프 상에서 보면 전압이 0인 근처에서 불일치가 나타나므로 이를 보통 제로-크로싱(Zero-Crossing) 왜곡이라고 한다. 또는 이 현상이 NPN이 꺼지고 PNP가 켜질 때나, NPN이 켜지고 PNP가 꺼질 때 나타나므로 스위칭 왜곡이라고도 한다. 이 왜곡은 당연히 (+)와 (-)가 자주 바뀌는 고역 신호에서 특히 더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한 소자가 음악 신호의 전체를 증폭하는 A급 증폭 방식의 고역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반면, 한 소자가 음악 신호의 절반만을 증폭하는 B급 앰프의 고역은 거칠고 딱딱하다. 따라서 B급 증폭은 PA용과 같이 음질보다는 효율이 중시되는 경우에 많이 채택되며, 하이파이 앰프에 사용되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예외를 들자면 쿼드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커런트 덤핑(Current-Dumping) 회로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회로는 왕년에 쿼드를 주재했던 피터 워커(Peter Walker)가 1975년에 발표한 회로로서, 파워 앰프의 출력단을 두 개의 증폭단, 즉 전압만을 증폭하는 작은 A급 증폭단과 본격적으로 대전류를 공급하는 B급 증폭단으로 나누어 구성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A급 앰프의 고음질과 B급 앰프의 효율을 동시에 갖추게 되었는데, 쿼드 405 앰프에 최초로 탑재된 이래 405Ⅱ, 306, 606, 707, 909 등 모든 쿼드의 파워 앰프에 적용되고 있다.


 한편 AB급은 A급의 저효율을 개선하고, 동시에 B급의 제로 크로싱 왜곡을 줄이기 위하여 고안된 것이다. 일단 AB급 증폭 방식은 B급과 유사하게 NPN으로 (+)를, 그리고 PNP로 (-)를 증폭한다. 단, 바이어스 전압을 조금씩 걸어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 NPN에는 (-)쪽의 신호가 더해진 바이어스 전압만큼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PNP에는 (+)쪽의 신호가 역시 더해진 바이어스만큼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음악 신호가 (+)에서 (-)로 변화할 때 NPN은 조금 늦게 꺼지고 PNP는 조금 일찍 켜지게 된다. 따라서 증폭 후에 두 신호를 합치게 되면 0 근처에서 NPN과 PNP의 신호가 중첩되는데, 이 중첩된 신호는 서로 부호가 다르므로 상쇄되어 평균적으로 0점을 지나게 된다. 이처럼 효율과 음질 면에서 일거양득이므로 대부분의 앰프 메이커에서는 AB급을 채용하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하이파이 앰프는 A급 증폭이라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면 (그리고 디지털 증폭 앰프가 아니라면) 거의 모두가 AB급 증폭 방식이라고 판단해도 좋을 것이다. 한편 프리앰프는 보통 전압 증폭단만으로 구성되는데, 전류가 많이 흐르지 않으므로 순 A급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AB급을 쓰더라도 바이어스를 깊게 걸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AB급 앰프 중 바이어스 전압을 상당히 크게 걸어 주어 음악 신호가 작을 때는 순 A급과 같이 동작하며 음악 신호가 커지면서 B급 동작으로 전환되는 것들도 많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음질로 크게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피델리티의 A1 시리즈도 순 A급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저출력에서만 A급 동작을 한다. 사실 가정에서 풀 파워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므로 뮤지컬 피델리티처럼 '최대 출력의 90%까지만' A급 동작하는 식의 회로는 매우 현명한 판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이외에 오디오 쪽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C급 증폭 방식도 있다. A급 증폭이 출력석에서 음악 신호의 전체를 증폭하는 것이고, B급 증폭이 츨력석에서 음악 신호의 절반을 증폭하는데 반해 C급 증폭은 출력석이 음악 신호의 절반 이하를 증폭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효율은 극대화되지만, 왜곡이 너무 심해서 주파수의 범위가 한정되며 소리 또한 변조된다. 따라서 하이파이 오디오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특수한 영역의 회로에서 사용된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는 메가폰이 C급 증폭 방식이다.   <다음 호에 계속> http://blog.naver.com/casals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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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3월호 - 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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