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al DMA-360 S2
상태바
Spectral DMA-360 S2
  • 이정재
  • 승인 2012.01.01 00:00
  • 2012년 1월호 (474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정으로 애호가들이 원하는 소리를 담아내어
 오디오에 입문하고 얼마 안 되던 시절, 피셔 250과 AR18 스피커로 음악을 한동안 들어오다 여유 돈이 좀 생겨 '이젠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시기다!' 하고 생각하고, 용산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겁 없는 20대 초반이었던 나는 수중의 250만원 정도의 돈이면 오디오 까짓 거 하는 생각을 가지고 용산의 오디오 숍으로 향했다. 그때는 용산과 세운상가, 황학동으로 구분되어 있던 때였는데, 첫 오디오는 물어물어 황학동에서 구입을 했고, 두 번째 업그레이드를 하러간 곳이 또 물어물어 찾아간 용산이었다. 황학동과 비교도 안 되는 규모와 숍들을 보고 기세 좋게 처음 들어간 곳에서 들려준 소리의 충격이란…, 20년 가까이 지난 이때에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물론 그때 용산의 숍 사장님이 기를 죽이려고 틀었는지, 아니면 오디오에 홀딱 빠지게 하려고 틀었는지는 모를 일. 그 시스템이 바로 스펙트럴 DMC-10 프리앰프와 DMA-100 파워 앰프, 그리고 아발론 스피커였다. '아…', 정말 탄식과 같은 외마디 탄성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고, 그 당시 천문학적인 가격을 듣고 부끄러워 집으로 되돌아왔다. 범접하지 못할 것 같은 신세계의 경험이었다. 그런데 오늘 리뷰를 하게 된 앰프가 세월을 한참을 거슬러 나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그 스펙트럴의 플래그십 파워 앰프이다.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고, 연말의 이 바쁜 때 리뷰를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 1977년 창립한 스펙트럴 오디오는 FET와 MOSFET를 사용하고 회로 스테이지와 스테이지를 바로 연결하는 DC 커플드 방식을 사용하여 신호 경로를 최소화하고 울트라 하이스피드를 지향하는 방식의 설계로 유명하다. 첫 해 MS-One 프리앰프를 생산하였고, 1980년 우리에게 잘 알려지고 지금도 명기로 추앙받는 DMC-10 프리앰프를 발표하면서 오디오계에 하이엔드로서 자리매김을 한다. 발매한 지 십 수 년이 지난 제품들도 꽤나 좋은 중고가를 형성하며 포노단은 특히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펙트럴 앰프가 주로 프리앰프로만 유명하고, 파워 앰프는 평가 절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역의 임팩트가 약하다든가, 하이스피드 앰프라고 하는데 생각만큼 빠른 건지 모르겠다 등, 그러나 스펙트럴의 파워 앰프는 하이게인 입력으로 설계된다. 즉, 자사의 프리앰프처럼 출력이 높은 프리앰프와 매칭을 해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출력이 약한 프리앰프를 매칭했을 때는 뭔가 심심하고 매가리 없는 소리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파워 앰프의 설계는 전원단, 증폭단, 섀시 이 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파워 앰프는 적은 신호를 증폭하는 곳이고, 공진이나 작은 외부적 요인을 통해서도 신호의 변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섀시와 기판의 레이아웃에 신경을 쓴다. 스펙트럴 360 파워 앰프도 이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건물을 설계할 때 전기실, 설비실, 펌프실 등을 건물의 최하층에 두어 전체에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360도 이와 비슷한 설계로 메인 PCB 밑 부분에 전원 트랜스포머가 자리 잡고 있다. 실딩 섀시를 사용하여 PCB와 분리하였다. 특히 전원 트랜스포머를 격리시키는 작업에 매우 신경을 써서 스펙트럴에서 고안한 전자기 필드 블록 시스템은 EMI 방사를 제거한다. PCB는 2중 구조로 하부 1층이 출력단과 정전류 전원부, 2층은 밸런스 입력에 필요한 입력단 앰프와 파워 앰프의 입력단 보드가 있다. 스펙트럴 DMA-360은 높은 전류를 실행하고 초고속 신호전송을 달성하기 위해 커스텀 FET 및 고속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고, 신호 증폭 회로는 더블 푸시풀 FE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섀시는 강철판을 절곡하여 사용하고, 방열판 부분과 전면 패널은 알루미늄을 가공하여 사용한다. 특히 전면 패널의 가공은 매우 훌륭한 아노다이징 가공을 보여준다. 전원을 켜면 들어오는 로고의 불빛이 밝지 않아서 더 고급스럽다. 






DMA-360은 능숙한 조련사처럼 매지코 모델 6을 장악해 버렸다. 모든 유닛들이 일사분란하게 지시에 따라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는' 동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제어 능력이야 말로 파워 앰프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아닌가. 
리뷰를 위해 준비한 시스템은 한 회사의 플래그십에 걸맞은 시스템이 준비되었다. 매지코 모델 6 스피커, 뮤직 퍼스트 오디오 레퍼런스 프리앰프, 오르페우스 헤리티지 MK2 DAC 및 미디어서버 조합 등. 요즘은 리뷰하기 위해 CD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드문 것 같다. 빈티지를 다루는 숍 아니라면, PC나 맥 또는 리눅스 기반의 소스들이 하나쯤은 준비되어 있기 때문. 소노리스 시청실 역시 어느 곳보다 PC 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레퍼런스로서 손색이 없는 세팅을 가지고 있었다. 그저 무손실 파일을 휴대용 USB 메모리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 될 듯하다. 그만큼 편리한 세상이다. 첫 곡은 안네 소피 무터의 <카르멘 판타지> 앨범 중 첫 번째 곡, 사라사테의 찌고이네르바이젠. 아마도 오디오파일이라면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런 음반이라 생각하고, 수없이 들어서 외우다시피 하는 그런 음반이다. 가장 많은 시스템에서 들어본 음반이어서 선택했다. 청취 포인트는 과연 어떻게 다르게 들려줄까였다. 첫 소절이 시작되자마자 확연한 차이가 나타난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어떤 오디오 시스템도 지금 이만큼의 넓은 무대를 그려내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스케일감이 좀 작다고 생각했던 이 음반이 홀이 바뀐 듯 넓은 홀에서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무대의 크기가 커진 것만 논할 것이 아니라 스피커를 통해 움직여지는 공기의 이동은 실제인 듯 착각할 정도의 뉘앙스를 전달하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DMA-360은 능숙한 조련사처럼 매지코 모델 6을 장악해 버렸다. 모든 유닛들이 일사분란하게 지시에 따라 '가라면 가고, 서라면 서는' 동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제어 능력이야 말로 파워 앰프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아닌가. 물리학적으로 소리란 탄성체를 매질로 전파되는 파동을 말하는데, 파워 앰프가 스피커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정확한 소리가 아닌 왜곡된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파워 앰프가 강력하게 스피커를 제어할 때, 즉 정확한 분량의 파동만 생성시킬 때, 소리는, 음악은 정확하게 재생되는 것이다. 이런 일을 DMA-360은 충실히 행하고 있다. 그러나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앰프들의 스타일에선 소리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경직되며 여리게 표현되어야 할 부분까지도 힘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DMA-360은 이런 생각을 애당초 초월하고 있다. 한없이 세밀하게, 부드럽게 감성이 필요한 곳에는 감성으로, 힘이 필요할 때는 힘으로, 음악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오랜 연륜으로 조련할 대상을 완벽하게 파악한 능숙한 조련사의 모습이다. 마지막 몰아치며 엔딩으로 달려가는 대목에선 한순간도 늦춤이 없이 빠른 스피드로 몰아친다. 자사가 그렇게 자랑하던 스피디한 파워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이 파워 앰프의 정말 훌륭한 것은 어떤 총주에서도 흔들림이 없으며 마이크로 다이내믹의 표현에서도 세밀한 반응을 보여주었고, 청취하는 내내 눈을 감으면 실제 음을 듣는 것 같은 이미징을 제공해 준 것이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중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공교롭게도 필자는 DMA-360을 통해 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내가 원하는 소리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은 음악이다. DMA-360은 음악을 이렇게 듣는 것이 좋다는 명쾌한 답을 선사하고 있었다.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가격 3,500만원  실효 출력 350W(8Ω), 552W(4Ω), 680W(2Ω)  주파수 응답 DC-1.8MHz(±3dB)  S/N비 97dB   크로스토크 98dB  THD 0.009%  크기(WHD) 50.8×18.4×49.9cm  무게 31.2kg  

 
474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1월호 - 474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